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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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외1 수
2014년 02월 03일 14시 33분  조회:2059  추천:6  작성자: 허창렬
중국 조선족
 
손가락 발가락으로는
셈조차 안되다
십삼억팔천만명중 또 백팔십만
그중 한 사람인 나는
중국 조선족!
 
정제된 아픔과는 상관없이
게으른 리념과는 아무런 관련없이
얼 찾아 넋 찾아
남에 가면 이질감
북에 가면 또 반가운
눈총 받는
 
그래도 이렇게
흰옷 즐겨입는 나는
좋으나 싫으나
연변의 토종사과배를
꼭 빼닮은
중국 조선족!
 
구백륙십만평방킬로메터에
우리 수수알처럼 뿔뿔이
헤여져 살아도
ㄱㄴㄷㄹㅁㅂㅅㅈ
ㅏㅑㅓㅕㅗㅛㅜㅠ
 
우리 말 우리 글이
마냥 좋아
오늘도 뼈를 깎아 글을 쓰고
넋을 살려 시를
짓는 나는
중국 조선족!
 
백두의 기백은 우리네 지조
천지의 열정은 우리네 신념
이렇게 후세에 부끄럼 한점
없을 우리는
중국 조선족!
                                 2012년9월11일


거리에는 익숙한 하나가
 

까막날
갈길잃은
울적한 마음이
다시금
터벅터벅
거리를 
나선다
 
거리에는 불쑥
익숙한 이 하나가 문득
돌뿌리처럼 불쑥 솟아올라
시커멓게
때가 낀 손톱에
먼지까지 얼룩덜룩한
투박한 두 손으로
덥썩 내 손목을
부여잡고서는
반갑다고
통통
발을 구르다가
 
그동안
너무나도 그리웠던
이야기들이며
이제는 기억에조차
가물가물한
뉘집 오얏훔쳐먹던
이야기들이며
울숙이오빠 장가들던
그 시절의
훈훈한 내 고향인심
맛갈나게
나누다가
 
출출한 배속에
배갈 몇잔 더 털어넣고
시래기국
후룩후룩
게눈 감추듯이
삼키고나서는
고향 잃은 슬픔에
또다시
두눈을 슴뻑거린다
 
그래 가자
이가을이 다 가기전에
소풍풍삼아
아무도 없는 고향일지라도
한번 더
다녀오자
지금 고향에는
고향다운 고향이
아예 없다
 
 
 
 
 
 
 
 
 
 
         2012년9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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