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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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외 1 수
2014년 02월 01일 13시 04분  조회:2532  추천:13  작성자: 허창렬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바람은 아무런 욕심이 없다

바람은 아파도 아픈줄을 모른다
바람의 호주머니에는 언제나 땡전한푼이 없다
바람은 오늘도 가슴이  텅텅 비여있다
도꼬마리의 저주에도
까마귀의 독주(毒咒)에도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아직 이 세상 아무에게도
길 들여지지않은
자유로운 바람
나에게 두려움이란 오직
아무 아무에게도
두렵지않은것뿐이다
 
그러나 나의 세계에도 가끔은 혼란이 온다
이스라엘해협에 콩깍지가 한벌 더 씌여져 있다
구름이 손에 땀을 쥐고 산 이마에 올라 서서 바장인다
새가 부르는 노래에는 고저음 변조가 없고
표범이 토끼에게 무참히 잡아먹히우고
벌목공이 나무에게 허리 찍혀 넘어가고
거부기 등에 찬란한 뭇별이 내려앉고
아이락송 불륵락화산이 분노로 또 천년을 폭발한다
 
까만 키보드를 다시금 타닥타닥 두드려간다
아일랜드 마법의 숲을 지나
고이아니의 혀가 푸른 독사와 다시 입을 맞춘다
알프스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은 두개의 봉긋한 젖무덤일뿐
시비리아평원를 와와 소리 지르며 내달리다가
신비의 계곡을 지나 숨결이 야릇한 백두산온천물에 풍덩 빠지면
환희의 바이브는 언제나 소박한 에코힐링
 
서서히 밝아오는
태평양 코스라의 황금빛 태양아래
어느사이 이마까지 홀라당 벗겨진 한결 더 늙은 서늘한 바람
이 세상눈까풀에 다시 한번 콩깍지 더 씌여져간다해도
나는 오늘도 호흡이 자유로운 조용한 바람
한토막의 긴 쇠줄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코뚜레나무가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속살이 단단한 오갈피나무에 볼,이마 다 긁히고
흰옷입은 자작나무 회초리에 손발이 죽죽 굴벰이 다 가고
하얗게 살을 다 저미고
빨갛게 뼈를 다 가르고
해볕에 피를 다 말리워가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2014년1월30일


거짓의 세계4
 
1
 
바람의
겨드랑이를 살살 간지럽히면
천진란만한 아이들의 주먹만큼한 웃음이
까르르 까르르 우리 집마당에
소복히 쏟아진다
 
해빛이 바다위로 다시금
통ㅡ통ㅡ통ㅡ 뛰여서 가고
아직 파란 눈을 간직한 흰 파도의 간절한 생각을
갈매기가  등에 업고
아침에 기지개를 켠다
 
태평양에
촘촘히 울바자를 둘러
꽃게ㅡ
대게를 기르고
 
인도양에
종이배 띄워
에미랄드처럼 눈동자가 반짝이는
무수한 별빛을 낚어내고
 
대서양을
수영장삼아 미역을 감고나면
구수하게 미역국 끓이는 엄마의 얼굴에서
마침내 상쾌한 아침이 밝아온다
 
     2
 
황제가 잠을 자면* 국세(国税)
거지가 잠을 자면 지세(地税)
마누라와 잠을 자면 개인소득세(个人所得税)
처제와 잠을 자면 증가세(增加税)
술집아가씨와 잠을 자면 인화세(印花税)
정인과 잠을 자면 도세(偷税)
녀자가 있는데도 자지않으면 루세(漏税)
 
     3
 
이 세상 모든 파리들에게
장갑을 끼워
온갖
류행성
질병을 막고
 
이 세상 모든 모기들에게
마스크를 끼워
사람을
마음대로 물지를
못하게 하고
 
이 세상 모든 쥐들에게
족쇄를 채워
주인의 허락없이는
곡간에 기여들지도
못하게 하고
 
이 세상 모든 황충들에게
콘돔을 착용시켜
사해(四害)를
소멸하자
 
오늘도 속이 텅 빈 자들이
웨치는 구호는
너무나도 익숙한듯이
낯설고
쟁쟁하다…
 
 
 2014년1월10일
 
 
 
 
주해: 한족말로 수면 수(睡)와 세금 세(税)는 발음상 똑같음, 더불어 수각(睡觉)과 세교(税交)는 발음상 거의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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