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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아주 적절히...
2016년 03월 22일 01시 41분  조회:5786  추천:0  작성자: 죽림

피타고라스 컵

 

 

피타고라스 컵이라 불리는 특이한 컵이 있다.

이 컵의 외관은 보통의 컵과 다르지 않다. 컵용기와 그 아래의 하부 기둥이 존재하고, 특히 컵의 중양에 바닥으로부터 돌출한 내부 기둥이 하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 중앙 기둥은 하부 기둥과 축선이 일치되게 배치되어 있다.

 

파타고라스 컵의 사용방법도 특별한 것이 없다. 물이나 술을 적당히 채우면 통상의 컵을 사용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채운 상태로 유지되고, 일부 마시고 나면 잔량이 그대로 남아있는다.

그런데, 정해진 수위를 조금이라도 넘어가도록 채우게 되면, 놀랍게도 컵용기 내에 담겨 있던 물이나 술이 모두 빠져나가 버리고 만다. 일시적인 과욕으로 전부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pythagorean cup

 

어떤 원리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날까?

원리를 이해하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파스칼의 원리 혹은 사이펀(siphon) 작용에 따른 것이다.

하부 기둥의 바닥에는 작은 구멍이 있고, 이 구멍으로부터 연장된 가는 관로는 하부 기둥을 따라 올라가 내부 기둥의 거의 정점까지 연장되어 있다. 이 관로는 내부기둥의 정점 부근에서 방향을 바꾸어 컵용기의 바닥에까지 연장된 다음, 내부 기둥의 하단 영역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컵용기 바닥과 연통된다.

이런 구조에 의해, 물이 내부 기둥의 정점 가까이까지 찰 때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일단 내부 기둥의 정점을 넘어서려 하면, 관로를 따른 사이펀이 완성되어 물은 사이펀 관로를 통해 모두 내부 기둥 및 하부 기둥을 통해 밑으로 배출되어 버린다.

 

 

이 희안한 컵은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학파를 창시한 피타고라스가 창안하였다고 해서 피타고라스 컵이라 불린다.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이 이 컵의 원리를 이용하여 그 당시 마술처럼 보였을 일종의 로봇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피타고라스 컵은 계영배( )라는 이름으로 고대 중국에서도 사용되어 왔다.

계영(
)은 넘침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과음을 경계하는 절주배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 계영배를 가까이 두고 과욕을 경계하였다고 한다.

 

 

이 피타고스 컵 혹은 계영배보다 더 교육적인 컵이 고대 중국에는 있었다.

 

 

기기[攲器]라는 그릇이 그것이다. 기(攲)는 기운다는 뜻이니 기기 [攲器]는 기울어지는 그릇이라는 의미이다.
공자가 노(魯)나라 환공의 사당을 방문하였을 때 이 그릇을 보았다.
그 그릇은
환공의 유좌지기(宥坐之器) 자리 오른편에 두던 그릇으로서,
비어 있으면 기울고, 절반쯤 차면 바르게 놓이며, 가득 차면 엎어진다(虛則攲, 中則正, 滿則覆).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히 처신'하도록
스스로 경계하는 데 사용한 중용을 가르치는 그릇인 것이다.

 

 

 

공자가 "가득 채우고도 기울지 않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자 제자인 자로(子路)가 "가득 채우고도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물었다.
이에 공자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면서도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천하에 공을 세우고도 겸양으로 지키고, 천하를 누를 정도로 용맹하면서도 검약으로 지키고, 천하를 가질 정도로 부유하면서도 겸손으로 지켜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자는 유좌지기(宥坐之器)를 마음에 담아두고 항상 과하거나 부족함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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