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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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람 (외1수)
2014년 05월 06일 15시 35분  조회:2465  추천:8  작성자: 허창렬
[시]바람 (외1수)
 
 
바람이
바람을 마시고
거부기의 하얀 알을 낳는다
목이 짧아 하루종일
바둥거리는 거부기의
빨간 피를
하얀 피를
노란 피를
까만 피를
바람이 그예
사랑으로 빨아 마시고
 
다시금
잠 든 상어의
하얀 이발을 깨운다
속절없이 소박맞은 바위
흔들리는 어깨우에
널어놓은
하얀 빨래들
그리고 볼수록
현기증 나는
빨간,파란, 노란, 하얀, 까만
호랑 나비떼ㅡ
 
바람은…
바람은…
하루종일
그렇게



없다
... 
 
 2014년4월16일

나팔꽃

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당신은 오늘도 먼길을 떠납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가려워 저절로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이는 단념의 련서 한장
그렇게 고뿔에 신열이 쌓여가듯이
자꾸만 커져만 가는 생명의 우수
람루한 내 삶의 초라한 한구석을 비오듯이 주저하며
당신은 오늘도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로 나를 또 울립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끝없이 밀려오는
저 먹장구름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받들여야 할
하루 또 하루의 무거운 하늘
이제는 찢어진 흰 셔츠를 깁기엔
바늘마저 없습니다
돌아오세요 고향으로
철이의 울음이 통채로
소금으로 녹아있습니다
 
 
 
 
 
2014년3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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