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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1430년 발생한 규모 6.4지진 탓…8세기 후반 축조 추정
경북도 “원래 위치로 5m 이동 추정”…세우는 방안 추진
땅바닥으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600년 전 지진으로 넘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마애불은 21세기에 발견된 가장 흥미로운 유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23일 경북도와 경주시에 따르면 마애불을 세우는 연구용역을 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 마애불이 1430년에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석영입자가 햇빛에 노출돼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고 퇴적 후 다시 방사성 물질을 받아들여 신호를 형성하는 것을 분석해 연대를 측정했다. 마애불이 축조된 시기는 인근에서 발견한 토기 연도를 측정 결과 8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또 마애불이 넘어진 상태에서 하단부보다 산 위쪽에 원래 위치했고 바라보는 쪽은 북쪽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계 회전 방향으로 282도 방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마애불을 이루는 화강암은 지하에서 마그마가 유동할 때 흐름 방향과 속도에 의해 다양한 배열이 만들어지는 데 이를 이용해 원래 위치와 방향을 연구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래 위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5m 정도 산 위쪽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최종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마애불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13호) 일대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 발아래 연화 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총 무게는 70∼8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상은 넘어진 상태로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5㎝에 불과하다. 불상에 암반에 부딪히지 않아 얼굴을 보존할 수 있었다. 원만하고 이지적인 상호(相好·부처의 얼굴)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신라를 대표하는 얼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경북도와 관계 당국은 마애불이 발견된 이후 줄기차게 세우는 방안을 논의했고 최근에는 마애불 주변을 보강해 모형을 만들어 실험한 뒤 세우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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