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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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아침의 반달
2009년 02월 11일 15시 15분  조회:497  추천:7  작성자: 허무궁

 아침도 한참 지난 지금에 저 하늘에 달이 이상한 얼굴로 떠있다.

    수심에 잠긴 그 얼굴표정은 인간들로서는 리해를 도무지 할수도 없는, 표상적으로는 우주의 섭리를 이야기하는듯 랭정하고 그 달의 내심엔 어두운 그늘을 지니고있다. 언제부터 땅우의 생물들은 저렇게 어지럽고 어두워졌는가 하고 무척이나 근심하고있는듯했다.

    어제 오후 내가 만난 디자이너를 련상시키는 달아침이였다.

    너비 3메터에 길이가 4메터나 되는 사무실이 바로 모모시스템주식회사이다. 입구에 들어가기전에 시야에 안겨오는것이 바지가랭이만 씌워놓은 인형발목에 양말 신긴 모습이고 다음 머리를 우주의 태양이 지는 방향으로 조금 돌리면 옷 샘플 서너개, 그리고 19세기 문물 같은 책상 하나가 사무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있었는데 그 우엔 천의 샘플과 종이곽 등 물건들이 질서없이 널려있었다. 이젠 30메터의 길이나 되는 복도를 겨우 다 걸어서 사무실에 들어갔다. 발을 내디딜 자리가 없어서 좁은 복도를 한참이나 걸어들어온 기분이다. 들어가서 인사로 명함을 꺼내며 인사하여야 했다.

    손에 든 가방을 어디에다 놓아야 포켓속의 명함을 꺼낼수 있는데 그 가방을 놓을 곳이 없어서 나는 사타구니에 가방을 끼워놓고 해방된 손으로 간신히 명함을 꺼냈다. 명함 주고받고 인사하노라니 나의 사타구니에선 가방이 서안교외의 황토처럼 보오얀 먼지가 낀 바닥에 락루를 하고 나는 그러는 가방을 돌볼새도 없이 수다스런 디자이너의 인사를 받아야 했었다.

    주위의 환경에 눈이 팔려 은근이 세계환경보호단체가 항의문을 써보내지나 않을가 하고 근심까지 하며 디자이너의 인사를 받고있노라니_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라_ 는 생각이 들었지만 디자이너쪽에선 그런 거치장스러운건 다 치우고 내말만 들으라는듯이 혼자서 그냥 이야기하고있었다.

    나는 다시어쩌면_ 저렇게 끊임없이 그 다음말이 구사될수 있을가 _  하고 생각 했다. 그러면서 그를 살피고 그의 주위를 살피였는데 허연 머리는 뒤로 가쯘하게 빗어넘기고 하얀 와이셔츠에 파란 점이 박힌 까만 바탕의 넥타이를 아주 단정하게 매고있었다. 그 우엔 가로세로 무늬가 있는 조끼를 바쳐입어 한결 신사다운 옷차림이였다. 허연 턱수염이 한결 그의 사람좋게 웃는 얼굴을 멋지게 장식하여 주고있었다. 그러나 그 옷차림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그의 주위는 무질서하고 란잡하였다.

    오른켠엔 가짜 나무가 한대 세워져있었고 상우 오른켠엔 이름 모를 인형이 두개가 보초병처럼 지켜서있었다. 지저분하게 널린 종이장 책자들사이에 마시고 남은 쥬스병이 어느 나라 미사일처럼 우뚝우뚝 서있었고 그의 뒤엔 책장 하나가 무거운 짐이나 지고있는듯 겨우 지탱해 서있었다.

    디자이너는 가금씩 디자인자료를 찾으며 말을 하고있었는데 그 자료를 찾는것이 거짓말 보태서 한시간씩 뒤의 책장을 뒤져야 했고 어떤 자료는 그 책장의 물건을 다 상우에 내려놓고서야 겨우 찾을수 있었다. 그럴때마다 쥬스병미사일의 내용물이 나와 책상우의 서류와 책들에게 핵피해를 입힐번하여 나는 가슴을 조였다.

    수십년간 줄기차게 미국의 로렌스헬즈의 삽도만을 연구하고 패션에 도입하고있은 디자이너였기에 그 패션의 정황을 알아보려고 방문한 나였지만 상담은 같이 간 노구찌씨한테 맡기고 나는 그의 예술관념을 정탐하는데 정신이 팔렸다. 이렇게 지저분한 사무소에서 구상하고 설계하고있지만 그의 디자인은 패션계를 뒤흔든 L헬즈의_ 정신을 완고히 고집하며 인간의 체형에 알맞게 매 골격과 근육의 형태를 섬세하게 소수점달린 미리단위로 재여서 완성한것이여서 그가 만든 옷을 입으면 정말 저도 몰래 정신이 바짝 든다.

    디자이너는 중국에 세번 국제패션쇼를 구경하러 갔었는데 중국의 디자이너들의 옷차림만을 보고 그는 중국의 디자이너사정을 다 알겠더라고 하였다. 중국에서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어두운 색을 위주로 한 디자이너들의 옷차림은 이 세상을 어둡게 만들뿐이고 또 넥타이, 셔츠와 양복, 아래와 우의 색갈배합에서 도무지 예술적재질을 엿볼수가 없더라고 한다.

   밖의_ 세상 근심하지 말고 이 사무실부터 환하게 하시죠.하고_ 말씀드려주고싶었으나 감히 초면에 그렇게는 말하지 못하였다.

    나의 마음을 알아보기라도 한듯 그는 사람 웃으며 말하였다.

   신사들이_ 깨끗하고 환하게 차려입어야 세상이 환해집니다. 이 어지러운 디자인실에서도 제가 이렇게 신사복 입고있으면 이곳도 환해보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 같이 중국의 신사복을 일신시킵시다.»

    어젠 무슨 보탕타운(옷깃끝에 단추가 달린 셔츠)맨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류행이 되여 아이비스타일과 함께 인기를 끌어 일본에 전해왔다는 패션이야기를 정치 연설처럼 따분하게 들었지만 오늘 아침 이렇게 저기 뜬 달을 바라보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의 말이 천만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디자이너의 말대로 중국의 신사복을 일신시켜야겠다고 엄숙하게 다짐했다. 자기도 별로 멋지게 입는축은 못되면서 말이다. 자기의 예술에 미쳐있는 그 디자이너에게 감염이 된것이 틀림없었다.

    저 하늘엔 태양이 비쳐주는데도 한낮의 찬란한 해빛이 나타나기전까지 그 부족한 광명을 근심하여 엊저녁 달이 자기몸 절반을 남겨놓고간것이 아닌가.

    자기는 빛을 내지도 못하면서도 말이다.

 

                                          2004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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