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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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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드라마 같은 결혼식
2015년 05월 26일 09시 15분  조회:5581  추천:8  작성자: 넉두리

반전드라마 같은 결혼식

 
김희수

 
 
얼마전에 한 지인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신랑의 아버지와 신부의 아버지의 발언이 있고 나중에 신랑신부의 발언이 있었다. 신랑의 아버지와 신부의 아버지는 모두 조선족이였는데 뜻밖에도 한족말로 발언했다. 물론 그 자리에는 한족들도 있었지만 조선족의 결혼식에 한어로 발언하는것을 보고 기분이 언짢았다. 필경 그 자리엔 조선족이 더 많았고 설사 한족이 더 많았다고 해도 조선족의 결혼식에 한족말로  발언하는것은 실수이며 례에 어긋나는 일이다.
 
처음엔 정말 섭섭했는데 반전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였다. 반전드라마 같이 신랑신부가 모두 조선말로 발언했던것이다. 결혼당사자가 조선말로 발언하자 언짢았던 기분이 좀 누그러들었다. 만약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이 한족말로 발언했더라면 실망이 컸을것이다. 앞날의 희망을 보는것 같아서 다행이였다.
 
하지만 조선족이면서 한족말로 발언하는 부모들이 리해되지 않았다. 이는 아주 사소한 문제인것 같지만 절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조선족의 생사존망과 관계되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한족이 13억인 중국에서 사는 200만 조선족이라고 해도 우리는 당당한 하나의 민족이다.
 
조선족이 주최하는 모임장소에서 조선말로 발언하는것은 조선족으로서의 기본 자세이다. 사람이 적게 모인 장소이건 많이 모인 장소이건 마찬가지이다. 둘이 모인 장소라도 조선말로 주고받아야 더욱 친근하고 신뢰할수 있는 대화를 이끌어갈수 있을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는 더구나 조선말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 회의나 례식 같은 장소에서는 특히 조선말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
 
조선족의 모임장소에 한족이나 기타 민족들도 참석했다면 조선말로 발언한후 그들을 배려하여 한어로 통역해 줄수는 있다. 하지만 한어를 우선 순위에 놓아서는 안된다. 한족이 더 많이 모인 장소라 해도 반드시 조선말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한족 지도자가 많은 장소라 해도 반드시 조선말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그 장소에서 제일 급이 높은 분이 한족이라고 해도 조선족이 주최하는 회의나 모임에서는 반드시 조선말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주최하는 크고 작은 행사에서는 모두 조선말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만약 다른 지구나 성, 중앙에서 한족이나 다른 민족의 간부가 우리 자치주로 온 장소라면 경우에 따라 한족말을 우선 순위로 할수 있다.
 
조선말을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것은 연변조선족자치주에 한에서만 행해져야 하는것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어디서든 조선족이 주최하는 모임장소에서는 반드시 조선말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 그 장소에 한족이나 다른 민족이 아무리 많아도 조선족이 주최하는 모임에서는 반드시 조선말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이는 다른 민족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중국에는 56개의 민족이 있지만 어느 민족이나 그 지위가 동등하다. 인구가 많은 민족이나 인구가 적은 민족이나 그 지위가 동등하다. 주류민족인 한족도 마친가지이다. 한족이나 조선족이나 그 지위가 동등하다. 때문에 한족이 주최하는 장소에서는 한족이 한족말을 우선 순위로 할수 있고 조선족이 주최하는 장소에서는 조선족이 조선말을 우선 순위로 할수 있다.
 
조선족이면서 조선말로 발언하는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 조선족이면서 자식을 한족학교에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유감스럽다. 우리는 찬란한 문화와 우수한 언어를 가지고있는 위대한 민족이다. 절대로 한족에 뒤지지 않는 당당한 조선족이다. 우리는 일제치하에서도 고스란히 지켜온 우리 말과 우리 글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욱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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