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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문 여는데 보름 걸리고, 달문 닫는데 보름 걸리다...
2017년 02월 08일 19시 26분  조회:2724  추천:0  작성자: 죽림




우주로 나가는
동그란 문

활짝!
여는데
보름 걸리고

꼭!
닫는데
보름 걸리고.

우주,
얼마나 크기에?

―김미라(1962~ )
 

[가슴으로 읽는 동시] 달
어? 별생각 없이 쳐다보던 달이 문득 달리 보였다. 하늘에 뻥 뚫린 구멍으로, 동그란 문으로! 달=문, 뜻밖의 상상 아닌가. '활짝 열리는 데 보름 걸리고, 꼭 닫히는 데 보름 걸리'는 문. 어디론가 향한 문 같다. 문을 열고 나가면?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우주에 닿았다. 커다란 문을 열어젖히면 드넓은 우주가 펼쳐질 거야. 어린이의 가슴 항아리는 상상력 넘치는 동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믐달에서 보름달로, 보름달에서 그믐달로 돌아가는 놀라운 변신 광경은 한바탕 우주 쇼다. 달은 지름이 3496㎞나 되는 거대한 문이다. 우주는 상상할 수 없으리만치 광활하여 1969년 인간은 달에 가서 우주의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아직 아득하다. 달은 우주와 소통하고, 사람은 달과 소통한다. 사흘 후 대보름에는 어린이와 손잡고 달문으로 들어가 우주와 속삭여보는 게 어떨까.
 
/ⓒ 조선일보 박두순 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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