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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셰익스피어 원작자가 따로 있다?...
2016년 03월 19일 06시 50분  조회:5306  추천:0  작성자: 죽림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
제임스 샤피로 지음, 신예경 옮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 1616)가 유명을 달리한 지 400년이 됐다. 국내에서도 그를 기리는 연극이 잇달아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가운데 ‘셰익스피어 원작자설 논쟁’을 정면으로 다룬 책이 나왔다. 그의 모든 작품은 원작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으로, 우리한테는 낯설지만 서양에선 200년도 넘은 해묵은 쟁점이다.

 

셰익스피어 원작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은 1785년에 공식적으로 처음 제기됐다고 한다. 당시엔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반세기쯤 지난 1850년대엔 여러 지식인이 잇달아 논쟁에 뛰어들었다. 나중에는 에드워드 드비어(옥스퍼드 백작)와 프랜시스 베이컨이 유력한 원작자 후보로 거명됐다.

 

지은이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25년 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전문가로서 이 쟁점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기존의 방대한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솜씨가 좋다. 마크 트웨인과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원작자가 따로 있다고 굳게 믿었다는 대목은 서양 지성사의 한 장면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사람들이 원작자가 따로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는 이유를 파고들면서 논쟁의 수준을 끌어올리려 노력한 것이다. 이를테면 지은이는 원작자 논쟁의 뿌리를 셰익스피어 관련 자료의 조작 사건에서 찾고 있다. 한 소년이 솜씨있게 회고록 등을 위조해 세상에 내놓았는데, 당시 셰익스피어 신격화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요컨대 셰익스피어에 대한 지나친 신성화가 원작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힘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지은이는 작품이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반영한다는 ‘상식적 접근’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실제 셰익스피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회 구조나 가족 형태는 당대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일부는 공저로 쓰였다는 최근 학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대목도 시선을 끈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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