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처ㅡ
어머니 보살ㅡ
하늘이 내려주신 천서(天书)
글이 없는 무자경(无字经)을
두 손으로 받듭니다
가슴을 열고 심안(心眼)으로
조심스레
읽고 또 읽습니다
인생은 쟝르
생활은 소재
가령 생활이 그대를
속이거나 우롱할지라도
그대여 슬퍼하거나
외면하지도 마라!
가령 생활이 그대를
멀리하거나 울릴지라도
그대여 후회하거나
방황하지도 마라!
아버지 소설속의
주인공은
항상 당신이 아닌
우리들이였습니다
어머니 시속의
진한 감동은
항상 자신이 아닌
이 못난 자식들이였습니다
그리움이 없이는 읽을수조차 없는
아버님의 일대기
눈물이 없이는 펼쳐들수조차 없는
어머님의 자서전
뼈마디가 굵직한 아버지의 좌우명을 읽고 또 읽노라면
가슴이 항상 너무 짠합니다
솜방망이처럼 부드러운 어머니 꾸지람을 읊고 또 읊노라면
오늘도 마침내 오열이 왈칵 터집니다
아아
내가 이제 이 세상 누군가의
경이 되고 념불이 되고
소설이 되고 수필이 되고
자서전이 되여 읊혀져야 할
무상한 세월
이 세상 부모 마음
내가 부모되여 다 알랴?
아버지 부처 ㅡ
어머니 보살 ㅡ
하늘이 내려주신 천서(天书)
글이 없는 무자경(无字经)을
오늘도 두 손으로 받드옵니다
가슴을 열고 심안(心眼)으로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조심스레 읽고 또 읽어갑니다
춤추는왜긍하《倭肯河》
나는 왜 아버님을 그곳에 묻고 여기까지 왔을까?
나는 왜 아버님을 가슴마저 꽁꽁 얼어붙은
왜긍하 그 황량한 기슭에 고스란히 묻고
심양 이 낯선 도시에 또 혼자 와 있을까?
조선 함경북도 무산군 계룡면이 고향이신 우리 아버지
일곱살에 술주정뱅이 한의사이신 할아버지 등에 업혀
살길 찾아 첨벙첨벙 눈물로 두만강을 건너서
화룡 서성진 합신이라는 두메산골에서
야장쟁이로 젊음을 고스란히
모진 가난과 배고픔으로 허덕이셨고
거미처럼 늘어나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여보겠다고
안쪽인 계동 계림향 단결촌에 이르러
환갑연에 여섯살나는 이 막내아들 무릎우에 털썩 앉혀놓고
<<내새끼 너무 이쁘다>>고 코물이 얼룰덜룩한
내 두볼마저 쪽쪽 빨아주셨고
남보다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막무가내로 이주하는 형님들을 따라
벌리 행수향 동명촌에서
삼년은 왕가물 삼년은 큰 홍수에
<<내 팔자 왜 이리 사나울가>> 거듭 락루하시며
그래도 사품치는 왜긍하물에
반달같은 보습날을 썩썩 딲으시다ㅡ
밭고랑처럼 등이 휜 우리 아버지
나는 왜 불쌍한 우리 아버지를
이제는 인적마저 드문 그곳에 묻고
이곳에 혼자 와 있을까?
나는 왜 그처럼 고향을 그리워하시던
아버지를 4백리 허허벌판 가슴에 묻고
인정마저 메말라가는 이곳에 와 있을까?
아아 춤추는 왜긍하는 부름이다
노래 부르는 왜긍하는 웃음이다
피리 부는 왜긍하는 통곡이다
퉁소 부는 왜긍하는 동년의 너무 아픈 기억이다
천년을 철퍼덕ㅡ 철퍼덕ㅡ
제 곬을 못 찾고 여울져 흐르는 강
오늘도 4백리 벌판에서 어리둥절 서성거리다가
해 지는 지평선에 슬며시 꼬리를 감추는
왜긍하는 내 삶의 또 하나의 인생정거장이다
언젠가면 다시 찾아가야할
잃어버린 두번째 머나먼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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