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ㅡ 드르렁ㅡ 코를 골던 유리 한장이
세월의 돌쪼각에 찰랑 깨여진다
야수와 같이 차디 찬 겨울바람이
어느새 내 여린 살갗을 슬금슬금 어루만지다가
이내 뼈속깊이까지 스멀스멀 기여들고
평소엔 잘 보이지도 않던 겨울하늘이
푸르죽죽한 낯선 얼굴을
홍두깨처럼 불쑥 방안에 들이 민다
시간이 파도치는 하느님의 혀끝에는
한알 또 한알의 유리알같은 우울한 눈빛이
고드름처럼 잔뜩 매달려있고
세월의 긴 소용돌이속을 간신히 빠져나온
후렴이 긴 상여소리는 상어의 목구멍에 걸린
비릿한 바다를 넋을 바라보고있다
바람은 누구의 잔뼈에도 스스로 뼈마디가 굵지를 않다
오늘도 하느님이 내미는 명함장을
아무리 체크해보아도
주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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