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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강의 및 감상평(6)
☞ 제목을 효과적으로 잘 붙이는 데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시의 제목을 제대로 붙일 줄 알려면 그 기법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한 편의 시가 성립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고, 또 독자들이 이 시를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 제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이 문제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연구해 그동안 시 창작에 응용한 사람이 의외로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었습니다. 하여 이 문제에 관한 한 필자가 문단에서 맨 처음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같은 제목을 붙이더라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제목이 되고, 보다 생산적인 제목이 될 수 있을까? 필자가 그 방법을 개발해서 그동안 작품에 실제로 구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제목 붙이는 법, 세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은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써 놓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 방법은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방법입니다. 더욱이 시 뿐만 아니라, 소설, 논문, 일반 문서에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제일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시에 있어서는 이걸 제대로 써야지 그렇지 않으면 시의 역기능으로 작용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많은 시들이 제목을 <화장실>로 해놓고 화장실에 대한 내용으로 시를 쓰거나, <서울역> 해놓고 서울역에 관하여 온갖 수사와 기교를 동원해 시를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화장실과 서울역에 대한 정보를 이미 많이 갖고 있어서(어쩌면 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름) 그 시를 쓴 사람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저 그렇고 그런 내용의 화장실과 서울역에 관한 시는 읽으려 하지 않고 쉽게 외면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자는 정말 열심히 최고로 좋은 시를 썼다고 여기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작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하여,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쓰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여 효과적인 제목이 되려면, 다음의 요건에 해당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그 화장실이 우리가 전에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특별한 모습의 화장실이거나, 아니면 그 화장실에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새롭게 의미가 창조된 화장실이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어야 그 시를 읽어줄 이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시로 성공한 작품들을 한번 예로 몇 들어볼까요? 김춘수의 <꽃>, 김수영의 <풀>.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등을 한번 봅시다. 내가 불러줄 때 내게로 와 핀 꽃을 본적이 있습니까?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을 본적이 있습니까, 사평역이란 시를 보기 전에 사평역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만약 사평역을 목포역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때도 이 시의 감동이 사평역만큼 올까요?
하여, 화장실에 관한 내용으로 시를 쓰고 제목을 <화장실>로 붙여 효과적인 제목이 되려면 위와 같이 우리가 전에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특별한 화장실이거나, 아니면 그 화장실에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새로운 의미가 창조된 화장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때 효과적인 제목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시 내용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센텐스, 키 센텐스를 제목으로 올리되 전체 내용을 아우를 수 있도록 약간 변용해서 붙이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필자가 즐겨 사용했던 방법으로 필자의 시집 정동진역을 읽어보면 금세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필자가 이 방법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평소 광고 카피와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을 유심히 살피는 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즉 기사와 광고 카피의 헤드라인이란 시로 여기면 제목에 해당하는데 이걸 잘 뽑느냐 잘 못 뽑느냐에 따라 그 기사 또는 광고의 첫 인상 뿐만 아니라 여운까지 전혀 다르다는 데에 착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헤드라인이 그 카피, 기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다라는 것도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이걸 시에 한번 적용해봤더니 제대로 맞아떨어지더군요. 이때 붙이는 제목의 형식은 서술형이 되기 쉽고, 내용은 시 전체를 장악할 수 있도록 약간 변용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시 내용 중 가장 근간이 되는 내용의 속성을 가진 전혀 엉뚱한 것으로 제목을 붙이는 방법입니다. 위의 내용으로 설명을 하자면 화장실 내용으로 시를 쭉 써놓고 제목을 <김영남>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시의 내용과 제목을 연관 지어 설명하자면 "김영남은 화장실이다" 라는 시를 쓴 거가 되는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어떤 글을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서 그럴싸하게 묘사 해놓고 제목을 <아름다운 섬>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만약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 쭉 묘사해 놓고 제목을 <아름다운 여자>로 붙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이 글이 아름다운 여자를 설명하고 묘사한 글이지 어떻게 시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제목을 <아름다운 섬>이라고 붙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순간 메타포가 형성되어 시로 떠오르지 않습니까? 이와 같이 제목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시가 되고 안 되고 까지 하게 됩니다. 이 방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시를 하나 소개하고 지면상 한계로 인해 <효과적인 제목 붙이는 요령> 강의를 마칠까 합니다. 소개하는 시는 98년(?) 현대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이고 아주 하찮은 여울을 하나 묘사해 놓고 제목을 엉뚱하게 붙여 성공한 시입니다. 만약 이 시 제목을 < XXX 여울>.로 붙였을 경우 시가 될 수 있는지도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사춘기
강순
여울에는
밀어,꼬치동자개,버들매치,버들치,배가사리,감돌고기,가는돌고기,점몰개,참마자,송사리,갈문망둑,눈동자개,연준모치,버들개,모래주사,새미,누치,흰수마자,납자루,열목어,꺽저기,수수미구리지,금강모치,돌상어,왜매치,꺽지,쌀미구리,점줄종개,돌마자,둑중개,왕종개,버들가지,꾸구리,모샘치,어름치,돌고기,부안종개,자가시리 등이 살았다.
나는 가끔 물살이 빠른 그곳에 발을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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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올라온 시를 한번 감상해 보도록 합시다.
박현 님의 <마이산, 돌탑을 바라보다> 라는 시를 읽으면 이제까지 강의한 내용중 어디에 걸려 시로 성공할 수 없는지를 금세 알 수 있을 겁니다.
나름대로 제목에도 멋을 부렸는데 위에서 제가 설명한 내용을 참고하면 제목을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를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죠? 그리고 돌탑도 독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소재 아닙니까? 독자들이 이 시를 읽고 뭔가 얻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는 느낌을 주려면 돌탑에 관하여 가공으로 만들어서라도 새로운 이야기, 정보를 제공해야죠. 그러지 않으면 시간도 돈이기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읽어봤는데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 판단되면 독자는 다시 그 사람 시를 읽지 않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현재 님의 시중에서 필자에게 어필할만한 구절과 감각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군요.
박현 님은 필자의 창작 강의1,2,3,4,5를 읽어보고, 또 게시판에 올라온 독자들 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유심히 살핀 다음, 다른 소재로 시를 한번 써서 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생각하고 차근차근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바라자면 그 동안 써왔던 방식을 잠시 접어두고 제가 창작 강의(1)에서부터 설명한 방식으로 시를 한번 새롭게 써 보시기 바랍니다. 뭔가 달라지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일 모든 게 다 그렇지만 유연한 사고를 갖는 자가 빨리 성공할 수 있습니다(김영남).
====================================================================== 68. 서시 / 윤동주
<서시 원문>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원문에는 이 시의 제목이 붙어 있지 않다. 그러나 윤동주 육필원고에는 '서시(序詩)'라는 제목이 쓰여 있다고, 운동주의 동생 윤일주가 증언한 바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서시라는 제목으로 부른다.
윤동주 시인 연보 (본관 : 파평. 아명 : 해환(海煥).
윤동주의 호적을 비롯한 각종 공식 기록에 그의 출생이 <1918년>으로 되어 있는 것은 출생신고가 1년 늦었기 때문이다.
10월, 숭실중학교 학생회 간행의 학우지 『숭실활천』 제 15호에 시 「공상」 게재, 최초로 작품 활자화되다.
(윤동주는 용정 광명학원 중학부 4학년에, 문익환은 5학년에 편입.)
연전 기숙사 3층 지붕 밑 방에서 송몽규, 강처중과 함께 3인이 한방을 쓰면서 연전생활 시작 『조선일보』 학생란에 산문 「달을 쏘다」, 시 「유언」, 「아우의 인상화」를 尹東柱 및 윤주(尹柱)란 이름으로 발표. 동시 「산울림」을 『少年』에 윤동주(尹童柱)란 이름으로 발표.
1939년 9월 이후 절필하다가 이해 12월에 가서 3편의 시(八福, 慰勞, 病院)을 씀. (졸업기념으로 19편의 시를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란 제목의 시집을 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음)
도일수속을 위해 1월 19일에 연전에 <平沼東柱>라고 창씨한 이름을 계출하다.
1월 24일에 쓴 시 「懺悔錄」이 고국에서 마지막 작품이 되다.
(확정: 1944년 4월 1일, 출감예정일 1945년 11월 30일).
하여 먼저 송몽규를 면회.(자신들이 이름 모를 주사를 강제로 맞고 있으며 동주가 그래서 죽었다는 증언을 듣다.)
한국의 학계와 언론에 소개되다. 현재 윤동주의 시집은 여러 나라에서 여러 판본으로 번역되었고, 그의 전기를 비롯한 연구서적도 수십권에 이르고, 박사학위 논문을 비롯한 학술논문들은 3백 편을 상회한다 . ================================================================= 69. 별 헤는 밤 / 윤동주
<별 헤는 밤 원문>
별헤는밤
季節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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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현대시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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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부모 / 김소월
김소월 부모 원작
부모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김소월 연보 (본명 : 김정식, 필명 : 소월)
※ 조부가 대지주였고 광산업도 하여 집안이 부유했으며 유교적 가풍이 있었음.
서춘 선생의 문학수업을 받고 동네 친구인 오순을 만나 이성에 눈뜸. 교장 이승훈, 교사 조만식의 영향으로 민족의식을 키움.
스승 안서 김억을 만나 본격적인 문학 수업 시작.
(조부의 반대로 다시 일본 유학은 가지 못함)
영변 여행을 다녀와서 김동인, 김찬영, 임장화 등과 함께 『영대』동인이 됨.
나도향의 요절로 충격을 받고 자살충동을 느낌. 술로 지새는 날이 많아짐. 고리대금업에 손댐. 1929년 (27세) '조선 시가협회' 회원 가입 이 협회는 이광수, 주요한, 김억 등 10명으로 구성, 저속한 가요의 가사 혁신을 위하여 조직 됨.
9월 21일 추석 전날밤에 김억에게 절망적임 편지를 씀. 12월23일 장에서 아편을 사가지고 와 음독함. 다음날 아침 8시경 시체로 발견됨.
평북 구성군 서산면 평지동 터진고개에 안장됐다가 후에 서산면 평지동 왕릉산으로 이장. ==========================================================================
89. 못 잊어 / 김소월
김소월 못 잊어 원작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끝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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