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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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책은 어떨 때 읽는가?
2009년 02월 11일 15시 17분  조회:533  추천:15  작성자: 허무궁

미국사람들은 자꾸 우리가 리해할수 없는 일을 하여 웃기는데 독서에 대해서도 웃기는 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이를테면 무인도에서 읽는다면 어느 책이냐? 하는 앙케이트를 했다는것이다.카라마조프의_ 형제라_ 든가 잃어버린_ 때를 추구하며가_  뽑히는데 명작이라 해도 대개는 이렇게 평시에 홀시되는 대하작품이 선택된다고 하는데 왜 하필이면 무인도일가? 책 읽을 장소가 많고도 많은데..
    일본의 감옥에서는 6법전서(六法全書)와국어사전セ이 제일 잘 읽히고있다고 한다. 죄수들은 법을 잘 연구하여 감형이 될수 없을가를 연구하고 그 나머지 시간은국어사전セ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보내고있다고 한다. 요즈음 일본경제계와 정치계를 조롱한 젊은 사장 호리에(사회에선 호리에몬이라고 사랑스런 이름으로 불렀었다.)가 체포되였는데 그는 구치소에서 사마천의 사기_(史記)를_  읽고있는 모양이다. 벤쳐기업인으로서 한때는 일본야구팀을 꾸리겠다고 하여 일본야구협회수뇌들을 머리 아프게 하더니 어느땐 불시에 일본 사영텔레비 유명한 텔레비회사인 후지텔레비를 합병한다고 떠들어대더니 끝내 후지는 라이브도어의 주식 12퍼센트 이상 사들이는것으로 화해를 하게 되였다. 그런 라이브도어의 사장이 이번엔 국회의원선거에 나서서 국회의원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는데 민주당을 일망타진하기 위하여 일본 자민당의 간사장 타께베씨가 거리에 나서서 연설할 때 호리에씨는 저의_ 아들입니다! 저의 남동생입니다!고까지_ 웨쳐서 정계도 우습게 된 처지였다. 30여세의 사기군이 이렇게 일본을 우습게 만들어놓고 자기는 구치소에서 여유작작 사마천을 읽는다고 한다.

    대학교때 모택동의 거처를 참관한적이 있는데 제일 인상이 깊은것은 화장실에 자그마한 책상이 있는것을 본것이다. 두툼한 고서가 놓여있었는데 모택동어르신은 화장실에서까지도 책을 읽었다고 한다. 나도 요즈음엔 화장실에서 잠간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게 되였는데 그것이 뭐 모택동어르신을 따라배워서 그런건 아니고 또 건강식품 보급시키듯 화장실독서를 보급시키려는 뜻은 전혀 없다. 그저 그렇다는 얘기다.  그래도 제일 재미있게 책을 읽는것은 출퇴근길 전차속에서의 독서이다. 글줄속에서 나는 헤염치고 행과 행의 사이에서 여유작작 너펄거리며 활개를 쳐댄다. 붐비는 전차속의 오지상(아저씨)들의 입냄새도 잊고 옆에 서있는 이쁜 녀성도 의식하지 못하고 다만 나 홀로의 세계에 도취되여 책속의 세상에 살고있는듯.
    코부치(古淵)부터 낭아츠타 (長津田)까지의 15분간은 대개 창밖을 내다보며 잡생각에 취해있고 낭아츠타부터 시부야(涉谷)를 경유하여 낭아다쵸(永田町)까지 근 40분은 톡톡히 나의 독서시간으로 된다. 드문드문 약 5분간 눈 감고 토끼잠 자는것도 독서중의 휴식으로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낭아츠타에서 전차를 갈아탈 때에는 무슨 흥분 같은것까지 느끼게 되는 내가 어찌보면 무슨 독서에 관련된 변태와도 같은 병에 걸리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커피점에서 남을 기다리면서 잠간 들여보는 책도 심심치 않고 려행길 비행기속에서 몰두해 읽는 책도 재미있고 따분한 강의나 회의때의 도둑독서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잠 들기전 몇줄 들여다보는 책 또한 얼마나 달콤한지 모른다.
  
    그리고 미국의 그 앙케이트에 나도 참가한다면 나는 아마림꺽정セ아니면 삼국연의セ를 선택했을것이다.


                                              2006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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