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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를 살리자
2011년 06월 22일 11시 16분  조회:11285  추천:15  작성자: 주청룡

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를 살리자

주청룡

지금 우리의 언론매체와 출판물에서 보면 가끔 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들이 어여쁜 색시 수줍을 타듯 고개를 숙이고 우리가 쓰지 않던 표달력이 약한 말들이 못난 색시 달밤에 삿갓쓰고 나서듯 나타나 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를 잠식()하고있다. 아래에 몇가지 례를 들어보자

1 ‘빌다꾸다

‘빌다’와 ‘꾸다’는 구별된다. ‘빌다’는 원래의 물건을 그대로 돌려주기로 하고 잠시 갖다 쓰는 것을 말한다. 즉 원 형태를 보존할수 있는 물건을 돌려주기로 하고 갖다 쓸때에 ‘빌다’로 말한다. 례를 들면 도구를 빌려 쓰다”, “옷을 빌려 입다”, “ 책을 빌려 보다등이다. , 기름, 돈 같은것은 쓰고나면 원 형태를 보존할수 없을 뿐만아니라 원래의것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빌다로 말하지 않는다. 

 

꾸다는 나중에 갚아주기로 하고 갖다 쓰는 것을 말한다. 즉 가져온 것이 쓰고 나면 원 형태를 보존할수 없을뿐더러 원래의것이 존재하지 않기에 그 수량만큼 같은 종류의 다른 것을 갚아 주기로 하고 갖다 쓰는것을 ‘꾸다’로 말한다. 례를 들면 ‘돈을 꾸다’, ‘쌀을 꾸다’, ‘기름을 꾸다’ 등이다. , , 도구 같은 것은 갖다 쓴 다음에도 원래의 물건이 원 형태로 존재하기에 꾸다로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빌다’와 ‘꾸다’를 이상과 같이 구별하여 썼다. 하지만 지금 가끔 우리의 언론매체나 출판물에서 보면 응당꾸다로 써야 할 단어를 빌다로 쓰고있다. 례를 들면 돈을 빌어 쓰다란 어구들을 많이 쓰고 있는데 돈을 갖다 쓰고나면 원래의 돈은 없어지므로 갚아 줄 때에는 그만한 액수의 다른 돈을 주게 된다. 이때에는 돈을 빌다보다 돈을 꾸다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2. ‘식수’와  식목’

‘수()’와 ‘목()’ 은 모두 나무를 말하는데‘목()’은 산 나무나 죽은 나무를 다 말하지만 ‘수()’는 산 나무만 말한다. 하여 나무가 가득 들어 선 숲을 수림라고 하지, ‘목림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어에는 식수(植樹)’라는 단어는 있지만 ‘식목(植木)’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나무심기를 식수라고 하였지 식목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일부 언론매체에서도 나무심기를식목으로 표현하고 있다. ‘()’()’의 구별점으로부터 보아 ‘식수(植樹)’라고 하는 것이 ‘식목(植木)’ 이라고 하는것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3. ‘입쌀백미’, ‘이밥’과  쌀밥’

지금 우리의 언론매체에서 가끔 입쌀을 백미’, 이밥을 쌀밥이라고 표현되고 있는데 흰 조를 찧은 쌀도 색갈이 희므로 한자의 뜻으로 백미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입쌀로 지은 밥도 쌀밥이요, 좁쌀로 지은 밥도 쌀밥이요, 기장쌀로 지은 밥도 쌀밥이 라고 할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입쌀은 메벼를 찧은 쌀만 말하고 이밥은 입쌀로 지은 밥만 말한다. 그러므로 백미보다 입쌀’, ‘쌀밥보다 이밥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4. ‘앉으세요’와 ‘사세요’

우리는 로인들에게 세배를 올릴때에 “오래오래 앉으세요.”라고 하였다. 우리가 말하는‘오래 앉으세요’는 ‘오래 사세요’의 존대어로서 웃어른에 한해서 말하고 대등관계에서는 오래 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말하는 앉으세요는 존대의 표현으로서 대등관계와 구별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일부 언론매체에서 보면 오래오래 앉으세요.”란 말 대신에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상에서 말한 꾸다’, ‘식수’, ‘입쌀’, ‘이밥’, ‘앉으세요는 표달력 이 아주 강한 말이고 우리말사전에 다 있는 표준어이다. 이 글에서도 조선말대사전에나 중국조선어에는 있는 말이지만 한국말에 없는 표달이라는 단어를 썼는데표현을 쓰기보다 더 적절하다고 생각되여 썼다. 중한수교 후 중국의 조선족들이 한국을 래왕하면서 한국의 선진적 문화와 언어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지류가 주류에 합류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표달력이 약한 말을 무턱대고 따르면서 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일부 문인들에 의하여 표달력이 강한 중국조선어가 잠식되는데 대하여 가슴 아프게 생각된다.

 

이 글을 읽노라면 일부 사람들은 아마 수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필자의 의도는 서로 取長補短(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충)하여 우리겨레의 언어를 더욱 풍부히 하고 우수한 문화를 더 한층 발전시키자는데 있다. 

: 본문에서 우리는 연변을 주체로 한 중국의 조선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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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2 ]

12   작성자 : 이동훈
날자:2011-06-24 15:20:51
예, 그런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조선어와 한국어의 표준화 통합 사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   작성자 : 곰돌이
날자:2011-06-23 22:27:13
아~지적은 절대 아니고요. 그저 개인적 생각일 뿐입니다.그리고 제가 위에 말한 부드러운 표달력은 약한 표달력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글 몇자를 수정하자고 하는데 조글로에서는 댓글 수정이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글로는 솔직히 아직 모든 것이 낯설어요.
10   작성자 : 곰돌이
날자:2011-06-23 21:49:48
주청룡님의 이 글에서의 아주 적절한 비교 참으로 공감입니다. 다만 조금 다른 관점은 중국조선어도 앞으로는 시대의 발전에 따라 서울표준인 한국어도 많이 수용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남과북이 갈라져 언어도 조선어와 한국어로 표준이 갈라져 있는 만큼 어느 한쪽만 선택한다면 앞으로는 언어에서도 이질적인 차이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특히 지금 현재 조선족은 한국과의 래왕이 번번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때문에 어떠한 논란을 떠나서 아직 통일된 민족어의 규범이 나오지 않는한 한국어를 완전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한국어의 우점들을 적절하게 수용하여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또 중국조선어의 특징이 강한 표달력이 특징이기에 되려 조금은 부드러운 표달력이 더 수요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솔직히 중국조선어도 그러한 방향으로 현재 나가고 있다고 보고요. 이 것은 시대의 필요성이라고도 저는 봅니다. 지금 조선에서의 조선어가 시대에 따라 크게 발전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아예 평양식표준을 계승한 중국조선어보다도요. 티비에서의 조선 아나운서의 뉴스보도 마저도 너무도 강한 표달력과 딱딱한 정치적 술어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죽탕쳐 버리겠다!"조선 아나운서의 이러한 표현은 지금의 이 시대와 너무도 큰 차이가 존재하지요. 때문에 언어도 시대성을 따라 발전되여야 한다고 봅니다.또한 주청룡님의 말씀처럼 많은 조선족들이 평소에 공공장소나,교제장소에서나 혹은 한국분들과의 대화에서 억양상에서는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만 잘 사용한다면 언어 장벽은 없을 것이며 중국조선어의 강한 표달력도 충분히 우리의 우점으로 살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9   작성자 : 청해
날자:2011-06-24 13:28:47
이동훈선생님, 저의 졸문을 읽어주시고 또 저에게 참고로 되는 글도 올려주신데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사전에서 보면 ‘빌다’는 여러가지 함의로 해석되여 있습니다. 저의 이 글에서는 다만 ‘꾸다’의 동의어의 뜻으로 표현되는것만을 말하였습니다. 한국어사전에는 ‘빌다’와 ‘빌리다’가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였지만 조선어대사전에는 ‘빌리다’= ‘빌다’라고 하였고 또 ‘비리다’를 ‘빌다’의 시킴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사전에는 ‘빌리다’가 ‘꾸다’의 의미도 포함되여 있기에 ‘돈을 빌리다’로 표현할수 있지만 조선말대사전에는 ‘빌다’에 ‘꾸다’의 의미가 포함되지 않고 좀 구별되게 쓰이기에 본문에서 말한것처럼‘돈을 꾸다’가 ‘돈을 빌리다’보다 더 적적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한 겨레이지만 서로 다는 나라에서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하여왔기에 언어표현상에서 좀 차이는 있지만 이런 차이는 의사소통에서는 큰 장애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서로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충하여 우리의 언어를 더 생동하고 풍부히 하자는것뿐입니다. 참여에 감사합니다.
8   작성자 : 이동훈
날자:2011-06-24 05:07:57
항상 날카롭고 정확한 선생님의 어휘 분석에 공감과 존경을 표하면서 - 잘 읽었습니다. 물론 조선어와 현대 한국어가 어휘의 의미 상 차이가 있으므로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는 것은 아님니다만, 혹시 차이나는 부분이 참고가 될까 하여 의견을 조심스레 올려 봅니다. '빌다'와 '꾸다'에서 대체로 공감하면서, 이 두 어휘가 말씀하신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빌다'의 경우 한가지 참고할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어에서는 사전적 정의에서 돈의 경우도 '빌리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빌다'와 '빌리다'는 다르게 쓰이기도 합니다. 즉, '빌다'는 그냥 거저(공짜로) 가져다 쓰는 경우, 즉, '빌어먹다'라든가 다른 사람의 논문 등을 인용할 때 '***의 말을 빌면...' 등으로 쓰입니다. '빌리다'의 경우는 말씀하신 내용과 거의 같은데요. 이 말의 속뜻에서는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남에에 의지하다"는 의미가 포함됩니다. 따라서 돈을 빌린다 등과 같은 표현이 한국어에서는 표준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7   작성자 : 본문 필자
날자:2011-06-23 22:08:22
'곰돌'님의 지적에 감사를 드리며 평양이냐? 서울이냐? 상관없이 우리는 표달력이 강하고 생동한 언어이면 다 받아들이여 우리의 언어를 더욱 풍부히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6   작성자 : 본문 필자
날자:2011-06-23 16:40:50
저의 졸문을 읽어 주시고 댓글까지 올려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5   작성자 : 최청수
날자:2011-06-23 13:17:50
세계적으로 통일된 조선어 규범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할텐데... 남북관계가 참 문제죠..
4   작성자 : 연길사람
날자:2011-06-23 12:03:02
길림신문에서 이 글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필요할 땐 한국어나 외래어를 써야 하겠지만 이렇게 표달력이 강한 조선어는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옥의 티라면 중국의 조선족은 평양말을 기준으로 사용하기때문에 굳이 중국조선어라고 강조하지 말고 그냥 조선어라고 했더라면 더 좋을것같습니다... 중국조선어까지 국가급무형문화재로 될까봐 걱정되는 로파심때문입니다...)
3   작성자 : 김경희
날자:2011-06-23 07:43:42
좋은 글입니다.. 특히 일부 연변 아나운서도 너무 한국에 지나칠때가 많습니다. 자기것도 잃지말고 다른 사람의 선직적인것을 받아들이는것 옳다고 봅니다. 가끔 너무 맹목적인것 같습니다.
2   작성자 : 555
날자:2011-06-22 13:20:26
주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또 우리가 하고싶던 말씀을 하셨습니다.
1   작성자 : 연변사람
날자:2011-06-22 13:15:03
문제는 우리의 어떤 기자들이 자기를 비웃는줄도 모르고 외래어나 한국어를 쓰면서 유식한체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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