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6월 2024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29
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詩란 심야를 지키는 민간인이다...
2016년 10월 01일 17시 58분  조회:3558  추천:0  작성자: 죽림

 

안녕하십니까?
어제까지 찌푸린 듯한 날씨가 오늘은 아주 화
창하게 개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이 때에 여러분과
함께 시창작 강의를 새로 개설하게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번 제1강부터 42강까지 한번씩 아니면
두번 이상을 강의를 받으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
다만, 처음 이 강의를 듣는 분이 계실지도 모
르니 시에 대해 다시 강의를 몇 시간 하겠습
니다. 그러나 전 번에 했던 강의와는 중복되지
않게 새롭게 강의함으로써 지루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우선 옆에 계신 분들과 인사를 나누십
시오. 그리고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은 가실 때
꼭 저에게 들렸다 가시기 바랍니다.

그럼 차 한 잔 마시고 시작하기로 하지요.


아니 누구신가요? 강의실 안나오시고, 편하게 
집에서 인터넷상으로 공부하시는 분은요?

자, 그럼 강의에 들어갈까요?
우선 시가 무엇인가를 알아보기로 합시다.
1.시란 무엇인가

연 전에 제가 섬진강 시인 김용택시인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또 작년엔 목포문협 행사에 와서
아주 짧게 강의를 하고 간 적이 있는데요.
그가 근무하는 학교는 섬진강가 언덕위에 있는
학교인데 아주 작은 미니 초등학교랍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폐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
요즘 학생들이 자꾸만 불어나고 있다합니다.

그 학교 학생들이 전부 시인이 되어서 시집도 
내고 한다는 소문에 글솜씨가 있는 아이들이
도시에서 전학을 오기 때문이지요.
그럼 이 시인은 그 아이들에게 어떤 시 교육을
시키는 것일까요?

그는 결코 아이들게게 따로 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그 자연을 보는 훈련을 시킨다고
합니다.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연을 보는 훈련을 시킨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나서
그 것들을 본대로 쓰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훌륭한 시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시를 잘 쓰는 세 가지 이론이 들어
있습니다.
그 하나는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자연은 물론이지만 시집도 많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간접 경험도 중요한 것이니까요.

둘째는 많이 써보는 것입니다. 많이 보았으면 또
본대로 쓴다면 많이 쓸 것은 분명하지요.

셋째는 아이들의 눈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눈길은 순수하지요. 
아무런 가식이 없습니다
시는 가식이 있으면 좋지 않은 시가 되기 쉽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좋은 시인이 되려면
많은 경험을 하셔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많은 경험도 그 경험 중에 들어갑
니다. 그 다음에 그 경험들을 시로 써내는
것입니다. 다만 순수한 마음으로요.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공부를 하며
또 써보고자하는 시란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 모두는 
나도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안도현님이 금년 새로 발간한 책에 나와 있는
<도둑들>이란 시의 첫 연을 보면

생각해보면, 딱 한 번이었다
내 열두어 살쯤에 기역자 손전등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푸석하고 컴컴해진 초가집 처마 속으
로 잽싸게 손을 밀어넣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초가집 지붕 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참새를 잡던 경험을 그대로 늘어놓고 있습니다.아
무리 읽어보아도 그 경험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쓰는 것이 시라면 여러분이 못쓸 것이
무엇입니까?
안도현이라면 지금 제일 잘 팔리는 시인 중에 하나
이거든요. 또 시도 아주 잘 쓰는 시인입니다.
그러나 이 속에는 어렸을 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들어 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참새의 펄떡이는
심장을 손에 쥐고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던 사랑이 들어있기에 시가 되는
것입니다.

김억이란 시인의 시를 한 번 볼까요.

오다 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이 것의 그의 시 <오다 가다>의 첫 연입니다.
정말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입니다.
몇 행으로 구분해놓아서 그렇지 그저 한 줄로
늘어놓으면 누가 시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말이 시가 되는 것은 오다 가다 길에서
만난 사이지만 사알짝 웃어주고 간다든지
아는 척을 하고 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기에
그런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에 시가 됩니다.

시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시인이 되지 않습니다.
흔히 우리가 젊어서 피가 끓을 때
특히 이성에게 많은 관심을 가질 때는 그 누구 하나
시인이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아마 하루에 절반은 시인으로 하루에 절반은 철학자
로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여러분도 그랬지요?

그래서 그 나이에 시들을 많이 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그 절절한 사랑을
옮기기만 하면 시인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평생 그렇게 뜨거운 사랑만 하고
있을 수도 없고, 또 그런 감상적인 시만 계속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그 것은 우리의 사랑의 대상을 한 사람 연인에서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내 주위의 모든 자연
과 사물을 사랑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만큼 시의 소재가 많아지겠지요.
그리고 그들을 뜨겁게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난을 사랑해서 난에 관한 연작시를 쓰기
도하고 어떤 분은 바둑이나, 화초, 바다, 도자기,
강, 여행, 등등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시들을 많이 쓰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상 언어에서 아름다운 말과 추한 
말이 있듯이 우리가 시가 될 말을 골라서 써야 할 
것입니다.
아무 언어나 자기의 관심사를 기록하면 그 것은
시가 아니라 일지나 단순한 기록서가 되고 말 것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시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요.
작은강의실 제1강 시창작 강의를 필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하는 강의는 실제로 시를 쓰실 분들에게
시의 행과 연의 구분이라든지, 제목을 붙이는 방법
이라든지 시의 마무리에 관한 것을 서로 연구해보
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시간이니 이 정도로 강의를 마치구요.
김용택시인을 찾아갔다가 썼던 제 시 한편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 시인을 찾아서-김용택 **

-김영천

그 작은 운동장도 얼마나 크냐고 대견해하며
몇 명 안되는 아이들과 궁그르며 뛰놀고
끙끙거리며 시도 쓰고
더러 강으로 고기잡이도 가는 시인은
우리더러 너무 어른이라 한다

강이나 들길에서 함부로 만나는
자운영이나 사철쑥이 아니고
쇠똥이나 반딧불이나 개구리가 아니고
우리더러 너무 사람이라 한다

왕방울 같은 눈을 쓰윽 쓱 돌리며 쳐다보더니
아이들이 시를 참 잘 써요
쉽게 쓰거든요

우리를 얼른 보내고 밖에 나가서
너무도 넉넉한 햇살이나
이제 막 물오른 들녘이나 강물하고 뛰놀고 싶을까
사진 찍는 것도 마다하고 서둘러 들어간다

시인을 보러 가서야
아무렇게나 방치된 시골 풍경이나
순한 아이들이나
쉽게 쓰는 시가 다 똑 같다는 것을
겨우 알았다

안도현님의 최근작 <시인>을 올립니다.

나무 속에
보일러가 들어 있다 뜨거운 물이
겨울에도 나무의 몸 속을 그르렁그르렁 돌아다닌다

내 몸의 급수 탱크에도 물이 가득 차면
詩, 그것이 바람난 살구꽃처럼 터지려나
보일러 공장 아저씨는
살구나무에 귀를 갖다대고
몸을 비벼본다 


============================================================

 

김종삼「민간인(民間人)」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김종삼 (1921 - 1984)「민간인(民間人)」전문
  
김종삼 시인은 작가의 말을 아끼는 간결한 시를 주로 썼다. 
위 시에서도 간단한 상황만을 그리고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1947년 심야에 초병을 피해 월남하고 있는 몇 사람 중엔 영아가 끼어있었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래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 영아를 물에 빠트려 죽이고 만다. 
그 때로부터 스무 몇 해가 아니라 쉰 몇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분단은 여전하다.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죽이고 목숨을 구한 사람들의 가슴에 흐르는 강물의 깊이를 누가 알랴. 황해도 해주 앞바다 그 수심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2 詩는 늘 등뒤에서 울고지고... 2016-10-01 0 3853
1601 詩속에는 시작과 시간이 흐른다... 2016-10-01 0 3226
1600 詩는 피해자와 비피해자의 그림자 2016-10-01 0 3522
1599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10-01 0 4063
1598 80년대이래 중국 詩歌 관련하여 2016-10-01 0 3414
1597 연변이 낳은 걸출한 서정시인 ㅡ 윤동주 2016-09-30 0 3869
1596 나는 사람이 아니고 개다... 2016-09-29 0 3664
1595 중국 조선족 시인 시묶음 2016-08-25 0 5427
1594 詩리론은 쉬운것, 아리송한것, 어려운것들의 따위... 2016-08-24 0 4090
1593 詩창작은 곧 "자기표현"이다... 2016-08-24 0 4211
1592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08-22 0 3801
1591 詩적 장치속에 상징이라는 눔이 있다는것... 2016-08-22 0 3750
1590 詩는 <<그저 그런...>>것, 젠장칠,ㅡ ... 2016-08-22 0 3803
1589 정지용 시인과 향수 2016-08-18 0 3548
1588 詩作을 할때 위장술(아이러니)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라... 2016-08-18 0 3944
1587 詩作할때 <<...것들>>로 잘 장식하라... 2016-08-17 0 3845
1586 詩作을 할때 살아있는 은유를 포획하라... 2016-08-16 0 4308
1585 詩人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련금사... 2016-08-12 0 4449
1584 詩作을 할때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하라... 2016-08-11 0 3808
1583 詩作에서 어려운 리론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싹을 티우라... 2016-08-10 0 4188
1582 인습적인것들을 사용하면 좋은 詩가 될수 없다... 2016-08-09 0 4171
1581 좋은 詩들을 많이 읽고, 詩를 쓰고 싶은대로 쓰라... 2016-08-08 0 3779
1580 83세의 한국 아동문학가 - 신현득 童心에 살다... 2016-08-04 0 3715
1579 복습, 예습하는 詩공부하기... 2016-08-04 0 3626
1578 밤중에만 詩공부하는 눔이라구라... 2016-08-04 0 3694
1577 재다시 현대시 공부하기... 2016-08-04 0 3938
1576 다시 詩공부합니다... 2016-08-04 0 3429
1575 詩作하는데는 시험도 숙제도 없다... 2016-08-04 0 3492
1574 詩에서 작은 이미지 하나로 시전체분위기를 만들라... 2016-08-04 0 3771
1573 詩人은 이미지에게 일을 시킬줄 알아야... 2016-08-02 0 3439
1572 詩人의 상상력에 의해 그려진 언어의 그림 곧 이미지이다... 2016-08-01 0 3945
1571 詩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詩... 2016-08-01 0 3614
1570 검정 망아지가 큰 검정 馬(말)인 韓春을 그리다... 2016-07-30 0 3563
1569 한국 현대시 100년을 빛낸 시집 5권 2016-07-29 1 4579
1568 한국문학 100년을 빛낸 기념비적 작품들 2016-07-29 0 3579
1567 한국 현대시 100년을 돌아보다... 2016-07-29 0 5617
1566 중국 현대시의 일단면/李陸史 2016-07-29 0 4220
1565 한국 시인 중국 기행 시모음/중국 현대시 개요 2016-07-29 0 4195
1564 詩의 생명이며 극치는 곧 이미지이다... 2016-07-29 0 3312
1563 詩作을 할때 한쪽 다리를 들고 써라... 2016-07-28 0 3600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