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서장(序章)
[1 장]
현자의 대론, 제왕의 대론
밀린다왕이 말하였다.
"나가세나 스님, 나와 대론(對論)하겠습니까?"
나가세나는 왕의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현자(賢者)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도 응하겠습니다. 그러나 제왕의 권위로써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응할 뜻이 없습니다."
"나가세나 스님, 현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
"대체로 현자의 대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해명되고 해설되고 서로 비판되고 수정되고 반박당하는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현자는 결코 성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왕으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제왕은 대론에 있어 대개 한 가지 것을 주장하고 한 가지 것만을 밀고 나가며 그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왕의 권위로 벌을 주라고 명령합니다."
"알았습니다. 저는 제왕으로서가 아니라 현자로서 스님과 대론하겠습니다. 스님은 비구나 사미나 신도들과 대론하듯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대론하십시오."
"좋습니다."
"그럼 질문하겠습니다."
1. 이름에 관한 문답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 가서 공손히 예배드린 다음 다정하고 정중하게 인사말을 나누고 예의 바르게 한 편에 비켜 앉았다.
나아가세나 존자도 답례로서 왕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을 시작했다.
"존자는 어떻게 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그대의 이름은 무어라고 합니까."
"대왕이여. 나는 나아가세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의 동료 수행자들은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모는 나에게 나아가세나(龍軍), 또는 수우라세나(勇軍), 또는 비이라세나(雄軍), 또는 시이하세나(獅子軍)라는 이름을 부쳐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왕이여 이 나아가세나라는 이름은 명칭, 호칭, 가명, 통칭(通稱)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인격적 개체(人格的 個體 즉 육체 속에 있는 영원불변한 것)는 인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때 밀린다 왕은 5백 명 요나카 인과 8만 명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이름 속에 내포된 인격적 개체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다시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만일 인격적 개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대에게 의복과 음식과 좌침구(床座)와 질병에 쓰는 약물 등의 필수품을 제공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또 그것을 받아서 사용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계행(戒行)을 지키는 자는 누구입니까?
수행(修行)에 힘쓰는 자는 누구입니까?
수도(修道)한 결과 열반에 이르는 자는 누구입니까?
살생(殺生)을 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남의 것을 훔치는 자는 누구입니까?
세속적인 욕망 때문에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거짓말을 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술을 마시는 자는 누구입니까?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5역죄(五無間業)를 짓는 자는 누구입니까?
만일 인격적 개체가 없다고 한다면, 공도 죄도 없으며,
선행 악행의 과보(果報)도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설령 그대를 죽이는 자가 있더라도
거기에 살생의 죄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대 승단에는 스승(和尙)도 수계사(아사리)도 구족계(具足戒)도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대는 나에게 말하기를
`승단의 수행 비구들은 그대를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나아가세나라고 불리 우는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여, 머리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대왕이여, 그런 말씀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대의 몸에 붙은 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손톱, 살갗, 살, 힘줄, 뼈, 뼛골, 콩팥, 염통, 간장, 늑막, 지라, 폐, 창자, 창자 막, 위, 똥, 담즙, 담, 고름, 피, 땀, 굳기름(脂肪), 눈물, 기름(膏), 침, 콧물, 관절액(關節滑液), 오줌, 뇌 들 중 어느 것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이들 전부가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 어느 것도, 그것들 전부도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나아가세나 존자여, 물질적인 형태(色)나 감수작용(受)이나 표상작용(想)이나 형성작용(行)이나
식별작용(識)이 나아가세나입니까? "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들 색, 수, 상, 행, 식을 모두 합친 것(五蘊)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러면, 5온(五蘊) 밖에 어떤 것이 나아가세나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여전히 "아니"라고 또 대답했다.
"존자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물어 보았으나 나아가세나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세나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있는 나아가세나는 어떤 자입니까? 존자여, 그대는 `나아가세나는 없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하였습니다."
그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밀린다 왕에게 이렇게 반문했다.
"대왕이여, 그대는 귀족 출신으로 호화롭게 자랐습니다. 만일, 그대가 한 낮 더위에 뜨거운 땅이나 모랫벌을 밟고 또 울퉁불퉁한 자갈 위를 걸어 왔다면 발을 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산란하여 온 몸에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도대체 그대는 걸어서 왔습니까 아니면 탈것으로 왔습니까?”
"존자여, 나는 걸어서 오지 않았습니다.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
"대왕이여, 그대가 수레를 타고 왔다면 무엇이 수레인가를 설명해 주십시오. 수레채(轅)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굴대(軸)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바퀴(輪)나 차체(車體)나 차틀(車棒)이나 멍에나 밧줄이나 바큇살(輻)이나 채찍(鞭)이 수레입니까?"
왕은 이들 모두를 계속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합한 전체가 수레입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이것들 밖에 (수레)라는 것이 따로 있습니까?"
왕은 여전히 "아니"라고 대답했다.
"대왕이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물어 보았으나 수레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수레란 단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그렇다면 그대가 타고 왔다는 수레는 대체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그대는 "수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하신 셈이 됩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전 인도에서 제일가는 임금님입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거짓을 말씀했습니까?"
이렇게 물은 다음 나아가세나 존자는 5백 명 요나카 인과 8만 명 비구들에게 말했다.
"밀린다 왕은 여기까지 수레로 왔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수레인가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했을 때 어느 것이 수레라고 단정적인 주장을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그대들은 대왕의 말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5백 명 요나카 인은 환성을 올리고,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말씀을 해 보십시오."
그래서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다시 말했다.
"존자여,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수레는 이들 모든 것, 즉 수레채, 굴대, 바퀴, 차체, 차틀, 밧줄, 멍에, 바큇살, 채찍 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에 반연(緣)하여 '수레'라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왕께서는 '수레'라는 이름을 바로 파악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대가 나에게 질문한 모든 것, 즉 인체의 33가지 유기물과 존재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를 반연하여 '나아가세나'라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바지라라 비구니는 세존 앞에서 이 같은 시구를 읊었습니다."
마치 여러 부분이 모이므로
‘수레’라는 말이 생기듯,
다섯 가지 구성 요소(五蘊)가 존재할 때,
생명 있는 존재(有情)라는 이름 생기노라.
"훌륭하십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정말 희한합니다.
내가 그대에게 한 질문은 매우 어려웠습니다만 훌륭하게 해답하셨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여기 계신다면 그대의 대답을 입증하실 것입니다. 잘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정말 잘 말씀하셨습니다."
2. 나이에 관한 문답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법랍(法臘)이 몇 살입니까?"
"대왕이여, 7살입니다."
"존자여, 그대가 말씀하신 (일곱)이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그대가 (일곱)이란 것입니까? 아니면 수(數)가 (일곱)이란 것입니까?"
바로 그때 온 몸을 화려하게 장식한 밀린다 왕의 그림자가 땅과 물항아리 속에 비쳤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그대의 그림자가 땅 위와 물항아리 속에 비쳤습니다.
도대체 그대가 왕입니까. 아니면 저 그림자가 왕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여, 내가 왕입니다.
그림자는 나로 인하여 생긴 것입니다. "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법랍의 햇수가 (일곱)이라는 것이요,
내가 (일곱)인 것은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대의 그림자의 경우처럼,
나로 인하여 (일곱)이 생긴 것입니다."
"훌륭하십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정말 희한합니다.
나의 질문은 아주 어려웠는데 훌륭하게 해답하셨습니다."
3. 장로의 엄숙한 약속
-대화를 성립시키는 근거-
왕은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나와 다시 대론하시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일 현자(賢者)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그대와 대론하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왕자(王者)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그대와 대론하지 않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현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대왕이여, 대체로 현자의 대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해명되고 해설되고 비판받고
수정받고 반박(反駁)받지만, 그러나, 그것으로 성내는 일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현자는 진정 이렇게 대론합니다."
"또 왕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대왕이여, 왕자들은 대개 대론에 있어서 한 가지 일을 주장하고
한 가지 점만을 밀고 나가며, 만일 그 일과 그 점을 따르지 않으면
`이 사람에게는 이러 이러한 벌을 주어라'고 명령합니다.
대왕이여, 왕자는 바로 이렇게 대론합니다."
"좋습니다. 나는 왕자로서가 아니라 현자로서 대론하겠습니다.
존자께서는 마치 비구나 사미나 신도나 원정(園丁)과 대론하는 것처럼
마음놓고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대론해 주십시오. 조금도 염려 마시길 바랍니다."
"대왕이여, 좋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동의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질문하겠습니다."
"대왕이여, 말씀해 보십시오."
"존자여, 나는 이미 질문했습니다."
"대왕이여, 벌써 해답하였습니다."
"그대는 무엇을 대답하였습니까?"
"대왕이여, 그렇다면 무엇에 대하여 물었습니까?"
밀린다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비구는 위대한 현자다. 정말 나와 대론할 수 있다.
나는 그에게 물을 것이 많다.
그에게 모든 것을 묻기 전에 해는 서쪽으로 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일 궁정(宮廷)에서 대론함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왕은 데바만티야에게 말했다.
"데바만티야야, 너는 존자에게 왕과의 대론은 내일 궁정에서 하자고 알려라."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말에 올라
`나아가세나, 나아가세나'를 외우면서 사라졌다.
데바만티야는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그 전갈을 아뢰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 제의(提議)를 즐겁게 받아드렸다.
다음날 아침
일찍 데바만티야와 아난타카아야와 만쿠라와 삽바딘나는 밀린다 왕에게 가 이렇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나아가세나 존자가 오늘 오십니까?"
"그렇다, 그 분은 오늘 오실 것이다."
"그 분은 얼마나 많은 비구들과 오십니까?"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들과 함께 오실 것이다."
삽바딘나는 왕에게 말했다.
"그 분더러 열 사람의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십시요."
왕은 삽바딘나에게 다시 말했다.
"모든 준비는 다 되었다. 몇 사람이든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라."
삽바딘나는 왕에게 거듭 말했다.
"그 분더러 열 사람의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십시요."
"만반 준비가 되어 있다. 너에게 거듭 말하노니,
몇 사람이든 그 분이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라.
삽바딘나는 나의 뜻을 어기고 사람 수를 제한하려고 하는구나.
그렇게 되면 내가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할 수가 없는 것으로
그 분은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 말을 듣고 삽바딘나는 무안해 했다.
4. 아난타카-야의 영혼에 관한 문답
데바만티야와 아난타카아야와 만쿠라는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가서
`밀린다 왕은 얼마든지 그대가 원하는 만큼 많은 비구와 함께 오시라고 하십니다.'고 전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날 오전 장삼을 입고 바루와 가사를 손에 들고
8만 명 비구와 함께 사아가라로 갔다.
아난타카아야가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가까이 가 이렇게 물었다.
“존자여, 내가 나아가세나라고 말할 때 그 나아가세나란 무엇입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그대는 나아가세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들이 쉬고 내 쉬는 숨(呼吸)이 나아가세나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나간 숨이 돌아오지 않거나 들어 온 숨이 나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을 수 있겠는가?"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나팔 부는 사람들이 나팔을 불 때
그들이 내 쉰 숨이 다시 그들에게로 돌아오는가?"
"아닙니다.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피리 부는 사람들이 피리를 불 때
그들이 내 쉰 숨이 다시 그들에게로 돌아오는가?"
"아닙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그들은 왜 죽지 않는가?"
"저는 그대와 같은 논자(論者)와는 논의할 수 없습니다.
존자여, 그 뜻이 어떠한가를 말씀해 주십시오."
"호흡에는 영혼이 없다.
들이 마시는 숨과 내 쉬는 숨은
신체 구조의 계속적인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장로는 대답했다.
그리고 그에게 아비담마론을 설명해 주었다.
그 결과 아난타카아야는 승단의 시주가 되겠다고 서약했다. .
5. 출가의 목적
나아가세나 존자는 밀린다 왕의 궁정으로 가, 미리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밀린다왕은 나아가세나 존자와 그의 회중에게 단단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을 충분히 대접하고
각 비구에게는 장삼 한 벌씩을 나아가세나 존자에게는
승복 세 벌을 친히 선사했다.
그리고 나서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비구 열 사람과 함께 여기에 앉으시고
나머지 비구는 돌려보내 주십시오.”
밀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가 공양을 마치고 바루를 손에서
내려놓은 것을 보고 곧 허술한 좌석을 잡아 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나아가세나 존자에게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무엇에 관해 대론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진리에 이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리에 관해서 대론하면 어떻겠습니까?"
왕은 물었다.
"존자여, 그대가 출가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또 그대의 최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왜 물으십니까? 우리가 출가한 목적은 이 괴로움을 없애고 다시는
괴로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세속에 대한 집착은 없고 완전히 해탈하는 것이 최고 목적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런데 비구들은 모두 그러한 고상한 이유로 출가했습니까?"
"대왕이여,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이유로 출가했습니다만,
어떤 사람은 폭군에 대한 공포 때문에,
또 어떤 사람은 도적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또 어떤 사람은 생활 수단으로서 출가했습니다."
"존자여, 그대는 무슨 목적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대왕이여, 실은 나는 어려서 출가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때, 나는 궁극적인 목적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들 사문(沙門)은 현자(賢者)이다.
이분들은 나를 공부시켜 줄 것이다'고.
그리고 나는 그분들에게 배워 지금은 출가하는 목적과
자제(自制)하는 이익이 무엇인가를 알았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생사윤회를 벗어나지 못함에 관하여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죽은 뒤 다시 태어나지(轉生) 않은 자가 있습니까?"
"어떤 사람은 다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사람은 다시 태어나고,
어떠한 사람은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까?"
"죄 있는 사람은 다시 태어나고 죄 없는 사람은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대는 다시 태어날 것입니까?"
"죽을 때 마음이 생존에 대한 집착(執着)을 가지고 죽는다면,
다시 태어날 것이요,
생존에 대한 집착이 없이 죽는다면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