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을 뜨면 식수(食水)로 바꿔주고 밤에는 조명등 역할을 하는 특수 물병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김영식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와 김문이 연구원, 김차중 디자인및인간공학부 교수와 조광민·마상현 연구원팀은 이같은 기능을 갖춘 물병 ‘아쿠아시스’를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수인성 전염병과 식수 및 전력 부족으로 생명 위협을 받는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이들을 위해 미생물과 기생충 등을 걸러낼 수 있는 빨대형 정수 빨대 ‘라이프 스트로우’ 등이 있었지만, 바닷물을 식수로 바꿀 수 있는 휴대용 장치는 드물었다.
아쿠아시스는 어린이들도 쉽게 물을 담아 나를 수 있게 설계됐다. 낮에 바닷물을 담은 뒤 햇빛에 놔 두면 나트륨 이온을 빨아들여 식수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물병 상단부 태양광 패널 등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다. 김영식 교수가 개발한 ‘해수전지’ 원천기술이다. 4시간동안 햇빛에 노출시키면 해수전지 충전과 담수화가 완료된다. 담수화 완료 여부는 LE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탈착이 가능한 물병 상단 부분을 분리하면 밤에 집안에서 전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침 일찍 물을 떠 놔두면 오전엔 정수기로, 오후엔 생수통 그리고 밤에는 조명등 기능을 하는 셈이다.
아쿠아시스는 지난 3월 독일 ‘iF 디자인어워드 2020’에서 ‘프로페셔널 콘셉트’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UNIST 관계자는 “기술의 사회적 기여에 초점을 맞춰 제3세계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대학이 갖고 있는 해수전지 원천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융합한 연구성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교원창업기업 포투원을 통해 아쿠아시스 상용화 및 제3세계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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