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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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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 "연길"이는 어디고 "옌지"는 또 어딘고?...
2018년 01월 26일 01시 34분  조회:3640  추천:0  작성자: 죽림
'옌지'를 '연길'로 불러야 하는 이유
2016년4월15일  작성자: 편상욱
중국 지린 성(吉林省) 옌지(延吉)에 출장차 다녀왔습니다.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州都)로 시인 윤동주의 고향 용정과 불과 20km 떨어진 곳입니다.
 
한국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동주'인지라 시인 윤동주의 자취를 먼 자락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취재하다 현지에서 돌발 상황이 많았던 탓에 그런 호사는 부리지 못했습니다.
 
연길의 방송용 표준어는 중국식 발음 '옌지'입니다. 기사에도 물론 옌지라고 쓰고 그렇게 방송했습니다. 그러나 연길을 다녀오고 나니 옌지가 아니라 '연길'로 부르는 게 맞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길이 어떤 곳인가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드러납니다. 중국 정부가 설치한 연길공항, 기차역의 간판에는 한자와 함께 한글로 명확히 '연길'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연길 공항
 
실제로 여기 사시는 동포들도 옌지라 부르지 않고 연길이라 합니다. 학교 다닐 때 지리 선생님과 친하기만 했지 공부는 안 한 저 같은 분이 또 있을까 봐 잠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반도 위쪽을 만주라 부르는 데 서쪽 (평안도 쪽)이 서간도, 동쪽(함경도 쪽)이 북간도입니다. 중국과의 국경선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나뉘는데 서해로 흘러가는 폭 넓은 강이 압록강, 동해로 흘러가는 폭 좁은 강은 두만강입니다.
 
두만강은 폭이 매우 좁아서 국경이 정확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걸어서도 건널 수 있는 곳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함경도에 살았던 많은 분들이 많이 건너가 살아서 북간도에 우리 민족이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원래 기자였던 작가 안수길은 1959년 대하소설 '북간도'를 사상계에 연재하기 시작해 1967년 4, 5부까지 전편을 완성합니다. 1870년에서 1945년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격동의 시대를 3대의 가족사를 통해 재현한 작품입니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만주를 개척한 간도 이주 조선인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분들은 중국으로 편입이 확정된 이후에 모두 조선족이 되셨습니다. 처음 밟아 본 연길 땅은 사실상 한국과 다름없었습니다. 곳곳에 한글 간판하며 택시기사, 공안국(경찰서)의 조선족 공안(경찰관)들이 모두 우리말을 하는지라 우리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듯 즐거워하는 저와 달리 연길 동포들의 한국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 동포들의 한국방문이 쉬워진 요즘 일이나 관광으로 한국에 다녀오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받은 한국의 인상은 고국의 따뜻함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환대와 동포로서 애정은 커녕 심각한 차별을 겪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관광으로 한국을 찾았던 연길방송 아나운서 출신인 미모의 중년여성은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값을 깎다가 '중국X' 이라는 말까지 들은 적 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 일하러 가셨다가 임금을 떼이고 돌아오신 분들도 부지기수라는군요.
 
비록 국경이 나뉘어있지만, 아직도 우리말을 자손들에게 잊지 않도록 가르치며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사시는 분들에게 아무래도 이건 아니라는 반성이 저부터 들었습니다. 서울말과는 다른 억양과 단어로 이분들이 중국 동포라는 사실은 말 몇 마디면 금방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충청도 사람인 제가 방송할 때 외에는 저도 모르게 충청도 원어민 사투리를 구사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저부터도 중국 동포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차별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곳의 조선족을 배려해 공항부터 모든 관공서의 간판까지 한글을 함께 써놓습니다. 한국어 방송도 물론 있고요. 이에 비해 한국 정부와 한국인은 오늘날까지 한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시는 이분들에게 무엇을 해드렸나 생각하게 됩니다.  
 
///SBS 뉴스 편상욱 기자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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