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친자감정바람이 불고있다. 처음에는 연예인, 스포츠스타, 정치, 재계의 유명인사들이 내연녀에게서 태여난 사생아가 자기의 자식이 맞는가를 알아보려고 친자감정을 해보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은 일반시민들까지 친자감정을 하는 바람이 불고있다고 한다.
안휘성의 첫 친자감정전문기구인 래체극친자감정센터(萊蒂剋親子鑒定中心)에서 지난 국경절휴가가 끝난후에 친자감정을 하려고 찾아온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어느날에 임신 4개월인 아려라는 녀성이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몰라 고민하다가 관계가 밀접했던 두 남자를 데리고 이 센터로 찾아왔다. 그녀가 임신한것을 알게 된 두 남자는 모두 DNA친자감정을 해서 태아가 자신의 아이가 맞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두 남자는 친자감정비용을 서로 자기가 내겠다고 하면서 아이가 자기의 혈육이기를 바랐으나 감정결과 두 남자가 모두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였다. 아려는 또 몇개월후에 태여날 아이의 아빠가 누군인지 몰라 고민했다고 한다.
50여세의 오씨는 오매불망하던 손자가 태여나자 처음에는 기뻐했지만 며느리가 바람끼가 있는것을 발견하고 손자마저 아들의 친혈육이 아닐거라는 의심이 들어 아들며느리 몰래 이 센터에 와서 친자감정을 해보았다. 결과 손자는 아들의 친자식이 아니였다.
30여세인 아강은 아이가 자랄수록 자기를 닮지 않은것을 보고 “저애가 혹시 내 친아들이 아닐수 있지 않을가”하는 의심이 들어 안해 몰래 이 센터에 와서 친자감정을 해보았다. 결과 8년동안 애지중지 키운 아이가 친아들이 아니였다.
이런 사례는 안휘성뿐이 아니라 전국각지에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친자감정을 통해 친아들이 아니라고 밝혀진 경우가 많아지자 전국각지에서는 “안해를 믿지 말라. 내 자식도 남의 아이인지 모른다”는 말이 나돌면서 친자감정바람이 일고있다고 이 센터의 책임자가 전했다.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니 친자감정이란 아이와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의 사이에 생물학적으로 부모자식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것이라고 했다. DNA유전자검사는 혈액, 모발, 타액, 구강세포, 뼈 등으로 할수 있는데 1984년 9월에 영국 레스터대학의 유전학자 앨릭 제프리스(亞歷剋•傑弗裡斯)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유전자검사에서 친자판정에 오류가 생길 확률은 4조7000억분의 1에 불과한것으로 알려졌다.
친자확인을 할 때 유전자감정신뢰도가 99.99%가 되면 친자가 확실하고 친자일 확률은 99.999%, 99.9999% 심지어 99.9999999997%까지 나온다. 친자확인분야에서는 유전자검사기술이 매우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단순 실수를 제외하면 정확도는 거의 100%이다. 그러나 유전자검사부문이 늘어남에 따라 기술력이 차하고 기계가 낡고 인력이 부족한 등 원인으로 일부 유전자검사부문의 유전자검사결과는 완전무결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한다.
과거에도 혈액감정같은 친자확인방법이 있기는 했지만 과학적이 되지 못했다.
친자확인기술이 락후하던 지난날에는 안해가 낳은 아이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라고 해도 모르고 살아온 남정네들이 적지 않았을것이다. 남의 자식을 친자식으로 알고 살아온 그네들의 인생이 억울하고 가련하다고 여길수 있겠지만 어찌보면 친자가 아닌지 옳은지 모르고 산 그네들이 더 행복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모르니까 고민도 없고 고통도 없고 적어도 친자문제로 부부간의 갈등도 없었을테니까.
필자는 룡정의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한담을 하던중에 친자감정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필자의 친구는 또 자기의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이 얘기를 옮겨놓았다. 의심이 병이라고 친구의 친구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아들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단다.
“그래 널 닮은데가 있더냐?”
“내 아들인데 날 닮지 않고 누굴 닮았겠어?”
친구의 친구는 잠간이나마 그런 의심을 해본 자신이 안해와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자책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경우는 가정불화로 가정이 깨질번 했던 사태를 미리 막아서 다행이지만 닮은것 같기도 하고 닮지 않은것 같기도 하여 고민하다가 안해에 대한 불신으로 친자확인을 결심하는 경우라면 친자확인결과가 어떻게 되든 가정불화는 면할수 없게 된다.
만족이 낳은 저명한 가수 나영의 전 남편이였던 축구스타 고봉이 내연녀가 낳은 사생아를 친자확인했던 사건은 한때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면서 온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지만 지금은 잊어버릴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옛말로 되였다.
예전에는 사건, 사고나 유명인친자감별에만 특별히 사용되던 친자확인검사가 지금은 일반 대중에게까지 사용되고있다. 안해에 대한 불신, 불안이나 의심이 친자확인의뢰를 부추기고있다. 속시원히 알아보고 의심이나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친자확인을 의뢰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있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친자확인은 나 한사람에게만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안해, 아이 전체 가족에게 영향을 미칠뿐만아니라 사회에도 파급되기에 친자확인을 의뢰하기전에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면서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본다.
감정결과 자신의 피줄이라는것이 확인되였다 하더라도 남편은 만시름을 다 내려놓을수 있겠지만 안해와 아이에게는 큰 정신적고통과 상처만을 남겨주게 된다. 만약 유전자감정결과 친자가 아닌것으로 확인된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안해와 리혼할것인가? 수년, 십여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동안 친자식으로 알고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을 남의 자식이라고 쉽게 버릴수 있겠는가? 키운정도 정인데 그만큼 키웠으면 남의 자식이라고 확인되였다 해도 내 자식이나 다름없지 않겠는가. 부부사이가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라면 내 아이가 나를 닮았든 닮지 않았든 친자감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친자확인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 안해를 믿어야 할가? 혹시 내 아이도…”하는 의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것도 탈이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에서처럼 발가락이라도 닮은것을 위안으로 삼고 살아간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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