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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그동안 방치해온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해양 쓰레기를 정부가 처음으로 퍼올리기 시작했다. 육상의 거대한 소각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버려진 어구와 어망 등 바다에서 사용하는 물품은 그렇다 치고,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끝도 없이 퍼올렸고 번호판만 제거한 자동차들도 간간이 건져 올렸다. 바다를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이자 자원의 보고가 아니라, 무한한 쓰레기장 정도로 여겨온 탓이었다.
'바닷속 쓰레기가 뭐 그리 큰 문제냐'고 묻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지 모르겠다. 바닷속 폐기물은 수질오염은 물론 물고기의 서식지와 산란장 같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에도 위협이 된다.
그 후 17년이 지난 지금, 해양 쓰레기는 크게 줄었고, 2009년부터는 바다 밑바닥에 쌓인 오염된 퇴적물을 제거하는 고차원적 정화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됐고, 국제적으로도 선박 평형수 처리의 강제화를 추진하는 등 좀 더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바다를 들고양이 수준으로 방치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 수준의 사랑은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다면 바다를 자식같이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과거에 바다는 해운회사 등 해양산업 종사자와 어민 등 정부나 국민 가운데 일부만이 이용하는 지역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해양레저 문화와 체험활동을 온 국민이 즐기면서 육지나 다름없는 활동 공간이 된 지 오래다. 그럴수록 우리가 모두 바다의 중요성을 재삼 깨닫고, 작은 오물 하나 버리지 않는 실천이 필요하다.
지난달 15일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관리공단을 국가해양환경교육센터로 지정했고, 공단은 학습 효과가 높은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갯벌·습지 등 해양보호구역, 해양 쓰레기 현장 등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차량을 개조한 이동 교실도 준비해 순회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매년 7만명 이상이 교육받게 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점차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