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다 죽습니다. 하루가 하루살이의 일생입니다. 하루의 하루살이가 되기 위해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딥니다. 그 동안 스무 번도 더 넘게 허물벗기를 합니다. 천 일 동안 수많은 변신을 거듭하다 하루살이가 되면 하루를 살다 죽어버립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천 일을 견디는 하루살이. 그것이 하루살이의 운명입니다. (천양희·시인, 1942-)
+ 화끈하게 살다가 - 하루살이 화끈하게 살다 화끈하게 죽고 싶다 하루를 살아도 무아지경에서 살고 싶다 사랑 교미 출생 그리고 성장 추광성趨光性에 끌려 가로등을 들이받으며 춤을 추다가 이른 새벽 죽어 버린 하루살이 불에 뛰어들어 태워 버린 육신 부검剖檢하지 말라 시신에 손을 대지 말라 (이생진·시인, 1929-)
+ 인생과 같다 - 하루살이
인생은 초로 초로 같은 인생 하듯이 하루살이도 그렇게 말했다 'Ephemera'라는 학명은 희랍어로 짧은 생명이라는 말이다 만일 지금이라도 조물주가 하루살이에게 무엇이 되겠느냐고 다시 묻는다면 하루살이가 되겠다고 하지 않을 거다 조물주는 아무에게도 '너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묻지 않았다 개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탄생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일까 하루살이 역시 하루보다는 이틀을 살고 싶어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열 번 스무 번 아니 서른 번 껍질을 벗어가며 무엇이 되려고 이러나했는데 겨우 반나절 짝짓기 한번하고 가라 하는구나 하긴 길게 살아도 별 의민 없다 인생은 짧은데서 더 짜릿함이 있을 수도 더러는 인생이 길다고 푸념하는 이도 있더라 (이생진·시인, 1929-)
+ 하루살이
살펴가세요. 하루치의 사랑이 끝났습니다. 연속되는 게 어렵고 끝내 없다는 게 사는 거고 보면 우리들 사랑은 해를 따라 운행시키는 게 적절하고 지혜롭습니다. 그럼 사랑이 하루살이냐, 사는 게 하루살이냐 그렇게 붕붕거리며 화만 내지 마시고 하루살이처럼 간절하게 살 수만 있다면 하고, 마음 가슴 날개로 퍼덕거려 보십시오. 사랑이 얼마나 간절히 해 밝아오르고 얼마나 눈물겹게 달 지고 죽는 것인지 매일로 새롭게 깨닫게 된다면 우리 만남은 만년의 사랑입니다. 우리 사랑은 억년의 삶입니다. (김하인·시인, 1962-)
+ 하루살이
근심 걱정을 떨치고 임종의 일각까지 허허한 공간에 바람을 보탠다.
자정은 촌음寸陰으로 저무는데 전기불빛 환희를 누리기 위해 이 밤사 목숨토록 날개를 저어왔다.
가소로운 인간의 눈초리를 무의식에 넘기고 주어진 생을 아깝지 않게 살다 간다.
하루의 생을 80년보다 후회 없이
비록 오늘 태어나 오늘 죽을 지라도 광명을 행해 날아오는 희망이 있었다.
날개 부러진 시체 속에 썩지 않는 희망의 영혼을 남기고 간다. (김순진·시인, 1961-)
+ 하루살이 덕분에
목이 말랐다 물을 마시려는데 물그릇엔 하루살이 한 마리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물그릇에 빠졌느냐 벌컥벌컥 마시고 싶지만 하루살이 때문에 하루살이 후후 불며 하루살이 덕분에 체하지 않고 천천히 목은 축축해지며 하루살이 후후 불어가매 물그릇엔 파도가 출렁이고 하루살이 이리저리 떠밀리며 물을 마시매 체하지 않고 천천히 목은 축축해지며
물을 다 마신 하루살이 죽었다 죽은 하루살이 후후 불며 물 한 모금 더 마시려는데 물그릇엔 하루살이 또 한 마리 (차창룡·시인, 1966-)
+ 요약
모든 일은 시작하는 순간 반으로 요약된다 배부름은 첫 술에 요약되어 있다 어떤 술도 그 맛은 첫잔과 마주한 사람이 나누어 좌우한다 귀뚜라미는 소리로서 그 존재를 간단히 요약한다 평행한 햇살을 요약하여 업은 잎사귀 하나 아래로 처지고 있다 방향은 가늘게 요약되어 동쪽은 오로지 동쪽임을 묵묵히 담당한다 요란한 것들을 집합시켜 보면 사소한 것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물질은 한 분자에 성질을 전부 요약하여 담는다 한 방울 바닷물이 바다 전체를 요약하고 있다 서해는 서해를 찾아드는 모든 강의 이름을 요약한다 목숨은 요약되어 한 호흡과 호흡 사이에 있다 파란만장한 생애는 굵고 검은 활자로 요약되어 부음란에 하루 머무른다 하루살이는 일생을 요약하여 하루에 다 산다
너는 모든 남을 요약하여 내게로 왔다 (이갑수·시인, 1959-)
+ 하루살이
어제는 아득히 사라지고 없다
내일은 까마득히 알 수 없다
오늘 이 순간만이 나의 것
아직은 가냘픈 날숨과 들숨이 오가는
지금 이 찰나만이 내 목숨의 시간
한치 앞도 기약할 수 없는
나는 하루살이도 채 못 된다 (정연복·시인, 1957-)
* * *
선의 열매를 맺기 전에는 선한 사람도 이따금 화를 입는다. 그러나 선한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선한 사람은 복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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