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우연적 만남과
두 번의 필연적 만남
- 고원(1951~ )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만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문자에 의미를 넘어 회화적·시각적 물질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기원전 2~3세기 그리스 시인들에게서 이미 시작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브라질의 일부 예술가가 시도했다가 1960~70년대에 주로 독일어 문화권을 중심으로 주목받은 이러한 시들을 ‘구체시’ ‘구상시(具象詩’라고 부른다. 위 시는 수많은 타자(“남”) 사이의 만남을 형상화하고 있다. 중앙의 “만”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가 교차된다. 우리는 수많은 “남”을 경유하며 때로는 고립된 “남”의 상태로 혹은 “남남” 혹은 “남남남남남”(∞)의 관계로 존재한다.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이 무한한 관계의 순열조합 속으로 진입할 수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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