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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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욕이란건 인간만의 특성일가?
2009년 02월 11일 15시 16분  조회:471  추천:12  작성자: 허무궁

심양 서탑에서 식사하고 나올 때마다 보아왔지만 윤형은 언제나 그 가게에 있는 신문들을 들고나오는 습관이 있었다.흑룡강신문이나 료녕신문들이 꽂혀있는 가게가 많았는데 거기엔 광고지들도 두루 있었다.
    어느날 나도 윤형처럼 손에 잡히는대로 료녕조선문보 등 세가지를 들고나와 숙소에서 읽어보았는데 특별히 오늘 이 글에 올리고 싶은것이라면 심양벼룩시장_(제59호)지에_ 게재된 한국소식란의 기지이다.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의 한 군부대가 내무반에서 양파를 키우며 욕과 칭찬의 차이를 실험해보았다는것이였다.
    거기엔 다음과 같이 씌여있었다.
   육군_ 3사단 포병련대는 작년 12월 2일부터 각 내부반별로 한쌍의 양파를 똑같은 장소에 놓고 병영생활에서 칭찬과 폭언, 사랑과 미움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에 장병들은 3개월동안 한쪽의 양파에는 좋은 말을 하고 관심을 표시하고 다른 양파는 병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할겸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또 칭찬을 해주는 양파는 마치 애완견을 다루듯이 잎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거나 정성스럽게 물을 갈아주었으며 욕설을 하는 대조군 양파는 손가락으로 슬쩍 찌르는 행동을 병행했다.
    그 결과 장병들의 사랑과 칭찬을 받는 양파는 뿌리를 내리고 풍성하게 성장한 반면 폭언을 들은 양파는 덜 자라거나 가늘고 심지어 구불어지는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동물이 음악 들으며 잘 자란다는 얘기는 옛적부터 들어왔지만 식물도 칭찬을 좋아한다는 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식물마저 이러할진대 하물며 인간이야 오죽하랴.
    매일 욕만 밥 먹듯 하는 샐러리맨들의 모습들이 퇴근전차속의 분위기를 흐리고있는 일본 도꾜. 조용한 전차속엔 온통 찌그러진 상들뿐이니 묵묵히 차창을 내다보지 않으면 눈 감고 토끼잠 자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도꾜의 모습을 생각하며 딸애에게 이 양파실험얘기를 해주었더니그렇지_ 않구.하며_ 진작부터 식물의 이런 실험을 알고있었다. 나만이 시대에 뒤떨어진것 같아서 처음 딸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욕설은 오직 상급만의 특권이요, 돈과 권리를 가진 자만의 특권이라고나 할가. 도리보다는 자기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성을 낼수 있는건 누구나 다 할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욕하는 사장앞이서개자식_ 그럼 네가 해봐라! 누구덕분에 밥 먹는데!라고_ 말해보고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가? 두목원숭이가 무리속에서 소리지르며 싸우는건 보았지만 다른 식물이나 동물들이 욕하는건 내 눈에 돋보기 걸기까지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욕이라는게 민족과 나라에 따라서도 다르다. 중국의 국(國)욕은타마디セ이고 일본의 국욕은바까セ이고 우리의 습관된 욕은개자식セ이라고 할가. 서방에서는 돼지나 당나귀를 많이 입에 담는것 같고. 이렇게 민족과 나라 관계없이 오직 인간만이 어디서 배운건지 남을 욕하고 욱박지르고 하는데 인류학자들이 인간의 개념을 다만도구를_ 쓸줄 아는데만_ 그치지 말고 한마디 더 보태여 욕할줄_ 아는 동물이라_ 해야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욕이란 왜서 인간들에게 필요되는건지 모르겠다. 꼭 남을 구박주어야 할 도리가 동물이나 식물들에게는 없고 오로지 인간들에게만 생기는 그 까닭이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적대간의 사이에도 서로 욕하는건 바보 같은 짓이여서 로신선생도 일찍 욕설과_ 공갈은 결코 투쟁이 아니다.라고_ 했었다. 요즈음엔 _3_8선에서도_ 욕하는 방송 싹 거두어드렸다고 하니 그래도 우리 민족이 제일 먼저 욕과 절연하겠는 모양이다.  아무렴 양파실험까지도 서슴치 않고 한다고 하니 이 아니 얼씨구 좋은 일 아닌가?
이제 나도 집에 돌아가면 베란다에 뇌둔 화분통꽃들을 어루만져줘야 되겠다고 굳게 굳게 다짐한다.

                                                2006년  3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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