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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사경(思經) 제 5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 : 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일부러 짓는 업이 있으면, 나는 반드시 그가 과보를 받을텐데 현재 세계에서 받거나 후세에서 받을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만일 일부러 지은 업이 아니면, 나는 그는 반드시 그 과보를 받는다고는 말하지 않느니라. 그 중에는 몸으로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業)이 있으니,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한다. 입으로 짓는 업이 네 가지가 있고, 뜻으로 짓는 업이 세 가지가 있다. 그것들은 다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한다.
어떤 것이 몸으로 일부러 짓는 세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산 목숨을 죽이는 것[殺生]이니, 지극히 악해 피를 마시고 그것을 해치고자 하며, 중생에서부터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도 자애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남이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不與取]이니, 남의 재물에 집착하여 도둑질할 마음으로 그것을 취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삿된 음행[邪淫]이니, 저 아버지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어머니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부모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다. 혹은 자매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형제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아내의 부모가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친족이 보호하는 대상이 있으며, 혹은 같은 성[同姓]이 보호하는 대상이 있고, 혹은 남의 아내라서 채찍의 벌을 받을까 두려워함이 있으며, 또 남의 정혼녀가 있으니, 직접 이러한 여자를 범하는 것이다.
이것을 몸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이라 하는데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입이 고의로 짓는 네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거짓말[妄言]을 하는 것이다. 그가 대중 가운데 있거나 권속들 가운데 있거나 혹은 왕가(王家)에 있을 때, 만일 그를 불러 '네가 아는 것을 정직하게 말하라'고 하면, 그는 모르면서 안다 하고 알면서 모른다 하며,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 하고 본 것을 보지 않았다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혹은 재물을 위해서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간질하는 말[兩舌]이니, 남을 갈라서게 하려고 하여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에 가서 말하여 이쪽을 부수고자 하고, 저기에서 들은 말을 여기에 와서 말해 저쪽을 부수고자 한다. 단합되어 있는 것을 이간시키고 이간된 사이를 더욱더 이간질하여 파당을 만들고 파당을 즐기며 파당을 찬양해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추한 말[?言]이니, 그가 만일 말을 하면, 말씨가 거칠고 사나우며, 나쁜 소리는 귀에 거슬려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는 말만 하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말만 하여 남을 괴롭게 하고, 안정을 얻지 못하게 하는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꾸며대는 말[綺語]이니, 그는 시기에 적절하지 않는 말을 하고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법이 아닌 것을 말하며, 그쳐 쉬지 못하게 하는 말만 한다. 또 그쳐 쉬지 않는 것을 찬양하고, 때를 어기고 잘 가르치지 않으며, 또한 좋게 꾸짖지도 않는다.
이것을 일러 입이 고의로 짓는 네 가지 업이라 하는데,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뜻[意]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으로서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인가?
첫 번째는 탐욕[貪伺]이니, 남의 재물이나 모든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엿보고 항상 살피면서 구하고 희망하여 나의 소득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워하고 성내는 것[嫉?]이니, 마음 속에 미움을 품어 생각하기를 '저 중생은 꼭 죽여야 하고 꼭 속박해야 하며, 꼭 재물을 거두어야 하고 반드시 파면시켜야 하며, 꼭 배척해 쫓아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삿된 견해[邪見]이니 소견(所見)이 거꾸로 되어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즉 '보시도 없고 재(齋)도 없으며, 주설(呪說)도 없고 선업도 악업도 없으며, 선업과 악업의 갚음도 없고, 이 세상[比世]도 저 세상[彼世]도 없다.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다. 세상에서는 진인(眞人)이 사는 좋은 곳에 가거나, 이 세상과 저 세상에 잘 가고 잘 향하거나,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거나,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자재롭게 노니는 일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뜻이 고의로 짓는 세 가지 업이라 하는데, 그것은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가 몸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업을 버리고 몸으로 짓는 선한 업을 닦으며, 입과 뜻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업을 버리고 입과 뜻으로 짓는 선한 업을 닦는다.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이와 같이 정진(精進)의 계덕(戒德)을 갖추어 몸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하고, 입과 뜻이 짓는 깨끗한 업을 성취하여 성냄을 여의고 다툼을 여의며 잠을 없앤다.
교만한 마음도 없애고 의심을 끊으며, 거만함을 버리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써 어리석음도 없앤다. 저들의 마음은 자애로움을 구족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2 3 4방과 4유(維) 상 하 어느 곳이나 모두 두루하게 된다.
그 마음은 자애로움[慈]7)을 구족하여 맺힘[結]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저들은 '나는 본래 마음이 좁고 잘 닦지도 못했으나, 지금 나의 이 마음은 한량없고 잘 닦는다'고 생각한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마음으로 이처럼 한량없이 잘 닦는다. 만일 본래부터 악한 스승으로 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하고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으면, 그는 능히 함께 갈 수가 없고 능히 더러움을 씻을 수가 없으며, 또 서로 따를 수도 없다.
만일 어린 동남(童男) 동녀(童女)가 세상에 나자마자 능히 자심해탈(慈心解脫)을 행한다면, 그래도 그가 뒷날 그 몸과 입과 뜻으로 다시 선하지 않은 업을 짓겠느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스스로 악한 업을 짓지 않았는데 악한 업이 무엇을 말미암아 생기겠습니까?"
"그러므로 남자나 여자는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나거나, 항상 자심해탈(慈心解脫)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만일 저 남자나 여자가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자심해탈(慈心解脫)을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이 몸을 가지고 저 세상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다만 마음을 따라 이 곳을 떠나는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나는 본래 방일하여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다. 이 일체는 금생[今]에서 그 과보를 받는 것이요, 죽은 뒤 다음 세상에서는 받지 않으리라' 하고 생각하라.
만일 이와 같이 자심해탈을 수행하여 한량없이 잘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반드시 아나함(阿那含)을 증득하거나, 혹은 다시 그 이상의 경지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슬픈 마음[悲心]과 기쁜 마음[喜心]과 평정한 마음[捨心]을 함께 갖추면, 맺힘[結]도 없고 원한[怨]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諍]도 없으며,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상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나는 본래 마음이 좁고 잘 닦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마음을 한량없이 잘 닦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마음을 이와 같이 한량없이 잘 닦는다.
만일 본래부터 악한 스승으로 인하여 방일한 행동을 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지었다면, 그는 함께 갈 수도 없고 더러움을 씻을 수도 없으며, 다시 서로 따를 수도 없을 것이다.
만일 어린 동남과 동녀가 세상에 나자마자 능히 사심해탈(捨心解脫)을 수행한다면, 그래도 그가 뒷날 그 몸과 입과 뜻으로 다시 선하지 않은 업을 짓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스스로 악한 업을 짓지 않았는데, 악한 업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겠습니까?"
"그러므로 남자나 여자는 집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항상 사심해탈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만일 저 남자나 여자가 속가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간에 사심해탈을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이 몸을 가지고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아니고, 다만 마음만 따라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나는 원래 방일하여 선하지 않은 업을 지었다. 이 일체는 금생에서 그 과보를 받는 것이요, 이 몸이 죽은 뒤 다음 세상에서는 과보를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라. 만일 이와 같이 사심해탈을 수행하여 한량없이 잘 닦는 자가 있으면, 그는 반드시 아나함을 증득하거나 혹은 다시 그 이상의 경지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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