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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화살이 박힌 갈매기
일본 혼슈 북동쪽 미야기 현 기타가미 강 하구에 자리잡은 이시노마키 시. 에도시대부터 번성한 수산도시로 알려져 있다. 유서 깊은 이 도시에서 최근 야생동물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붉은부리갈매기'가 머리에 화살 같은 것이 박힌 상태로 발견됐다.
갈매기가 발견된 곳은 국가 중요문화재 '이시이 갑문' 근처 수로였다. 지난 3월 28일 '머리에 화살 박힌 갈매기가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야생동물 보호를 담당하는 현 동부지방진흥사무소 직원이 연락을 받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
붉은부리갈매기 한 마리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 자세히 보니, 머리 왼쪽 부위에 종이로 만든 화살처럼 보이는 약 10cm길이의 가느다란 물체가 박혀 있었다.
현 당국은 상처입은 갈매기를 보호하거나 동물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지 검토했지만, 부상없이 생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갈매기는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쇠약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지지 않았다. 놀랍게도 닷새 뒤인 4월 2일에도 건강하게 날아다니는 것이 목격됐다. 여느 야생조류와 마찬가지로 날아다니고 걸어다니고 물위에 떠다녔다. 주민들은 상처 입은 갈매기를 근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발견된 여러 개의 화살…의도적 밀렵 시도?
일본 조수보호법은 붉은부리갈매기를 포획·사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화살을 날렸다면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현장 부근을 수색한 경찰은 갈매기에 박혀 있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일종의 '종이화살' 여러 개를 발견했다. 신문 전단지류의 종이를 10∼15cm 정도의 가느다란 원뿔모양으로 말아 테이프로 붙인 것이다.
동물병원 의사가 현장을 방문해 갈매기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깊은 상처 때문에 무리에서 낙오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포획 치료가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그대로 놔둘 경우, 먹이 활동을 제대로 못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끈질긴 생명력…화살이 박힌 채 일주일 이상 생존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 이상이 경과한 4월 6일. 현 지방진흥사무소는 상처 입은 갈매기의 상태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망원경으로 보호를 위한 관찰을 계속한 결과, 발견 당시와 마찬가지로 수로 일대를 산책하거나 헤엄치는 모습이 확인됐다. 큰 부상 없이 포획해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조심스럽게 지켜볼 뿐이었다.
NHK는 인근 주민이 "자주 산책하러 오는 사람이 까마귀 등을 향해 바람총(짤막한 화살 따위를 대롱에 넣고 입으로 불어쏘는 무기. 장난감 또는 새 사냥 때 사용)을 발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누군가 사제 사냥도구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야생조류를 괴롭혀 온 것으로 보였다.
경찰은 수로 주변에 거주하는 남성이 종종 화살 같은 것을 날리는 것을 봤다는 증언을 주목하고, 용의자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붉은부리갈매기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번식하는 철새로, 희귀조류는 아니다. 몸길이 약 40cm 정도의 겨울 철새로, 보통 강이나 호수, 해안이나 하구 등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멸종위기종이 아니더라도 야생조류를 함부로 포획·살상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당연히 불법이다.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이다. 대부분은 이 상식을 잘 지킨다. 그러나 야생 동물 살상을 재미삼듯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어서 문제이다. 동물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인간이 사람에게 어떻게 대할지는 쉽게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나신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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