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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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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6)
2017년 05월 22일 22시 53분  조회:977  추천:0  작성자: 죽림

 

 

81

 

 

 

 

거미와

젊음과

세월네월

하얗게

빻아지고…

 

들야와

시내와

오리오리

하얗게

찢껴지고…

 

그 찰나,

그 옆에-

보리 한알

하늘하늘

파랗게

솟아나고…

 

 

 

 

 

82

 

 

 

 

지평선 너머

노을이

몸풀이 하던-

 

개바자 너머로

쥬우- 쥬쥬쥬

닭들을

더둠과 더불어

하아얗게 불러들이던-

 

문턱 너머

화로불우에서

시라지국이며

오누이장국이며

구수히-

얼룩고양이 코끝을 건드리던-

 

 

 

 

 

 

 

나의 고향,

느즈막, 추억과 함께

새까아맣게 부서지고…

그늘 비낀 마음속에서

하냥 색바래지고 있는-

앗,-

 

--모두들 안녕하시우…

 

 

 

 

 

 

 

 

 

 

 

 

 

 

 

 

 

 

 

 

83

 

 

 

ㅡ뭐,

“혁명”

“혁명”하면서

눈도 떼웠다

코도 떼웠다

입도 떼웠다

귀도 떼웠다

온통 모두 다 떼웠다…

 

그렇게도 아름다웠던,

그렇게도 유구하던,

푸 욱-

슴배인

전설마저도

몽땅 떼웠다…

그 옛적

그 메아리마저도

돌아오지 못하고-

...

 

 

 

 

 

 

 

 

여보게, 친구!

남은것이라도

잘-

천연기념물로 정해두라구

그리구,

자 ~ 알-

가꿔보자구!

 

―모두들 안녕하시우…

 

 

 

 

 

 

 

 

 

 

 

 

 

 

84

 

 

 

 

핫, 좋다

오랜만에 국자가가

가슴을 열고 있다

 

어느날 어느날

그 어느날인가

저 비좁던 다리로부터

그리고 저기 저 가슴 여리고 여린

“+”까지

전족(纏足)이 걸어 다니던 길을-

“캉다”,

“홍색”,

“빠얼치”가

서로서로 바르케트를 쌓고

“혁명”과

“혁명”을

모두모두 하던 길을-

 

핫, 좋다

오래만에 국자가가

가슴을 활짝 열고 있다!-

 


백년부락에서
 

 

 

도문시 월청진 백룡촌 “백년부락”민속촌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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