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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을 보며
2016년 12월 19일 23시 16분  조회:593  추천:0  작성자: 파랑비
단풍을  보며 
 
점점 희소해지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을 보며
애써 그들의 이름을 기억한다
아카시아
물푸레
모감주나무
팽나무
 
푸른 잎에 기대어
살아 온 내 마음이
낙엽이 지면
세상도 자신도 잊어질가봐
애써 기억을
나무에 붙들어 맨다
 
쓰고  떫은 기억은
홍시 되어
감나무에 남고
아카시아 향기같던 사랑은
떠나면서도
모감주 씨 같은 환상 남기는데
설레이던 꿈들은
방울  되어
플라타너스 가지에서
추운 겨울 나겠지
 
인생의 번화가
나뭇잎처럼 질 때면
곱게 곱게 물든
물푸레나무 잎 되어
계곡의 물속에
고이 잠들리라
그러면
내 위를 흐르는 물이
정말 더 파래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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