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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람2(허창렬) 외 1 수
2014년 04월 13일 15시 16분
조회:1919
추천:4
작성자: 허창렬
[ 시 ] 바람 2( 허창렬 ) 외 수
바람이 물을 먹고 눈을 슴벅거린다
나는 나를 버리고 월계화 한송이 꺾어들고
너의 석쉼한 목청으로 나의 봄노래를 열심히 부른다
미안해서 어쩌지? 너무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리유없이 사랑이 죄인줄을 오늘에야
비로소 깨달아간다
이제는 너를 잊어도 되겠니?
너를 사랑하면 할수록 아픔, 아픔뿐인걸
하늘이 노랗고
땅이 까맣게 가슴에 내려 앉아도
다시 태여날수 있다면
너만 다시 사랑할수 있게끔 바람은 ㅡ
벌처럼 날아와 나비처럼 내곁에 문뜩 멈춰선다
갈때가 되면 어김없이 너를 다시 부를테니 너무 슬퍼하지도 마
가슴을 열고 하얗게 웃자
항상 이 날이 마지막 그 날이듯이
아름답게 살다가 이제는 아름답게 죽어 가자
자다가 풀 뜯어먹는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아니라면
가슴에서 까맣게 손 흔드는
어머님의 저 목 메인 부름소리
이제 다시 사랑해도 되겠니?
자취없이 또다시 더 멀리 떠나도 되겠니?
넓은 뜰 맑은 하늘 그리고 아무도 없는 날
바람이 가는 길은
발밑에 길이 아예 없다…
2014년4월12일
[ 시 ] 둥지 ( 허창렬 )
지랄-지랄-
지랄 지랄하던 바람이 드디여 걸음을 딱 멈춘다
촐싹촐싹 까불던 비가 드디여 울음을 뚝 그친다
잃어버린 생각을 말끔히
둥지 털어 불을 때고
둥지털어 집을 짓고
둥지 털어 입술에 바르고
둥지 털어 혀 꼬브라진 소리 다시 줴치고
언제부턴가 까마아득히 기억에조차 머리 없는 둥지,
언제부턴가 가슴이 텅 비여 생각에조차 어미 없는 둥지,
둥지 털어 길 건너고
둥지 털어 바다 지나고
둥지 털어 짧아진 목구멍 다시 틀어 막고
둥지…둥지…둥지…
제발-제발-
제발 제발했던 바람이 다시금 입속에서 억수로 저주로 터지고
방울방울 찬 이슬이 똘랑똘랑 락수물로 발끝에 똑똑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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