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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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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2014년 02월 04일 08시 47분  조회:6655  추천:8  작성자: 넉두리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김희수




 
어릴 때부터 “모주석만세”, “모주석어록”, “최고지시”를 배우며 자란 나는 그 시기에 모택동이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못하는줄로 알았다. 그래서 위대한 령수 모택동이 사망되여 8억(당시의 중국인구)인민들이 통곡할 때 정말로 이러다가 중국이 무너지는게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모택동이 “동무가 사업을 맡아하니 나는 마음이 놓인다(你办事我放心)”고 하면서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화국봉이 영명한 령수로 되여 천안문에 오르는것을 보면서 다소 마음이 놓였다. 모주석이 시름을 놓으니 전당이 시름놓고 전군이 시름놓고 전국인민이 시름놓고 나도 시름놓게 된것이였다. 그런데 화주석이 “기본고리를 틀어쥐고 나라를 다스린다(抓纲治国)”는 전략결책인지 정치강령인지를 내놓았지만 신통하지 않아 나라경제가 발전하지 못했고 백성들의 생활도 펴이지 못했다.
 
그래서 등소평이 나서게 되였다. 등소평은 이름앞에 “위대한”이나 “영명한”을 붙이지 않고 이름뒤에 “만세”를 붙이지 않았지만 개혁개방의 위대하고 영명한 일을 해놓았고 배부른 백성들의 배속에서 만세소리가 나오게 하였다.
 
지금은 모택동, 화국봉, 등소평도 모두 가버렸고 그들이 없지만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있다.
 
일찍이 6국을 통일하고 “3황(三皇)”의 “황”자에 “5제(五帝)의 “제”를 취하여 처음으로 “황제(皇帝)”의 칭호를 사용한 진시황(秦始皇)은 자기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못할것 같아서 천세만세를 누리려고 불로장생약을 애타게 찾았다. 하지만 결국 장생은 커녕 절명하고 말았다.
 
말 타고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주름잡으며 서양인들까지 공포에 떨게 했던 칭키스칸(칭기즈칸)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를 말발굽아래에 짓밟으며 유럽제패에 나섰던 나뽈레옹(나폴레옹)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그 거룩한 이름을 력사에 남겼지만 그들이 사라져도 세상은 돌아갔다.
 
이제 악명을 남긴 독재자들을 보자. 유태인(유대인)을 무참히 학살한 전쟁미치광이 히틀러는 세계제패의 황당한 꿈을 꿨지만 말일이 다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에티오피아를 침공해서 부족들을 독가스로 학살하도록 명령한 무솔리니는 후에 광장에서 돌팔매질에 맞아 죽었으며 이라크에서 20여년간 장기집권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사담 후세인은 미군에게 잡혀 교수형을 당했고 악명높은 일제의 군 통수권자 도죠 히데키는 전범재판에 끌려가기 싫어서 자살을 했지만 실패하여 나중에 교수형을 당했다.
 
이들 독재자들은 그 행위로 미루어보아 “내가 없으면 지구는 돌아가지 않을것”이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들이 없으면 세상이 더욱 잘 돌아가는줄을 몰랐을것이다.
 
지금도 이 세상에는 자기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못하는줄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래서 조그마한 권력이라도 쥐면 언제까지라도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권력을 내놓으면 다른 사람도 할수 있고 하다보면 더 잘할수도 있는데 말이다.
 
얼마전에 친척집 결혼잔치에 갔을 때 사돈쪽에서 온 아이 둘이 주고받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부터 듣지 않아서 무슨 문제를 가지고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한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야, 니 반장이란게 참가 아이하면 어떻게 되니? 니 없으면 우리 반이 어쩌니?”하고 물으니 그 반장이란 아이가 “내가 뭐 대단하다구 그래? 내가 없어도 우리 반이 돌아간다. 다른 애들이 더 잘할수도 있어.”하고 말하는것이였다.
 
그때 그 반장이란 아이가 “내가 없어도 우리 반이 돌아간다”고 하던 말이 신선한 충격으로 내 가슴에 와닿았다. 이렇게 아이들까지 아는 도리를 우리 어른들은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세상에는 죽을 때까지 하고싶어도 일정한 시기나 년령대가 지나면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운동선수가 그러하다. 아무리 날고 뛰는 스타라도 결국 은퇴하고만다. 마라도나도 그랬고 요명(姚明)도 그랬다. 하지만 선수들은 은퇴시기에 따라 그 명성의 무게가 다르다. 때문에 현명한 선수들은 전성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은퇴한다. 반면에 금메달을 더 걸어보겠다는 욕심에 은퇴시기를 미루면 미룰수록 그런 선수들은 은퇴시기에 동메달도 걸지 못하고 오명만 남기게 될것이다.
 
중국녀자탁구선수 등아평(邓亚萍)은 전성기에 금메달을 달고 은퇴했기에 백전백승의 선수로 남았고 왕남(王楠)은 더 해보려는 욕심때문에 은퇴시기를 한해 두해 미루다보니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선후로 조선선수 김향미와 김영희에게 패했고 2008북경올림픽에서 장이녕(张怡宁)에게 패하는 패배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왕남은 그래도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도리를 깨닫고 그해에 장이녕에게 큰언니(大姐)의 자리를 내주고 은퇴했다. 김연아도 2월 8일에 열리는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그로하여 그 이름은 더욱 빛날것이고 팬들에게도 더욱 깊은 인상으로 기억에 남게 될것이다.
 
지도간부들도 운동선수와 마찬가지이다. 죽을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있을수는 없다. 한번만 더 해보겠다고 버티면 버틸수록 오명만 남길것이다. 전성기에 금메달을 목게 걸고 은퇴하는 선수들처럼 대중들이 박수를 쳐줄 때 은퇴하면 세상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게 될것이다.
 
내가 없으면 반드시 내 비여있는 자리를 메꾸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지도자의 자리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네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이 지구에 단 한사람만 남아있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이 지구에 인류가 멸망해도 세상은 돌아간다. 인류가 아닌 또다른 세상이 돌아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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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동원
날자:2014-02-04 22:36:30
지당한 말씀입니다...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 갑니다
그런데 내세에 큰 소리들이 민을 위한것인지
시간을 돌린다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생각해 보니 이미 떠나고 없을 그 시간에
역사 속에 인물들의 움직임도 사뭇 궁금해 지군요.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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