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수필의 허구문제를 알아보다(8)
2017년 05월 05일 23시 30분  조회:2309  추천:0  작성자: 죽림
수필과 다른 문학 장르의 차이점


문학은 언어를 도구로 하여 작가 자신의 감정이나 사고(思考), 체험, 표출하고자 하는 것 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표현하는, 예술 행위이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만 본다면 소설이나 시, 희곡, 그리고 수필 등은 같은 문학 행위로서 다같이 문학의 범주에 속한다. 더욱이 이 중에서 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산문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더욱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소설과 시, 희곡, 수필 등은 분명히 각자만의 고유 영역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의 특징을 각기 지닌, 서로 다른 형태의 문학 장르이다. 이 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구분되어 온 것이고,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소설과 시, 희곡, 수필 등이 같은 문학이면서도 그 형태가 서로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과 시, 희곡, 수필 등이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르며 각기 어떤 특징이나 특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차이점이나 특성 등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거나 혼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소설과 수필의 차이점이나 각기 다른 특성을 잘 구분하지 못하거나 혼동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소설과 수필이 같은 산문 형식을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면도 있어 보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소설과 수필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마치 사과와 감이 얼핏 보기엔 색깔이 비슷한 것 같아도 이들은 서로 본질적으로 분명히 다른 과일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수필은 작가 자신의 체험이나 생각, 또는 사상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문학 행위이다. 즉 수필은 허구 세계가 아닌, 사실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근래에 와서는 수필에서의 허구성 문제를 놓고 수필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수필에서 어느 정도의 허구는 용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그러나 수필에서는 근본적으로 허구 세계가 용납되지 않고 있다. 또 수필에서의 허구를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견해도 수필에서의 허구는 문학으로서의 예술성과 극적 효과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이지 소설에서처럼 무한정의 허구 세계를 용납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수필과는 크게 다르게 무한정의 허구 세계가 용납된다. 작가의 체험이나 생각, 또는 사상이나 가치관 등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허구와 가상의 세계를 그려내고 가공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소설이다. 또한 이러한 허구와 가상의 세계, 가공 인물 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고, 이를 통해 작가의 사랑이나 의도를 표출하고 창조적·예술적 문학 행위를 하는 것이 바로 소설의 기본 형태이다.

 

그러면서도 소설에서는 그 허구와 가상의 세계를 마치 그것이 현실인 것처럼, 또는 작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얘기를 사실 그대로 그려놓은 것처럼 묘사하는 수가 많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소설의 기법이자 특징이며, 또 그래야만 소설로서의 가치가 있고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소설에서의 이러한 허구와 가상의 세계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하고, 자신의 체험이나 생각 등을 사실 그대로 묘사한 수필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하는 수가 있다. 특히 소설에서는 1인칭 수법으로 '나'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수가 많은데, 소설에서의 이 '나'를 그 소설을 쓴 작가 자신의 모습이나 생각, 또는 체험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나'의 형식을 빌어 쓴 소설과 작가 자신의 모습이나 생각 등이 그대로 그려진 수필에서의 '나'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소설 속의 '나'나 수필 속의 '나'를 모두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여 소설이나 수필을 비슷한 문학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의 숫자는 아주 적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 속의 '나'와 수필에서의 '나'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소설 속의 '나'는 거의 대부분 소설의 극적 효과와 사실감 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허구의 '나'일 뿐이다. 반면에 수필에서의 '나'는 어디까지나 작가 자신의 모습과 생각 등이 그대로 투영된, 실제 모습의 작가 자신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의 '나'는 작가 자신의 인격이나 가치관, 생각, 성격, 또는 교육 수준이나 교양 정도 등과 무관하게 얼마든지 작가의 의도대로 그려질 수 있지만, 수필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수필에서의 '나'는 어디까지나 작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그의 인격이나 가치관, 생각, 성격 또는 교육 수준이나 교양 정도 등에 따라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소설 속의 '나'는 저속한 말이나 욕설 따위를 마구 쓰는 등 용어 선택이나 언어 표현 등에 거의 제약이 없다. 그러나 수필에서의 '나'는 곧 작가 자신의 모습이며 작가의 인격이나 품위 등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표현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으며, 용어 선택이나 언어 표현 등에 작가 스스로 신중을 기하기 마련이다.

 

만일 그렇지 않고 수필에서의 '나'가 소설 속에서의 '나'처럼 저속한 표현이나 욕설 따위를 마구 쓴다면 독자들은 그 수필을 쓴 사람의 인격이나 품위를 아주 천하게 여길 것이다. 또 수필에서의 '나'가 소설에서의 '나'처럼 허구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거나 그 내용이 허구적이라면 독자들은 그것도 사실 그대로 믿어 버리기 쉽다.

 

소설과 수필과의 이러한 관계와는 달리 시와 수필은 그 형태부터가 눈에 띄게 달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서로 혼동하거나 동일시 하는 사람들은 적다. 특히 시는 수필에 비해 대체로 분량이 적고 몇 구절의 짤막한 시구로 표현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시의 분량이 늘어난 것들도 적지 않고, 산문 형식처럼 쓰여진 시들도 있다. 장편시나 서사시 같은 것들 중에는 수필보다도 그 분향이 훨씬 많은 것들도 흔히 보게 된다.

 

다라서 이러한 시들과 수필을 자칫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시인이 쓴 수필이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런 수필 중에는 시적인 표현과 시적인 형식이 자주 인용되어 그것이 시인지 수필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설과 수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시와 수필의 관계도 분명히 다른 것이다. 특히 시는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 생각 또는 체험 등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무한한 상상력과 허구적인 요소까지도 가미하여 재구성, 또는 재창조하여 표현하는 수가 많으며, 시적인 언어의 선택과 배열, 구성 등이 독특하기 때문에 수필과는 같을 수가 없다.

 

또한 희곡은 줄곧 대화체의 문장으로 이어지며, 주로 대화와 행동의 표현 묘사로 쓰여진 문학 장르이기 때문에 그 형식에서부터 수필과는 쉽게 구분괸다. 특히 수필에서는 가능한 한 대화체의 문장은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대화체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희곡과는 더욱 잘 구분된다.

 

'수필'이란 이름으로 쓰여진 글등 중에는 더러 그것이 소설인지 희곡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화체의 문장을 많이 쓴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본질적으로 수필이라고 할 수 없다. 수필은 어디까지나 산문 형식의 묘사로 표현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필은 소설이나 시, 희곡 등 다른 문학 장르와 분명히 다른 것이며, 나름대로의 영역과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이 점을 망각하고 소설이나 시, 또는 희곡 등의 특성과 마구 혼합하여 수필을 쓴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죽도 밥도 아닌, 이상한 형태의 잡문이 되고 만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70 시인은 작품속에 삶의 몸부림과 고통을 버무려야 한다... 2017-04-03 0 2528
369 당신은 왜 시인의 험난한 길을 걸어가려 하십니까?... 2017-04-03 0 2209
368 시는 누구나 쓸수 있으나 아무나 시인이 되는것은 아니다... 2017-04-03 0 2372
367 시인은 시상(詩想), 시정(詩情), 시흥(詩興)을 깨울줄 알아야... 2017-04-02 0 2258
366 시인은 시상이라는 "낚시 찌"에 전신전령을 기울려야... 2017-04-02 0 2683
365 시인은 詩나무그루터에 오줌을 싸고 있었다... 2017-04-02 0 2307
364 형이상시에서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폭력조합시켜라... 2017-03-29 0 2790
363 형이상시는 불협화음속에서 기상천외의 조화로운 분위기를... 2017-03-29 0 2566
362 시인은 언어를 잘 다룰줄 아는 고급동물이다... 2017-03-29 0 2391
361 형이상시는 즉물시와 사물시를 포괄한 제3류형의 시이다???... 2017-03-29 0 2680
360 형이상시에서 객관적 상관물의 발견으로 통합된 감수성을... 2017-03-29 0 2269
359 형이상詩는 21세기의 시운동의 모델이라고???... 2017-03-29 0 2457
358 시인은 자연과 타인의 생을 기웃거리는 촉매자이다... 2017-03-29 0 2502
357 시에서 아방가르드 정신을 꿈꾸는 자는 늘 고독하다... 2017-03-29 0 2398
356 [시문학소사전] - 시쓰기에서 알아야 할 용어들 2017-03-29 0 2893
355 현대시는 탈관념의 꿈꾸기이며 언어적 해체인것이다... 2017-03-29 0 2517
354 후기산업혁명사회의 현대인들의 병을 시로 치료하라... 2017-03-29 0 2375
353 시란 희노애락을 부르짖는 소리이다... 2017-03-29 0 2797
352 "전통시인"이나 "실험시인"이나 독자를 외면하면 안된다... 2017-03-29 0 2275
351 현대시쓰기 전 련상단어 100개 쓰기부터 하라... 2017-03-29 0 2988
350 현대시의 실험적 정신은 계속 진행형이다... 2017-03-29 0 2279
349 현대시의 흐름을 알고 시작(詩作)을 시작(始作)하자... 2017-03-29 0 2222
348 현대시는 "단절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2017-03-29 0 2468
347 시는 추상적인 표현과 원쑤지간이다... 2017-03-29 0 2736
346 시심의 모든 밑바탕은 지, 정, 의를 근본으로 한다... 2017-03-29 0 2171
345 시가 "디지털혁명시대"와 맞다들다... 2017-03-27 0 2399
344 프랑스 시인 - 폴 엘뤼다르 2017-03-27 0 3323
343 시어는 삶과 한 덩어리가 된, 육화적인 언어로 련금술해야... 2017-03-27 0 2320
342 시는 한점의 그늘 없이 화창해야 한다... 2017-03-27 0 2458
341 시인아, 어쨌든 있을 때 잘해야지...그리고...상투는 없다... 2017-03-24 0 2071
340 시인의 "적막한 키스"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것인가... 2017-03-23 0 2335
339 시와 련관성이 없는 "무의미시"의 낱말로 제목화할수도 있어... 2017-03-22 0 2480
338 이순신 장군 시 모음 2017-03-21 0 3010
337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것들이 많단다... 2017-03-21 0 2515
336 류시화 시 모음 2017-03-21 0 5878
335 새가 나무가지를 못떠남은?!ㅡ 2017-03-21 0 2529
334 <새(鳥)> 시 모음 2017-03-21 0 2726
333 시제는 그 시의 얼굴로서 그작품의 질과 수준을 예감할수도... 2017-03-21 0 2797
332 시의 제목을 첫행이나 끝행으로 할수도 있다... 2017-03-20 0 2468
331 시의 제목에 의하여 시의 탄력이 생긴다... 2017-03-18 0 2496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