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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리메사(勃利密塞)
지금 벌리(勃利)에 있는 메사(密塞)는 동녕요새, 호두요새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동북에다 만들어놓은 중요한 군사시설이다. 그것은 벌리에서 서북쪽으로 약 6리가량 들어가 삼림속에 있는데 그 면적은 47.4여 평방km, 1940년좌우에 건설 된 것이다.
벌리메사(密塞)는 중국의 동북에 남아있는 일본침략자의 중요한 공군 창고로서 동북과 화북전쟁터에다 폭탄을 비롯한 각종의 항공기재와 탄약을 공급했던 것이다. 벌리(勃利) 동쪽에 있는 비행장을 비롯하여 그 주위의 호조(互助), 영광(荣光), 길흥(吉兴), 쌍하(双河) 다섯 개의 군용비행장을 일제는 “동방마지노방선”의 제2선이라 했는데 그것은 제1선과 마찬가지로 일제가 동북을 영원히 점령하고 군사물자를 공급하려고 작정했던 중요한 군사물자기지였던 것이다.
그 메사(密塞)에는 산굴창고가 14개 있는데 굴마다가 너비 8메터에 길이가 80여메터에 달한다. 전선줄이 있고 배수구(排水沟), 통풍시설들이 잘되여있다. 이러한 동굴창고를 주위를 돌아가면서 "야생 라이브러리(野库)"라 부르는 시멘트 방갈로(平房)가 있는데 그것들은 다가 수림속에 은페되여 있다. 게다가 가로세로 여러갈래로 뻣어 혼란스런 미후루(迷糊路)가 있어서 자칫하면 방향을 잃기가 십상이다. 그리고 그 메사(密塞) 주위는 돌아가면서 그리드(电网)를 쳐놓았거니와 망루와 탐조등들이 있다. 산과 초목들이 지금도 원시상태여서 메사(密塞)들을 잘 감춰주고있다.
나는 벌리(勃利)의 그 메사(密塞)를 친히 가본것이 두 번이다. 첫 번은 1946년 여름이니 “8.15광복”이듬해고 두 번째는 15년전인 2000년도 여름인 것이다.
광복이듬해에 나는 나이가 일곱 살이였는데 그때 한창 토비숙청을 하고 있었던 합강성정부의 조선사람 600여명으로 구성된 동북민주련군ㅡ 동철부대가 벌리(勃利)에 주둔했던 것이다.
그해의 여름 어느날이였다. 김동철(내 이모부 김의철의 형. 항일간부)의 아들이자 나이가 내보다 열살이나 우인, 지금 조선에 있는 김용준이가 나보고 정거장 저기 서북쪽산에 가면 일본놈들이 버리고 간 창고가 있다는데 자기와 함께 가보지 않겠는가고 든장질을 하는 것이였다. 그래서 그를 형님이라 불렀던 내또래의 철부지 셋이 좋아라고 그를 따라나섯던 것이다. 그리니 동행자는 모두해서 넷이였다.
그날 신도 신지 않고 맨발이였던 나는 정거장을 건너 먼지많은 길을 가면서 작난을 치다가 그만 돌부리를 차놓은 통에 오른쪽 엄지발톱이 빠지고 말았다. 고통스럽기가 그지없었다. 그것이 추억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내 몸에다 남긴 기념인 것이다.
그날 정거장을 벗어나 얼마가량 더 들어가니 그 철길은 서뿍쪽으로 뻗어있었다. 우리 넷은 그 철길을 따라 그냥갓다. 그랬더니 산속에 이르러 그 철길은 남쪽으로 꺽끼였는데 플래트홈에 온통 탄알깎지 천지였다. 보태는 소리 아니다. 그야말로 한 벌 깔렷던 것이다. 그리고 콩크리트로 되어진 둔덕의 몇군데에다는 폭탄을 쌓아놓은 무지들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저마끔 욕심나는 것을 골랐다.
나는 박격포 알을 하나 안고 돌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돌아오자 김해정 참모장이 내 꼴을 보더니 이건 어디서 주어왔느냐 하면서 너 이놈아색끼가 정신나가지 않았냐, 왜 써거지고 싶어서 이러냐 하면서 그 자리에서 빼앗아 똥물창에다 던졌던 것이다. (김동철과 극친한 항일간부였고 나의 이름을 지은 분. 나는 그이를 큰아버지라 불렀다.)
그해의 봄에 벌리 시내안에서 한 미런한 중국사람이 폭탄속에 밀납이 한층 발려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그것을 끄집어내여 쓰려 생각하고 그곳에 가 폭탄을 안아다 집안에서 해부했는데 그놈의 것이 터지는 통에 집이 날아나고 다섯식솔이 그 자리에서 폭사를 한 참사가 있었던 것이다.
김용준은 분명 그 소문을 듣고 호기심이 동해 철부지인 우리들을 데리고 그날 그리로 갔던것이다.
나의 두번째 장편소설 <<관동의 밤>> 제2부 37절에 소설의 주인공이 일본경찰에 잡혀 끌려가 그 미사를 만들던 환경이 그려져 있다. 내가 그때 친히 본 것을 회상하면서 쓴 것이다.
벌리 메사(密塞)는 바로 그대로 력사의 견증으로 되고있다. 침략자는 그 어떠한 궤변으로서도 사실을 감추지 못한다. 이런 철증앞에서도 그래 현존 아베총리는 그냥 “침략의 정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는 따위의 말을 입으로 그냥 번질건가? 총리이기 전에 우선 체면을 잃지 않는 허심한 사람이 되어야 옳을 건만 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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