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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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선입견
2009년 02월 11일 15시 14분  조회:487  추천:7  작성자: 허무궁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선입견이란것이 얼마나 편면적이면서도 중요한것인가! 이렇게.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거리에서나 공항에서 멋진 서양신사를 보면 그가 나보다 지식이 더 많고 더 문명하고 더 수양있다고 생각히운단말입니다. 아, 글쎄 그 근본적인 원인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됩니다.
    저는 국내외출장이 잦은 탓으로 공항에서 외국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서양사람만 저의 눈앞에 나타나면 그가 어쩌면 당금이라도 가방에서 컴퓨터를 꺼낼것 같고 어쩌면 당금이라도 포켓에서 노트를 꺼내 뭔가 적을것 같고 어쩌면 급기야 웃옷 벗어 오른쪽 어깨에 둘러메고 뭔가 잊었다는듯 줄달음 쳐갈것 같고 어쩌면 당금이라도 휴대폰 꺼내 들고 왼손으로 허공을 휘-휘-저으며 꼬부랑말 굴러낼듯하고 어쩌면 저 어깨에 멘 가방이 땅에 떨어지면서 그 속에서 화학원소가 가득 적힌 서류들이 큰 비속의 산길 흙사태처럼 쏟아져 나올것 같은 그런 기분에 휩싸여버리고마는것이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들의 일거일동이 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보여지는것은 내가 무슨 외국생활하고있으면서 외국숭배에 아주 장밑에 넣은 오이처럼 절어들어서가 아닙니다. 나는 이래보아도 자존심만은 시퍼렇게 살아있어서 남을  존중하고는 있을수 있어도 남을 그렇게 숭배하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타까쿠라 켄을 멋있는 사나이라고 좋아하지만 숭배까지는 해본적이 없거든요.
    그러면 나에겐 무슨 동양사람들에 대한 비감 같은 정신장애증상이나 있는것이나 아닐가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나는 철저한 동양주의자로서 언제나 서방철학보다는 동양철학을 더 즐기고있습니다. 장춘에 있는 선배가 종교처에서 근무했었는데 그 선배가 한 말이 그냥 잊어지지 않습니다.종교연구는_ 흔히 사람이 죽은 후의 일을 연구하는데 유독 도교만은 어떻게 오래 살것인가를 연구한다.도꾜란_ 순 동양철학이고 또 같은 값이면 이 세상에 테여난 삶인데 만년장수하는 문제를 연구하는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저는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왜서 이렇게 서양사람만 보면 상술한 기분에 잡혀버리는지 참으로 모를 일입니다.
    중국 개혁개방후 서방의 선진적인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하여 서방의 문명한 사회를 알게 되였고 중국의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에도 새로운 문명이 자리잡고있는 현실속에서 간단하게 툭 하고 말해버리면 우리보다 서양사람들이 더 발전하고 더 문명했으리라 하는 보편적인 인상이 나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를 틀고 앉아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무슨 고질 같은것으로 굳어버린채 나의 마음 어느 한구석에 가만히 숨어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것이 외국사람에 대한 선입견으로  불쑥불쑥 튕겨나오는 모양입니다.
    선입견, 모든 경험과 교훈에서 오는 이 인식론적인 관점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함에 있어서 제일 처음으로 나서는 판단기준으로 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옳고 그른 관점인지 아닌지 하는것은 나름대로의 인생데이터에 다라서 다르겠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있는것인가는 누구나 다 부인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외국사람이 나의 눈앞에 나타날 때에 나는 좀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글 더 읽는다든지, 언행에 좀 더 신경 써본다든지, 옷차림에 더 주의한다든지 이렇게 생활을 더 멋있게 살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다는 조바심마저 생기게 되는것은 어찌보면 허영 같고 어찌보면 분투정신 같고 또 어찌보면 후진자의 반발심과도 같습니다.
    서양사람들도 동양사람 보면 저처럼 이런 생각이 드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2006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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