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의 숨쉬는 소리가 심판대우에 꺾두룩히 서있다 애써 평형을 유지하려하는 사람들과 자꾸 뒤로 나자빠지는 사람들 물컵이 벌컥벌컥 피방울같은 갈증을 항아리 배속에 조심스레 부어넣고 있다 운무의 별은 점잖게 어느 누군가의 숱구멍만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준비된 아픔이 어느새 피고석상에 줄 지어 서있다
거품이 말끔히 빠진다 빨래가 적청황록색 밝은 살결을 해볕에 말리운다 엉덩이가 한번 씰룩하면 바람이 신나서 깔깔댄다 손을 씻은 비누는 깨끗한 곽을 찾아 제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아인슈탄과 베토벤이 어떤 방에서 마주섰다 아인슈탄은 <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 모른다>하고 베토벤은 신데렐라 제 3 제 4악장이 손끝에 불이 달렸다고 한다 누군가의 무덤을 파던 그림자가 슬그머니 우물속을 들여다 본다 달은 없고 너무 여윈 얼굴이 기억속에 뿌옇게 떠오른다
길
한발자국 더 물러서서
지렁이에게 길을 내여준다
참새들의 짹짹거리는 울음소리에
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얼굴이 까만 노숙자다
손발이 싸늘한 주검들이다
갈길 잃고 허덕이는
다이아몬드들이다
여기 저기서 웨침소리가 귀구멍 뚫고
바람이 벌떡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선다
시간이 바퀴달린 로라스케트 신고
신나게 쌩쌩 평행선을 달린다
무의식
책상이 뚜벅뚜벅 무덤위를 걸어다닌다
에메랄드 손가락에 굳어져 있는 돌의 얼굴
하얀 피가 방울방울 모래밭에 집을 짓고
이승의 젊은 꽃이 조용히 혈관에 스며든다
빵부스레기를 어둠의 하이에나가 계속 핥는다
한쪽에서 소박맞은 걸상우의 긴 그림자가 책가방속의
연필이며 콤파스며 크레용학습용지를 꺼내들고
눈이 까만 아이의 종아리를 슬프게 그린다
하늘에서 수천개의 눈알이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빨간 심장이 톡톡 튀여다니며 여기 저기서
천진란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한바구니씩 주어담는다
나무는 피가 거꾸로 흐르고 별은 조용히 하품을 한다
성(城)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자와 빼앗으려고 날뛰는 눈먼 돌멩이 밤수리개의 젖은 날개에는 저주의 린방울이 좁쌀처럼 잔뜩 매달려있다 천개의 어설픈 눈물방울과 천개의 눈먼 화살이 어느 천사의 예쁜 가슴에서 에메랄드 , 진주 , 보석인양 픽션에 반짝거리고 다리까지 후둘후둘 떨리는 그 충격에 깜짝 놀란 짐승과 돌멩이의 우수(忧愁)속에서 바람이 쌩쌩 내달리다 멈춰선 어느 정야의 한산한 뭍에는 기차의 목쉰 고동소리가 붕어의 희뿌연 동공과 함께 꽁꽁 얼어붙어 있다
삼천의 밤과 삼천의 날 드디여 깊은 잠을 깨고 어느 날 어느 새벽 천년바위에서 다시금 솔로로 태여난 환상의 바이브는 이 세상의 코 막고 답답한 끈질긴 감기와 끈적끈적한 스트레스에 더 이상의 화려한 레이싱도 없이 악착스레 이쁜 꿈을 포장하고 미친이들의 끔찍한 광란에 손동작 발동작을 딱 멈추고 파란 유리알같이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참개구리의 이상하게 맑은 두눈에는 더 이상의 아무런 시츄이션마저 없다
ㅡ어쩔것인가? 지킬것인가 버릴것인가?ㅡ
사유가 해와 달을 반죽하여 휘발유에 큼직한 빵을 굽는다 옆동네에서는 벌써 시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침내 빼앗으려는 자가 성큼성큼 성안으로 들어서고 지키려던 자들이 휘청휘청 성밖으로 쫓겨 나간다 로시인의 떫떠름한 얼굴에는 고드름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다 <<사람의 새끼는 서울로 보내고 짐승의 새끼는 제주로 보내라>> 까투리 한마리 날쌘 돌멩이마냥 수림속으로 날아가며 멋대가리 없이 계속 혼자 주절주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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