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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스페인의 시인·극작가.
전통적인 서정시의 형식을 20세기의 주관성과 결합한 작품을 남겼다.
젊은시절 염소치기였던 그는 1936년 스페인 공산당에 가입했으며 내란(1936~39)에 참가했다. 내란이 끝난 후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국제적인 항의가 있자 종신형으로 감형되었으며, 얼마 후에 31세의 나이로 옥사했다.
그의 시의 두드러진 주제는 사랑, 특히 슬픈 성격의 사랑과 전쟁, 죽음, 사회적 불의 등이었는데, 풍부한 공고라(Gongora)풍의 양식으로 출발하여 내면적이고 단순해지다가 말년에는 비극적으로 변했다. 첫번째 시집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달의 감식가 Perito en lunas〉(1933)이며, 대부분의 소네트가 뛰어난 고전적 순수성을 지닌 비극적이고 서정적 가락으로 구성된 시집 〈끝나지 않는 번개 El rayo que no cesa〉(1936)는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시집 〈잠복하고 있는 사람 El hombre acecha〉(1939)은 전쟁과 감옥의 공포로 가득 차 있으며 독자를 우수에 빠지게 한다. 사후에 출판된 〈부재의 노래책 Cancionero y romancero de ausencias〉(1958)은 그가 굶주리는 아내와 아들을 위해 감옥에서 쓴 시와 자장가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정열과 슬픔으로 충만해 있다. 시 외에 내란중에 선전을 위해 제작한 몇 개의 단막극이 있는데,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죽음의 목자 Pastor de la muerte〉(193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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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 미겔 에르란데스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가
그토록 사랑하는가?
가장 가볍고 날쌘 새처럼 될 만큼 사랑하는가?
곧바로 살아서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모든 것
그 모든 것에 퍼진 이 증오가 가라앉아간다
사랑한다... 그렇지만 누가 사랑하는가?
난다..... 그렇지만 누가 나는가?
깃털에 목마른 푸르름을 나는 정복하리라
그러나, 확실한 용기 주는 날개가 없음을
사랑은 언제나 아래에서 슬퍼한다
불타는, 욕망으로 빛나는 날개 달린 존재는
오르고 싶어했다. 둥지에 자유를 갖고 싶어했다
사람이 줄줄이 멀어져감을 잊고 싶어했다.
깃털이 필요한 곳에 용기와 망각을 놓아주었다
이따금 너무 높이 날아
그 가죽 위로 하늘이, 아래로 새가 반짝이곤 했다
언젠가 네가 종달새와 혼동했던 존재
때로는 거친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던 존재.
타인들의 삶이 너를 가둘 무덤임을 너는 안다
너의 삶을 삼켜버릴 감옥임을 너는 안다
삶이여, 육체들 사이로 아름다운 철책들 사이로 지나가라
철책들을 통해, 마음껏 흘러들어라
즐겁게 치장하는 슬픈 기구
불을 탐내고 호흡하는 성급한 관(管)
계속되는 사용으로 부서진 칼
육체, 그 세계 속에서 꼭 닫힌 채 내가 펼쳐쳐있는 육체
너는 날 수 없으리라, 너는 날 수 없다
나를 속박하는 대기의 회랑 사이로 방랑하는 육체여
네가 아무리 기를 쓰고 올라가도 너는 조난당하고 말리라
너는 외치지 못하리라. 평원은 계속해 황량하고 말이 없다
팔은 펄럭이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가슴이 창공에 던지고픈 꼬리이리라
피는 홀로 몸부림침에 슬퍼진다.
눈은 불행한 인식으로 슬퍼진다
잠든, 깨어있는 미친 도시들은 저마다 감옥의 침묵을,
날개가 될 수 없는 거친 초시류의 날개처럼 불타고
비 내리는 꿈의 침묵을 발산한다
사람이 누워있다 하늘이 올라간다 대기가 움직인다
* 미겔 에르난데스, <<앙파의 자장가>>, 솔, 1995.
* * *
* 드디어 이 詩를 찾아 읽는다, 최정례의 시집 (붉은 밭, 창비, 2001) 에서 그의 이름을 듣고 한번 만나 보고 싶었다, 잊었지만 헌책방에서 몇줄 그를 읽고 지나가기도 했다, 이런 시를 읽을 때마다 모국어가 아닌 모든 시에 대해 질투를 느낀다, 번역시의 어려움, 뉘앙스가 거세된 절반은 죽은 말들, 바벨탑은 언제나 지금 여기서 붕괴되고 있다. 한국어로 된 아름다운 시는 얼마나 많는가, 한국어로 되지 않는 아름다운 시들은 얼마나 광활한가, 러시아어, 불어, 일본어, 에스빠냐어, 독일어,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멕시코어,등으로 되어 있는 시름들.
* 음악가들은 얼마나 유효한가, 그들은 악보만으로 천년의 시간과 천 오백리의 공간을 지나 순정하게 소통할 수 있다, 조율 한번에 몸서리치는 악기를 들고 만나는 음률들, 그런데 말은 왜 이렇게 찢어지는가, 왜 이렇게 텅 비었고, 부서지며 와전하는가. 나는 왜 그 파편을 붙들고 애증하는가.
* 최정례의 시를 첨부한다. 미겔 에르난데스의 시를 읽으며 일 없이 현기증이 돌았다고 또한 첨부한다. 그런 날이 있다. 아무래도 그런 날.
* * *
비행기 떴다, 비행기 사라졌다
비행기 떴다
아주 작은 점이 되어 사라졌다
목요일은 한잠도 못 잤다
금요일은 하루 종일 잤다
토요일은 일요일은 사라졌다
서른살 땐 애 업고 전철역에 서 있었다
15만원짜리 카메라를 사서 할부금을 붓고 있었다
스무살 땐 레드옥스란 술집에서 울었다
연탄가스 먹고 실려갔다
비행기가 또 떴다 이곳을 뿌리치고
가느다란 휜 선을 남기고
사랑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가 그토록 사랑하는가?
라고 시작되는 시가 있었다
누구였던가 누구의 시였던가
그는 나가라며 등 뒤에서 문을 꽝 닫았다
그때 그곳은 처음 가본 곳이라서 어디가 어디인지
무작정 어두운 골목을 더듬어 내려오는데
비행기가 소리없이 구름 속으로 지고 있었다
전화가 오고 전화가 끊어지고
육체는 감옥이라서 달디단 크림케익을 먹고
몸은 부풀었다
육체의 창살 안에서 부풀었다
트럭이 거울을 싣고 가고 있었다
거울 속에 집들은 통째로 실려가다 기우뚱
골목을 제치고 순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미겔 에르난데스의 시였다
너는 날 수 없으리라 너는 날 수 없다
네가 아무리 기를 쓰고 올라가도
너는 조단당하고 말리라
비행기가 무거운 쇳덩어리가 무작정 떴다
하늘 가운데 금속의 섬이 되어 돌고 있다
* * *
* 아니리/ 2005.04.10.
비행 미겔 에르난데스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가 그토록 사랑하는가? 가장 가볍고 날쌘 새처럼 될 만큼 사랑하는가? 곧바로 살아서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모든 것 그 모든 것에 퍼진 이 증오가 가라앉아 간다
사랑한다… 그렇지만 누가 사랑하는가? 난다…… 그렇지만 누가 나는가? 깃털에 목마른 푸르름을 나는 정복하리라 그러나, 확실한 용기 주는 날개가 없음을 사랑은 언제나 아래에서 슬퍼한다
불타는, 욕망으로 빛나는 날개 달린 존재는 오르고 싶어했다. 둥지에 자유를 갖고 싶어했다 사람이 줄줄이 멀어져 감을 잊고 싶어했다. 깃털이 필요한 곳에 용기와 망각을 놓아주었다
이따금 너무 높이 날아 그 가죽 위로 하늘이, 아래로 새가 반짝이곤 했다 언젠가 네가 종달새와 혼동했던 존재 때로는 거친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던 존재.
타인들의 삶이 너를 가둘 무덤임을 너는 안다 너의 삶을 삼켜버릴 감옥임을 너는 안다 삶이여, 육체들 사이로 아름다운 철책들 사이로 자나가라 철책들을 통해, 마음껏 흘러들어라 즐겁게 치장하는 슬픈 기구
불을 탐내고 호흡하는 성급한 관(管) 계속되는 사용으로 부서진 칼 육체, 그 세계 속에서 꼭 닫힌 채 내가 펼쳐져 있는 육체
너는 날 수 없으리라, 너는 날 수 없다 나를 속박하는 대기의 회랑 사이로 방랑하는 육체여 네가 아무리 기를 쓰고 올라가도 너는 조난당하고 말리라 너는 외치지 못하리라. 평원은 계속해 황량하고 말이 없다
팔은 펄럭이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가슴이 창공에 던지고픈 꼬리이리라 피는 홀로 몸부림침에 슬퍼진다. 눈은 불행한 인식으로 슬퍼진다
잠든, 깨어있는 미친 도시들은 저마다 감옥의 침묵을, 날개가 될 수 없는 거친 초시류의 날개처럼 불타고 비 내리는 꿈의 침묵을 발산한다 사람이 누웠다 하늘이 올라간다 대기가 움직인다
- 미겔 에르난데스, {양파의 자장가}/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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