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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몽롱파시인 - 수팅
2015년 08월 31일 20시 06분  조회:4907  추천:0  작성자: 죽림

충북 영동에서 마주친 수팅과 그녀의 몽롱시편들 


 

                                                                                                  김 금용(시인)

 

  

   수팅은 80년대 중국시단의 대표시인으로 배이다오北岛、꾸청顾城、량샤오빈梁小斌 등과 함께 '몽롱시'파의 중심시인이다.

그녀는 1952년, 복건성 용해시에서 태어나 현재는 복건성 사먼廈門에서 문학평론가이자 교수인 남편과 살고 있다. 10년간 지속되던 문화혁명 당시 지식인들의 정신개조를 위한 농촌지원 학생대대에 배속, 1969 년부터 1972년까지 전구공, 미장공 등을 하다가 1979 년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0 년부터는 복건성 문학인연합회에서 근무하면서 전업시인이 되었다. 주요시집으로 《쌍돛단배双桅船》、《노래하는 자주붓꽃会唱歌的鸢尾花》、《시조새始祖鸟》,산문집으로《심연心烟》이 있다. 또한 1980년 시《조국아, 내사랑하는 조국아 祖国呵,我亲爱的祖国》로 전국청년우수시작품상을 받았으며 1993년《쌍돛단배双桅船》로 전국신시우수시집상을 받았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2005년 여름, 계간지 ≪시평≫의 주관으로 8월, 충북 영동에서 가진 “아시아시인대회” 때였다. 당시 나는 중국 칭다오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녀의 남편과 함께 초청을 받아 서울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갑작스런 이 소식에 주관사인 ≪시평≫이나 수팅에게도 사전 연락 없이 그 행사에 참여하기로 작정, 훌쩍 겁 없이 길을 나섰다. 마침 중국 산동성 일조시에서 평택간 항로가 개항되었던 때라 나는 지도상의 빠른 직선코스이기도 한 이 항로를 선택, 혼자  칭다오에서 변방 일조시까지 두 시간 넘게 차로 간 뒤 평택항으로 건너가 다시 충북 영동까지 들어갔다.  평택 가는 배는 보따리 장사꾼들이 많아서인지 배 복도에까지 짐을 부려놓아 어수선했고 나 같이 혼자 여행하는 여자는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하루 밤을 배에서 혼자 자는 게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한 5 년간 수팅과 숨바꼭질을 했던 참이라 한껏 들떴다. 내가 그녀를 찾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이미 내가 서울로 떠난 일 년 뒤, 중국대사관을 통해 다시 날 찾았다는 걸 들었기 때문에 더욱 설레였다. 

 

처음 수팅의 시를 접한 것은 2001년, 북경 중앙민족대학원에서 중국 현대시를 공부할 때였다. 그 때 처음으로 그녀의 대표적인 시《노래하는 자주붓꽃会唱歌的鸢尾花》를 읽었다. 아주 긴 시였지만, 아름다워서 겁도 없이 며칠을 파고들어 번역했다. 그리곤 전구공이었던 그녀를 세상에 시인으로 처음 알리게 해준, 시 《상수리나무에 부쳐致橡树》를 연이어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때서야 비로소  “몽롱시”파가 1976년 文革이 끝나면서 80년대를 휩쓴 중국시단의 한 중심 시 경향이었음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졸업논문을 그녀의 시와 한국 80년대 한국여류시인의 시를 비교하는 것으로 잡았다. 그러나 80년대 중국시나 한국시 모두 그 배경엔 정치적 배경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대학측으로부터 그 논문을 거부당했고, 따라서 더 이상 그녀와의 연락 시도를 하지않은 채 2004년 칭다오로 갈 때까지 묻어두었던 것이다. 

영동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많은 시인과 독자들 앞에서 그녀가 한 말이 지금도 떠오른다.

“한국의 첫인상은 참 푸르다”  “가는 곳곳 숲이 우거져서, 한국이란? 하고 묻는다면, 참 푸른 나라다” 라는 것이다.

그녀와 짧으나마 이 박 삼 일의 만남 동안 나라는 다르지만, 언어도 다르지만, 같은 연대를 살아온 시인의 시선은 같다는 걸 깨달았다. 고단한 역사가 지문으로 새겨진 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그 애틋함을 그녀의 시 속에서 발견하면서 한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그녀의 ‘시힘’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비록 내가 그녀의 시와 그녀의 시세계로 졸업논문을 써내지 못했지만, 그녀의 시집을 첫 번째로 번역, 출판도 못했지만, 나는 그녀와 그녀의 시를 아직도 사랑한다. 

 

 

상수리나무에 부쳐

                                            舒  婷

 

 

내가 정말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절대 높은 가지에 기대어 현란하게 피는 능소화처럼

그대만 의지하지는 않을 거예요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절대 녹음아래 단순한 음색으로 노래하는 새처럼

정을 말하지는 않을 거예요

차라리 그치지 않는 샘물처럼

매년 맑고 시원한 위로를 전하겠어요

차라리 멈추지 않는 산봉우리처럼

그대의 고도와 위엄을 받쳐주겠어요

태양조차도

봄비조차도,

아니, 이 모든 수식으로도 부족해요

나는 한 그루 목면나무처럼

분명 그대 곁에 나란히 서 있을 거예요

뿌리는, 땅 밑 깊숙이 박고

잎새는, 구름 위까지 닿은 채로

매번 한 줄기 바람에도

서로 인사 나누며

어떤 누구도

우리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할 거예요

그대는 구리같이 단단한 가지와 철같이 튼튼한 줄기가 있어요

칼 같이, 검 같이,

또한 창 같이:

나에겐 크고 붉은 꽃잎이 있어요

깊은 찬미 같은,

또 영롱한 횃불 같은.

우리는 한파와 폭풍, 번개와 천둥을 서로 나눠요

우리는 이슬과 흐르는 안개, 무지개를 서로 즐겨요

영원히 분리된 것 같이 보이지만

죽을 때까지 서로 의지할 거예요

이것이 위대한 사랑,

확고함, 바로 이것이죠:

사랑______

그대의 위엄 있는 겉모습 뿐 아니라

그대가 단단히 머무르고 있는 그 자리, 발밑의 대지를 사랑할 거예요.

 

                                            1977 년 3 월 27 일 발표

                              후에 <<시간诗刊>>1979 년 4 월호에 실림

 

 

 致  橡  树

 

                                        舒 婷 

 

我如果爱你 / 绝不像攀援的凌소花,/ 借你的高枝炫耀自己;/我如果爱你 ― /绝不学痴情的鸟儿,/为綠荫重复单纯的歌曲;/也不止像泉源,/常年送来清량的慰籍;/增加니的高度,촌托你 的威仪./甚至日光/ 甚至春雨./不,这些都还不구 !/我必须是你近旁的一株木棉,/做为树的形象和你站在一起./根,紧握在地下,/葉,相触在云里./每一阵风过,/我们都互相致意,/但没有人 /听동我们的言语/你有你的铜枝铁干/ 像刀,像剑,/ 也像戟;/我有我红硕的花두/像천重的叹息 /又像英勇的火炬./我们分担寒潮,风雷,霹雳;/我们共享雾霭,流嵐,虹霓 /방佛永远分离 /却又终生相依/ 这才是伟大的爱情/ 坚贞就在这里:爱 ― /不仅爱니伟岸的身躯 /也爱你坚持的位置,足下的土地!

 

                         

이 시는 당시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 덕분에 그녀는 공장의 전구공 작업을 그만 두고 복건성 문학인연합회에 근무하게 되었다. 전업시인이 된 것이다.

왜? 이 시가 호평을 받고 지금까지 주목하는 것일까.

문혁이 막 끝나던 76 년으로부터 일 년 뒤에 발표된 이 시는 바로 남녀 개인의 사랑을 노래한 최초의 시였기 때문이었다. 

중국이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고 더군다나 1966 년 문화혁명이 시작되면서 지식인들과 자본주의적 발상이 되는 것들은 다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시의 역할은 자기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찬양 일색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극좌 공산주의 선두주자로서 시인의 역할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것이 십 년이나 계속 되었다.

그러므로 76년 문혁이 끝났다고 해도 감히 개인의 감정, 특히 남녀간의 사랑을 감히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윗 시가 이런 의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남녀간의 보편적인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가지에 기대어 현란하게 피는 능소화처럼” 남자 등에 기대어 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음색으로 노래하는 새처럼/정만을 말하지는 않을 거” 라고 강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왜냐면 진정한 사랑은  “ 한파와 폭풍, 번개와 천둥을 서로 나눠” “이슬과 흐르는 안개, 무지개를 서로 즐”기는 사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 그대가 단단히 머무르고 있는 그 자리, 발밑의 대지를 사랑할”줄 알 때 위대한 사랑은 이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점이 그간 공산주의 운동을 통해 터득, 성취한 평등한 남녀 간의 관계이자 사랑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동감하고 감동했던 것이다.     

 

 

    

노래하는 자주붓꽃

                         나의 애상은 그대의 비침으로 하여 옅은 광한을 떠올린다

                                                         ___ 제목에 부쳐__

 

 

1. 

 그대 가슴 앞에서

 나는 이미 노래하는 자주붓꽃이에요

 그대 호흡의 가벼운 바람소리는

 한 줄기 딩동댕 울리는 달빛 아래서 나를 흔들어요

 

그대의 그 너른 손바닥으로

잠시 나를

덮어 주세요

 

2

지금 나는 꿈을 꾸어도 될까요

눈 덮인 대지, 대 삼림

오래된 풍경과 기울어진 탑

난 정말 한 그루 크리스마스트리를 갖게 될까요

스케트화, 그리고 마술 피리와 동화를

꼭대기에 가득 달고

폭죽, 그리고 분수처럼 현란한 환희 속에 

큰 소리로 웃으며 거리를 내달려도 될까요

 

3

나의 저 작은 바구니여

나의 비옥한 밭에서 풀을 키우는 추수여

나의 저 오랜 물 항아리여

나의 팔다리 걸이 아래서 말라버린 한낮의 휴식이여

나의 아직 매지 못한 나비 댕기여

나의 영어 연습: I love you, love you

나의 길가 가로등 아래 접혔다 다시 펴지는 내 그림자여

나의 그 수없이 흐르고 또 삼키는 눈물이여

 

그리고,

그리고

더 묻지 말아요

왜 꿈속에서 조용히 뒤척이는지

지난 일들이여, 담 모퉁이에 숨은 귀뚜라미처럼

작지만 고집스럽게 울고 있어요

 

 

 

------- 중략------------------

 

 

13.

나는 붓처럼 곧게

두려움 없이, 자랑스럽게, 분에 넘치는 젊음으로 서있어요

가슴 저린 폭풍은 내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요

태양은 내 이마 앞에서 작렬해요

나의 누런 피부는 투명하게 빛나고

나의 검은머리는 깔끔하고도 풍요롭게 흘러요

 

중국의 어머니여

그대에게 다가오는 그대 딸아이에게

새 이름을 지어 주세요

 

14.

나를 그대의 "자작나무 싹"이라고 불러주세요

나를 그대의 " 쪽빛 작은 별"이라고 불러주세요, 어머니

만일 총탄이 날아오면

먼저 내가 맞을 거예요

나는 미소지으며,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어머니의 어깨로부터 천천히 흘러 떨어질 거예요

울지 말아요, 붉은 꽃잎이여

붉은 피, 피는 그대의 뾰족한 파도 끝에서부터 타올라요

 

----- 중략---------------

 

16.

그대의 위치는

저 깃발 아래 있어요

고통스럽게 빛나는 이상,

이것은 감람나무에 부쳐

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한 마디 말이에요

비둘기와 함께 나를 찾아오세요

이른 아침에 나를 찾으세요

그대는 사람들의 애정으로부터

나를 찾을 수 있어요

그대의 것을 찾을 수 있어요

노래하는 자주 붓꽃을

 

   

                                        1981년 10월 28일 발표

                        강소(江苏)문예출판사 1997년 간행한 <<수팅문집>>에 수록 됨

 

윗 시는 모두 16 편의 연으로 꾸며진 장시이다. 여기선 지면상 6 편만 옮겨놓았다.

이 시는 80년대의 <몽롱시>의 대표적인 시답게 현실의 방황과 불안을 몽롱한 꿈 속 이미지와 정치적 현실을 점층적 수사법으로 대비시키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통한 입체적 정서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에서는 방황하는 나, 깊이 사색하는 나, 들끓는 나, 그런 "나"가 곳곳에서 보인다.

“ 지금 나는 꿈을 꾸어도 될까요” “정말 한 그루 크리스마스트리를 갖게 될까요” 를 정치인들에게, 사회에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고 비인간화 시키던 문혁은 끝났지만, 정말 내 자신의 꿈을 꿔도 좋은지를 묻는다. 정말 “폭죽, 그리고 분수처럼 현란한 환희 속에/ 큰 소리로 웃으며 거리를 내달려도” 되는지 물어본다. 모든 개인의 일상적 삶의 하나하나를 극우로 몰았던 *¹ 4인방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자유로운 개인 간의 소통, 자유로운 꿈, 표현이 다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다. 

한편 이 시를 통해 그녀는 개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히려 방향을 잃은 중국현대인의 모습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과거로만 끝날 것인지도 의심한다. 그래서 “지난 일들이여, 담 모퉁이에 숨은 귀뚜라미처럼/ 작지만 고집스럽게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한다.

그럼에도 9 부에서 그녀는 곧 자신의 의지를 밝힌다. 

 

“ 내 정감의 삼각매화여

그대는 차라리 근근히 살다 죽어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산비탈로 돌아갈지언정

화병에 꽂히는 삶은 되지 말아요

 

내 천성 가운데의 백조여

그대는 총상을 안고

막힘없는 겨울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갈지라도

난간으로 막힌 봄날엔 미련 두지 말아요

 

나의 이름과 신념은

이미 동시에 달리기 경주에 들어서서

민족을 대표하는 모종의 신기록을 세우려 해요

나는 쉴 권리가 없어요

생명에의 마지막 분발은

끝이 없어요, 오직 속도만 있을 뿐

 

그녀는  "자작나무 싹"으로, " 쪽빛 작은 별" 로 불러지길 새 중국의 어머니에게 요구한다. “만일 총탄이 날아오면” 맞을 거라고 의기 있게 말한다. 비록 상처 입은 노루처럼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시 안에서 툭툭 튀어나오지만, 이런 자신내부의 모순과 현실의 이상적 꿈을 상충시키면서 대립적 이미지를 통해 중국의 앞날을 모색하는 시로 업그레이드 시킨 점이 당시 시단이나 중국인민들로부터 감동을 준 큰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중국의 앞날은, 중국인민의 앞날은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산비탈”일지라도 이러한  “몽롱”한 미래 앞에서도 빛을 찾아 피 흘리면서도 날아가겠다는 의지가 잘 드러난 시였기 때문일 것이다.

“총상을 안고/막힘없는 겨울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갈“ 때조차 ” 나는 쉴 권리가 없어요/ 생명에의 마지막 분발은/끝이 없어요, 오직 속도만 있을 뿐“을 외치는 인민들의 소리가 쟁쟁하게 한 시이다.

 

 

 

또 하나의 모든 것(这也是一切)

     __ 한 청년 시인의 시<모든 것>에 답하여(答一位*² 青年朋友的<<一切>>)__

 

                                                    수팅(舒 婷) 

 

       모든 거목들이 다

          폭풍에 쓰러진 것은 아니다

       모든 씨앗들이 다  

          뿌리내릴 땅을 찾지 못한 것은 아니다

       모든 참사랑이 다

          인심의 사막에서 유실된 것은 아니다

       모든 꿈들이 다

           자청하여 날개를 꺾은 것은 아니다

 

       아니다, 모든 것이

       그대가 말한 대로는 아니다

 

       모든 화염이 다

            스스로를 태워 버리기만 하고

            남을 비춰주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별이 다 

            단지 어둠만을 가리키며

            새벽을 알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든 노래가 다

            귓가에 스쳐 지나가

            마음에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니다, 모든 것이

      그대가 말한 대로는 아니다

 

      모든 호소가 다 반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손실에 다 보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심연이 다 멸망만은 아니다

      모든 멸망이 다 약한 자의 머리에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심령이 다

           발에 짓밟혀 진탕 밭에 짓이겨 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결과가 다

           눈물과 피에 얼룩져 밝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게 아니다

 

     모든 현재는 미래를 잉태하며   

     미래의 모든 것은 어제로부터 자라난 것이다.

     희망을 갖고, 그것을 위해 투쟁할 일이다

     이 모든 것을 그대의 어깨에 짊어질 일이다.

  

 

                                                  <1977年 5月 作>

 

 不是一切大树/都被暴风折断:/不是一切种子,都不到生根的土壤:/不是一切真情              都流失在人心的沙漠里:/不是一切梦想/都甘愿被折掉翅膀./不,不是一切/都像 说的那样!/不是一切火焰,/都只燃烧自己/而不把别人照亮 /不是一切星星,/都仅指示黑夜/而不报告曙光/不是一切歌声,/都掠过耳旁/而不留在心上/不,不是一切/都像 说的那样!/不是一切呼 都没有回响:/不是一切损失都无法补偿:/不是一切深渊都是灭亡/不是一切灭亡都覆盖在弱者头上/不是一切心灵都可以 在脚下,烂在泥里:/不是一切後果/都是眼泪血印, 而不展现欢容/一切的现在都孕育着未来,/未来的一切都生长于 的昨天/希望, 而且为 斗争/请把这一切放在 的肩上/

                                                  

이 시는 주에서도 밝히듯이 몽롱시파의 한 시인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베이다오北岛가 발표한 시«일체 一切» 에 대한 답시이다.

베이다오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그의 시집을 번역, 출판하여 비교적 잘 알려진 시인으로 개방 이후 중국정부에 대한 비판의 글을 발표,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80년대의 *³ ‘천안문 사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고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그가 쓴 시«일체 一切» 의 내용은 중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정치적 비판이 많이 드러난 시여서 당시 중국에 남아있는 시인들에게는 상당한 정신적 혼란을 야기했다. 그러나 수팅처럼 직접 대놓고 반박하거나 혹은 찬성하는 시인들은 없었기에 이 시를 발표함으로써 당시 상당한 충격과 한편 지지를 많이 받은 시이다. 

즉, “ 모든 거목들이 다 / 폭풍에 쓰러진 것은 아니다” “ 모든 씨앗들이 다/ ..중략,../     모든 꿈들이 다/ 자청하여 날개를 꺾은 것은 아니”므로 조국 중국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내용이다. 마치 상처받은 아이를 더 껴안아주는 어머니처럼 , 그녀는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점철되었던 문혁기간을 거치면서 절망적이고도 부정적인 조국이지만 그런 조국이어서 더 보듬어줘야 하는 한 시인의 애틋한 모성애적인 사랑을 당시 중국인민들도 동감하고 환영하였을 터, 그녀를 끝내 국민시인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수팅의 시는 이상과 같이 절망하지 않으며 비관하지 않으며 어려운 현실이나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인간적 가치에 대한 갈망과 이상주의적 정념을 드러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녀의 시는 “몽롱”하지 않다. 다만 많은 시의 수법에서 드러나는 은유나 부분적인 상징주의적 수법이 직접 고백하는 방식 보다는 이미지를 통한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데서 더 연유됨을 알 수 있겠다. 

 

                                                   

 

* 주¹ : 4인방: 문화혁명을 극좌주의로 몰아가 원로정치인들을 경험주의로 내몰아 노동개조소나 죽임을 당하게 했던, 네 명의 정치인들을 일컬음. 모택동의 처 강청과 왕홍문, 장춘교, 요문원 , 1976년 9월 모택동의 사망 한 달 뒤, 모두 체포됨으로써 문혁은 막을 내렸다.

 

* 주² : 한 青年시인은 바로 베이다오北岛를 가리킨다.

 

*주³ : 천안문 사건: 1989년 4월 15일 급진개혁주의자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총서기가 심장마비로 죽으면서 불이 붙었던 중국의 민주화 시위. 베이징·상하이[上海]에서 다시 이를 기폭제로 베이징대학교의 학생 수천 명은 톈안먼 광장에 집결, 후야오방의 재평가를 요구하며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그러나  6월 4일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군의 무차별 살해로 북경은 물론, 상하이, 선양[瀋陽]·창춘[長春]·창사[長沙] 등 전국적인 시위를 종식시켰다. 결국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중국사태는 강경보수파의 승리로 끝났으며 정치국원 겸 상하이의 당서기 장쩌민[江澤民]이 자오쯔양의 뒤를 이어 신임 총서기에 선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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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디카시는 언어 너머의 詩 2016-03-19 0 4643
1218 잊혀져가는 천재 시인 - 이근상 2016-03-19 0 4035
1217 [이 아침 신선한 詩 한잔 드시소잉]- 막돌 2016-03-19 0 3776
1216 정지용시인 산문 쓰다 2016-03-19 0 4572
1215 樹木葬 = "오규원 소나무" 2016-03-18 0 4568
1214 오규원 시모음 2016-03-18 0 5216
1213 <<가령>>과 <<설령>> 2016-03-18 0 3750
1212 [詩作初心]- 詩적 언어를 창조하는 은유 2016-03-18 0 4360
1211 詩쓰기는 텅빈 종이장 피땀같이 들여다보기 2016-03-18 0 4038
1210 현대시론 축소판 2016-03-18 0 4646
1209 [詩공부시간]- 詩속에 複數의 나 만들기 2016-03-18 0 4557
1208 [이 아침 신선한 詩 한잔 드시소잉]- 정식 2016-03-18 0 3858
1207 [詩공부시간]- 詩속에서의 참된 나 없는 나 만들기 2016-03-17 0 3945
1206 [이 아침 따끈한 詩 한잔 드시소예]- 해안선 2016-03-17 0 4084
1205 [詩공부시간]- 詩속에서 나를 찾기 2016-03-16 0 5355
1204 [詩공부시간]- 詩쓰기와 자아찾기 2016-03-16 0 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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