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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삼림파괴", 남의 일이 아니다...
2019년 12월 13일 23시 12분  조회:3821  추천:0  작성자: 죽림
  현 브라질원주민협회 (APIB)의 소냐 과자자라(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와 부족 리더들이 로마에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는 모습
▲   현 브라질원주민협회 (APIB)의 소냐 과자자라(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와 부족 리더들이 로마에서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는 모습
ⓒ 아마존와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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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주에서 온 소냐 과자자라(Sônia Guajajara)라고 하며, 현 브라질원주민협회(APIB)의 대표입니다. 지금 브라질 원주민들의 삶은 아주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습니다. 농기업, 벌채 및 광산업체들이 아마존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35일 안에 3명이나 살해당했습니다. 이는 브라질 원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COP25)를 찾은 소냐 과자자라 대표는 다수 원주민들이 직면한 현실을 알리며 세계를 향해 국제연대를 호소했다.

지금 마드리드에서는 정부기관과 업계가 참여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의결기구, 유엔기후변화회의(COP)의 공식 행사와 동시에, 환경-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대안적 행사, '기후 소셜 서밋(Social Summit for the Climate)' 및 원주민 리더들을 위한 대안적 연대체, '밍가 인디지나(Minga Indigena)'도 열리고 있다. 북남미에서도 많은 원주민 환경운동가들이 가세해 행진, 집회, 퍼포먼스, 토론회를 열며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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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5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기후비상행진에서 공식 연설자로 초대된 소냐 대표는 군중을 향해 현 브라질 대통령을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우리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단지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입니다. 아마존은 불타고 있으며, 아마존을 보호하고자 싸우는 이들은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열대우림은 과거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지구 말고 없듯이, 우리는 대안(plan B)이 없습니다. 지난 500년 동안 계속된 이 싸움에 우리 모두가 전사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 싸움에 중요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그녀의 친척 두 명이 고속도로에서 총격사건으로 살해당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5)를 찾은 소냐 과자자라 대표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5)를 찾은 소냐 과자자라 대표가 국제사회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5)를 찾은 소냐 과자자라 대표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5)를 찾은 소냐 과자자라 대표가 국제사회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 디모크라시 나우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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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자라 부족의 대표격인 피르미노 과자자라(Firmino Guajajara)와 하이문도 과자자라(Raimundo Guajajara)는 사건 당시 환경 관련 미팅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고속도로에서 총을 난사한 후 뺑소니친 용의자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은 원주민보호지역이지만, 원주민들이 불법 벌채업자와 광산업자로부터 폭력에 자주 노출되는 곳이다.

과자자라 부족은 브라질 내 가장 큰 원주민 부족 중 하나로 약 2만 명의 주민들로 추정된다. 이들은 최근 증가하는 불법 벌채와 토지 점유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하고자 7년 전부터 삼림 보호원단(Guardians of the Forest)을 구성해 정찰을 해오고 있지만, 역부족이기만 하다.

지난 11월 1일에는 삼림보호원이었던 파울리노 과자자라(Paulino Guajajara)가 살해당했다. 26세의 젊은 나이로 한 명의 아들을 남기고 유명을 달리한 그는 지난 9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위험한 일이라 가끔 두려운 생각도 들지만, 머리를 쳐들고 맞서서 싸우고 있다"며 "현재 아마존의 자연이 너무 많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토지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동물과 새들, 다른 부족도 보호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아마존을 보호해야 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에는 대략 백만 명의 원주민이 존재하는데, 브라질 내 원주민에 대한 폭력을 모니터링하는 가톨릭단체 씨미(Cimi)에 의하면, 1985년 이래 살인사건만 1119건으로 집계된다. 특히 2017년에는 110명, 2018년에는 135명이 살해당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아마존 파괴와 원주민 대상 폭력
 
 지난 여름 불타고 있는 아마존
▲  지난 여름 불타고 있는 아마존
ⓒ 아마존 와치 제공 (katie Maeh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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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극우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아마존 지역의 삼림파괴와 아울러 원주민들에 대한 폭력이 급격히 증가추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린피스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원주민선교위원회(Indigenous Missionary Council)의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지난 1월 이래 브라질에서는 불법 토지점유가 두 배로 증가했고, 원주민보호구역에 대한 공격이 4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벌목과 채광, 자원약탈을 목적으로 불법침입한 이 업자들은 종종 중무장을 하는 관계로 원주민들에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 현상을 믿지 않는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과거 선거 캠페인 중에는 원주민들의 권리를 축소하고, 이들을 문화적으로 동화시킬 것이며, 아마존 내 원주민보호지역을 개발업자들에게 개방할 것임을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브라질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위성 자료를 근거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동안 발생한 브라질 아마존 화재는 8만 7천 건 이상으로, 지난해(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6%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화재 건수다.

다수의 환경단체들은 아마존의 화재가 올해 들어 더욱 증가한 배경으로 열대우림을 불태우고 소 방목장과 콩 등의 작물을 키우는 농지, 광업 개발지로 만들려는 업계의 탐욕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브라질에선 건기에 화재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목축지 마련 등을 위해 인위적으로 삼림을 태우기도 한다. 예일대 발표에 의하면, 파괴된 아마존 삼림의 80%에 5천만 마리 이상의 소를 기르기 위한 목축지가 자리잡고 있다. 

브라질의 환경단체 '지구의 벗 브라질(Amigos da Terra Brasil)'은 "아마존 산불은 누군가의 실수가 아니다"라며 "아마존 산불 뒤에는 피 묻은 자본이 있다. 이 힘은 지난해 말 대통령으로 당선된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환이고, 이는 아마존 부족들과 아마존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고 있다"며 웹사이트를 통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브라질 정부의 환경관리 프로그램 예산 축소 방침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 정책 예산이 95%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내 환경 관련 기관과 연구자들에 대한 고소, 해고 등 정부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의 현 대통령과 각료의 환경정책은 대내외적으로 큰 비판을 사고 있다. 프랑스는 주요 무역거래를 막겠다고 위협하기도 했고, 노르웨이와 독일은 열대우림 보호기금 기부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더 이상 원주민들의 피 보고 싶지 않다"
  
이런 브라질 현 정부의 반환경 정책기조에 대해, '브라질 사회정의 및 인권네트워크'의 마리아 루이사 멘돈사(Maria Luísa Mendonça) 대표는 지난 8월 미국 대안매체 디모크라시 나우(Democracy Now!)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사회가 아마존 삼림파괴를 이끄는 브라질 소고기, 콩, 사탕수수, 목재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파괴에 대해 아주 만족해하고 있고, 책임을 회피할 핑계를 찾을 것이다"라고 일축하며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그를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국제사회가 아마존 농기업 제품(소고기, 콩, 사탕수수, 목재)의 보이콧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브라질 행정부에 재정지원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토지를 보호하며 국내시장의 70%에 해당하는 식량을 생산하고 있는 원주민이나 소농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는 지난 11월 29일 브라질의 한 인권단체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소한다는 브라질 신문 에스타다오(Estadao)를 인용보도했다. 아른스인권위원회(Arns Commission for Human Rights Defense)는 지난 11월 18일 아마존 화재와 원주민 리더 살해사건들과 관련, 현 대통령이 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범죄를 선동했다고 주장하며 '원주민 대학살'로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해마다 수많은 진정서를 접수받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조사나 기소에 이르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만약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는 30년 종신형과 아울러 벌금, 재산몰수를 당할 수도 있다. 군사독재시절 고문에 반대하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브라질의 돔 파올로 에바리스토 아른스(Dom Paulo Evaristo Arns) 추기경의 이름을 딴 이 단체는 총 2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으며 6명의 전직 장관, 언론인, 환경운동가, 변호인 등으로 구성되어있다고 단체 공식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소냐 과자자라씨는 한 달간 독일, 이태리, 스페인 등 유럽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며 파이낸셜 타임즈에 광고를 내 '아마존 파괴에 앞장서는 기업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최악의 은행 리스트'를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불명예스런 리스트에는 블랙락(BlackRock), 뱅가드(Vanguard), JP모건 체이스, 스페인의 산탠더(Santander), 프랑스 BNP 파리바스, HSBC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그녀는 원주민 리더들을 공격하는 이런 연속적인 폭력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을 통해 "도대체 이런 (폭력이) 얼마동안 지속될 것인가. 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인가. 현 당국은 증오와 편견 아래 생명을 빼앗기는 원주민의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더 이상 원주민들의 한 방울의 피도 보고 싶지 않다!"고 분노했다. 또한 자신의 트윗에서 "지금은 제도화된 집단학살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할 때"라고 명백한 어조로 말했다. 
 
 
 
 
 
 
 
ⓒ 소냐 과자자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마존 원주민에 대한 폭력은 비단 브라질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8월 29일 영국 BBC 보도에 의하면, 브라질-베네수엘라 접경지역에 사는 야노마미(Yanomami) 원주민 마을에 불법 채금업자들이 불을 질러 야노마미 원주민 80명을 살해했다. 당시 현지 상황을 전한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스테판 코리 대표는 "모든 (9개국) 아마존의 정부들은 현재 원주민보호지역에 만연한 불법적인 채광, 벌목, 침입 등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7월말부터 본격화된 이번 화재로 아마존 생태계의 20%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 파괴되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이자 거대한 산소공장만은 아니다. 지구 온난화를 늦춰줄 주요 버팀목 아마존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원주민들의 생명과 삶의 근거지도 잔인하게 파괴되고 있다. 이는 '환경 위기이자 인권 위기'다.

물론 아마존 열대우림의 위기를 저지하는 차원에서 소고기 소비를 절제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활용하는 것도 성숙한 세계시민의 역할이겠다.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우리가 100만 원주민들의 호소에 기울이고, 그들의 손을 잡을 때가 아닐까. 국제사회의 압력에 민감한 브라질 정부를 향해 세계 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아마존 열대우림과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아마존에 기후 안정성을 의존하고 있는 세계를 위해, 브라질은 불법 토지 점유와 산림 벌채를 타파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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