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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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알고 있을가
2014년 01월 24일 16시 42분  조회:2405  추천:11  작성자: 허창렬
하늘은 알고 있을가
 
언제부터인가
 
바람이 다리를 절고
구름이 눈병을 앓고
 
량심이 오입이 나고
믿음이 산산히 깨여지고
 
사랑은 잔뜩 오염이 된것을
하늘은 알고 있을가?
 
또 언제부터인가
 
고향은 이름마저 없어지고
순이는 종적마저 감추었고
 
형님은 소식이 없고
누님은 또 서울로 갔고
 
철이는 그리움에 눈이 잔뜩 멀어져가는것을
하늘은 진정 알고 있을가?
 
또 그 언제부터였던가
 
모유가 상품이 되고
인심은 거품이 되고
 
효도는 부담이 되고
의리는 잡초가 되고
 
친구는 원쑤가 되고
눈물이 류행인것을 하늘은 진정 알고나 있을가?
 
아아
달이 뜨면 내 고향집 처마밑
임자없는 제비둥지에서
 
뻐꾹새 흐느끼며 살을 섞는 소리
왜 그리도 쓸쓸한지
 
하늘은 진정 알고나 있을가?      2013년11월22일


하느님의 또 다른 얼굴
 
드르렁ㅡ 드르렁ㅡ 코를 골던  유리 한장이
세월의 돌쪼각에 찰랑 깨여진다
야수와 같이 차디 찬 겨울바람이
어느새 내 여린 살갗을 슬금슬금 어루만지다가
이내 뼈속깊이까지 스멀스멀 기여들고
평소엔 잘 보이지도 않던 겨울하늘이
푸르죽죽한 낯선 얼굴을
홍두깨처럼 불쑥 방안에 들이 민다
시간이 파도치는 하느님의 혀끝에는
한알 또 한알의 유리알같은 우울한 눈빛이
고드름처럼 잔뜩 매달려있고
세월의 긴 소용돌이속을 간신히 빠져나온
후렴이 긴 상여소리는 상어의 목구멍에 걸린
비릿한 바다를  넋을 바라보고있다
바람은 누구의 잔뼈에도 스스로 뼈마디가 굵지를 않다
오늘도 하느님이 내미는 명함장을
아무리 체크해보아도
주소가  없다
 
 
 
 
 
 
 
2013년1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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