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11개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99세 할머니
2017년 03월 20일 18시 58분  조회:3623  추천:0  작성자: 죽림
 

99세 수영 선수, 나가오카 미에코 
세계대회 메달 60개, 신기록 11개… 70대까지 수영장 근처에도 안 가
미켈란젤로, 70세 성당 천장화 완성
신문사 선배도 방송·인터넷서 맹활약… 은퇴 후 30년은 또 다른 靑年期

박정훈 디지털 담당 부국장 사진
박정훈 디지털 담당 부국장
새해 결심 목록에 '은퇴 후 어떻게 살지 미리 생각해놓기'를 올렸다. 무얼 하면서 나머지 30여년을 살아갈 것인가. 젊은 시절 로망처럼 꿈꾸던 전업 작가에 도전해볼까. 자그마한 출판사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저런 궁리의 나래를 펼쳐보지만 결국엔 '내가 될까…' 하는 좌절감에 부닥치곤 한다. 나이 든 내게 경쟁력이 있을까. 무엇보다 새로 일을 벌였다 망신당하면 어쩌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새해 벽두 일본 아사히신문에 한 장의 사진이 실렸다. 꽃무늬 수영복 차림 할머니가 수영장 한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깊게 파인 주름살에 세월의 흔적이 찬란하지만 군살 하나 없는 날렵한 몸매다. 사진엔 '세계기록을 11개 보유한 99세'란 제목이 붙었다. 그녀의 이름은 나가오카 미에코(長岡三重子), 곧 100세 생일을 맞는 시니어 수영 선수였다.

그녀는 아마추어 동호인 대회인 마스터스 수영선수권의 세계 챔피언이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대회에서 지금까지 메달을 60개 따냈다. 그녀가 활약하는 95~99세 체급에서 세운 세계신기록만 11개에 달한다. 주(主)종목인 배영(背泳)은 적수가 없는 최강이고, 자유형·평영에서도 대회만 나가면 메달을 따낸다. 신문은 그녀가 53세 때 남편과 사별한 뒤 야마구치현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전했다.

내 눈길이 확 꽂힌 것은 그녀가 수영을 시작한 나이였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원래 수영 선수 출신이 아니다. 70대까지는 수영장 근처에도 안 가보았다고 한다. 무릎 통증에 좋다는 아들 권유로 난생처음 동네 수영장을 찾은 것이 80세 때였다. 처음엔 그냥 물속을 걷기만 했다. 25m를 헤엄칠 수 있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실력이 늘자 욕심이 생겼다. 87세부터 미국·이탈리아·뉴질랜드 등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 출전했다. 90세에 처음으로 은메달을 땄고, 95세 땐 배영 200m 종목에서 첫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후 95~99세 체급의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3~4회 수영장을 찾아 1㎞씩 연습을 한다. 새해엔 100~104세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치열하도록 아름다운 99세의 '청년 정신'이었다.

나가오카 할머니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힘들 것이다. 100세 시대, 30~40년의 삶을 덤으로 갖게 됐지만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다수는 아니다. 많은 노년이 가난과 질병, 무관심과 외로움에 시달리며 말년을 맞는다. 그래서 국가 책임론이 화두(話頭)로 등장했다. 국민의 은퇴 후 삶에 국가가 더 큰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동시에 노년층 스스로도 생각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노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 일가(一家)를 이루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작년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賞)을 받은 작가는 75세 할머니였다. 그녀는 교사·사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써 정상에 올랐다. 99세에 처음으로 출간한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됐던 여류 시인(고·故 시바타 도요)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70대가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사례가 나왔다.

미켈란젤로가 그 유명한 성베드로 성당 천장화를 완성한 것은 70세 때였다. 디포는 59세에 '로빈슨 크루소'를 썼고, 칸트는 57세에 '순수이성비판'을 세상에 내놓았다. 76세에 처음 붓을 들어 101세로 눈감을 때까지 '미국의 국민 화가'로 불렸던 모지스 할머니(1860~1961) 케이스도 유명하다.

기자의 신문사 대선배 중에도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분이 적지 않다. 조선일보 부사장을 지낸 안병훈(76) 기파랑 대표는 66세 때 출판사를 세웠고, 편집국장 출신의 인보길(74) 뉴데일리 사장은 69세 때 온라인 매체 대표를 맡았다. 두 분 모두 지금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조갑제(68) 조갑제닷컴 대표나 류근일(76) 전 조선일보 주필처럼 방송·인터넷으로 무대를 옮겨 맹활약하는 논객도 있다. 이런 대선배를 뵐 때 느끼는 공통점은 여전히 열혈 청년 같다는 점이다. 열정과 의욕에 넘치고 싸움이 필요할 땐 피하지 않는다.

우리가 누구나 80세에 시작해 챔피언이 될 수는 없다. 다만 마음먹기 따라선 노년을 새로운 인생으로 맞을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주책' 소리 들을까 봐 겁내지 않는 청년 정신일 것이다. 은퇴 후 30년은 또 다른 청년기(期)의 시작이다.
 
 

박정훈 | 디지털 담당 부국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517 [쉼터] - 중국 조선족 첫 의류학 박사가 없다?... 있다!... 2017-11-05 0 3801
1516 [문예소식] - 중국조선족무용의 창시자의 한사람인 박용원 2017-11-05 0 3850
1515 [록색문학평화주의者]-아빠, 엄마 나에게 왜 뿔 만들어 줬쏘... 2017-11-05 0 4065
151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개야 개야, 나와 놀쟈... 2017-11-04 0 5495
1513 [쉼터] - 두 가정과 두 아들... 2017-11-04 0 3391
151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중국 장춘에도 참대곰 없다?... 있다!... 2017-11-04 0 4444
1511 [쉼터] - 신화사에 미녀 조선족 시사평론원 없다?... 있다!... 2017-11-04 0 4944
151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곰들아, 마음껏 뛰여 놀거라... 2017-11-04 0 3322
1509 [쉼터] - 개팔자 상팔자 개세상 좋을씨구라구라... 2017-11-04 0 5207
1508 [그것이 알고싶다] - "훈민정음"과 "훈맹정음"... 2017-11-04 0 5284
1507 작곡가들도 컴퓨터의 노예가 된지 오래됐다... 2017-11-03 0 5004
1506 컴퓨터가 소설 써서 문학상 공모전 길 틔우다... 2017-11-03 0 5183
1505 [그것이 알고싶다] - 노벨 "유언장"?... 2017-11-03 0 5043
1504 [그것이 알고싶다] - 성화봉 불 강풍 폭설에도?... 2017-11-02 0 4005
1503 [그것이 알고싶다] - 예전 반도에서도 노벨상 후보?... 2017-11-01 0 3422
1502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가문은?... 2017-10-31 0 5092
1501 [작문써클선생님께] - 독후감쓰기 7단계... 2017-10-30 0 3462
1500 [그것이 알고싶다] - 노벨상 이모저모... 2017-10-29 0 4599
1499 [그것이 알고싶다] - 력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전공은?... 2017-10-29 0 3182
149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친구와 포도주는 오랠수록 좋다... 2017-10-29 0 3599
1497 [타향문단소식] - "시는 아직 입원 중이다"... 2017-10-28 0 3408
1496 [고향문단소식]-중국 조선족문단 권위적 문학상 "연변문학"상 2017-10-28 0 4867
1495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 리유가 없다"... 2017-10-25 0 3515
1494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한 나라의 정신은 말과 글에 있다"... 2017-10-24 0 3372
149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긴가민가"... 2017-10-24 0 3989
1492 [쉼터] - 똘똘 뭉쳐야 산다... 2017-10-24 0 3402
1491 "언어문자를 상실하면 민족정체성도 사라진다"... 2017-10-24 0 3811
1490 [쉼터] - 귀를 잘라 녀인에게 선물한 광인(狂人) 2017-10-24 0 2791
1489 편지 한통 = 1억 9천 2017-10-24 0 2972
148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참대곰아, 나와 놀쟈... 2017-10-24 0 3036
1487 [쉼터] - 민심 = 천심 2017-10-24 0 4981
1486 약의 "오남(람)용[誤濫用]"은 건강을 해친다... 2017-10-24 0 3421
1485 [그것이 알고싶다] - 세계 3대 박물관?... 2017-10-22 0 7821
1484 [쉼터] - 벼야, 벼야, 큰 벼야, 나와 놀쟈... 2017-10-22 0 3337
1483 [이런저런] - 눈을 감고도 코로 냄새 맡아 색상 알아맞추다... 2017-10-21 0 3211
1482 [이런 저런] - 출생지를 기준으로 하는 노벨상... 2017-10-21 0 3041
1481 [타산지석] - 중국 광서 장족 "고추축제" 2017-10-20 0 4982
148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2.25m짜리 벼 2017-10-20 0 5131
147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오리농법" 좋을씨구... 2017-10-20 0 3888
1478 [쉼터] - 1차 인구혁명과 2차 인구혁명 그리고... 2017-10-20 0 3571
‹처음  이전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