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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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사용가치가 심미가치보다 우선적이다
2009년 02월 11일 15시 24분  조회:526  추천:11  작성자: 허무궁

해빛에 눈이 새물거릴 때처럼 눈을 쪼프리고 새물새물거리는 복덕방녀인의 안내로 세집에 들게 되였다. 4분의 3은 중국말, 나머지만 우리 말로 련줄포를 놓듯 말을 주어넘기는 복덕방녀인의 말을 한참 듣노라면 그녀의 말을 다 믿게 되는데 손바닥에 장 지진다고 해도 다 옳거니 하고 수긍이 갈 정도였다. 석쉼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남편과는 나_ 서탑에서 짠지장사 하려고 이렇에 벼르고있는 처지이니 방값 조금 깎아달라고_ 사정해보았지만 복덕방녀인의 련줄포를 맞고서는 더 할 말이 없게 되였다.
    이렇게 들게 된 집(회사 숙소)인데 며칠 살다보니 처음 집보러 왔을 때보다 불편한 점이 많음을 실감하게 되였다. 번뜩거리는 대리석바닥과 태양에네르기를 사용하여 더운물 나오게 하는 소라설비, 양식변기, 기윽자로 된 선진적セ인 주방 등등을 처음 보고 심양도 꽤나 고급스럽구나 하고 감탄했던것인데 그러한 심미적가치보다는 우선 사용가치를 모르고있음이 드러나 이젠 허구픈 웃음을 금할길 없다.

    아래에 그 불편함을 라렬할것이니 마시던 커피잔을 잠시 내려놓으시라. 웃음에 커피 쏟칠라.
    우선, 기윽자로 된 주방. 채를 볶는 곳과 그릇 씻는 곳이 구만팔천리라 중국료리 하나 볶고나서 그 뜨거운 프라이팬을 들고 상해곡예단 줄타기배우처럼 입을 오무리고 수도꼭지가 있는데로 조심스레 가야 하는데 매번 그렇게 료리를 볶을 때마다 그 일을 왕복하여야 할것을 생각하니 이제 친구들 가득 청해놓고 술채 마련하는 일은 아예 거둬치우자고 다짐하노라니 머리가 아찔해난다. 그런데 그 프라이팬을 씻으려 해도 그릇 씻는 곳이 너무 좁아서 프라이팬을 절반씩 가셔내야 하니 이것 또한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하는 작업이였다.
    거기에다 바닥은 얇은 타일로 되여 겉보기엔 고급스럽지만 너무 반질반질 하여 빨리 달아다닐수도 없다. 샤워하고 방금 나와 빈손으로 다닐 때는 스케트를 타듯 한쪽 손을 허리에 걸치고 한손으로 중심을 잡으면 스케트를 탈 때 카브돌이 하듯 자못 재미까지 있지만  뜨거운 프라이팬을 들고서야 어찌 그 재미를 탐낼수 있으랴.
    다음은 샤워이다. 샤워가 너무 높이 매달려있어서 매일 아침저녁 두번씩 나는 점프운동을 하였다. 그저 발뒤축 세우고 허리를 쭉 펴고 유치원 학생이 선생님의 물음에 대답할 때처럼 팔을 높이 들면 그 샤워를 쥘수도 있지만 난 그냥 올리뛰기운동을 하고있다. 혹시 46세에 키가 조금이라도 커져줄지 누가 아나? 요즈음 신경이 쓰이는 볼록한 아래배를 이런 행위로라도 제한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 않은가.
    이건 나의 건강문제이고 참지 못할것은 하수도이다. 하수도구멍이 작은데다가 구멍이 있는 쪽이 낮지 않아서 샤워가 끝나면 목욕실(화장실겸용)은 논밭에 댄 도랑처럼 물이 고인다. 그리하여 샤워가 끝나면 나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여 그 물을 쓸어서 몰골초원의 양몰이군처럼 물을 하수도에 몰아넣어야 하는데 그때문에 저녁 15분 허비하고 또 아침 15분은 먼저 일어나야 하는 고생을 하고있다. 아, 하느님 맙시사.
    그다음으로는 변기이다. 변기는 양식인데 워슈레트가 달려있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나 높은지 앉으면 발이 들려 어느 재즈바의 높은 걸상에 앉은듯하고 수지는 몸뒤에 달려있어 일을 다 보고나면 그 휴지를 뜯어내는것이 나한테는 고중시절 배구칠 때보다 더 심한 몸돌리기체조를 해야 했다. 우선 종이가 몸뒤로 멀리 있어서 16세 체조선수 정도의 나른한 기교가 있어야 허리를 돌릴수 있고 또 손을 한참 뻗혀야 닿을수 있다. 봐라, 이 놈아, 그래도 아직은 문제없지 라고 혼자서 흐뭇해하였다. 그런데 손이 닿아봤댔자 한손뿐이니 그 종이를 끊어내려면 바이올린수만큼은 손가락놀림이 뛰여나야 그 수지를 손가락으로 조금식 뜯어낼수 있는것이다. 지금은 나른한 종이를 슈퍼에 가서 온하루 찾아 사와 괜찮지만 원래 그 집에 있던 종이는 비닐로 한것처럼 질긴것이였다. 허리를 뒤로 탈고 한 손 한껏 뻗쳐서 하는 체조이니 나처럼 허리가 듬직한セ놈은 다이어트에는 퍼그나 좋을듯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이어트와 뒤를 보는 일을 함께 하는건 어쩐지 좀 그렇다.
    그래서 고안해낸것인데 나는 아예 변기를 가로타고 뒤로 향해 앉는다. 그러면 물통이 책상으로 되여 책을 올려놓고 볼수도 있고 가끔씩은 두 팔굽을 고이고 남은 인생에 대해 엄숙하게 생각하게 된다. 흰벽 마주하고 이렇게 일을 보면 종이가 가까와지고 또  인생까지 검토할수 있으니 참 여러가지로 편리하다. 이것이야 말로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변했다는것일가. 그러나 그런 방법도 한번뿐이였다. 아래도리를 다 벗어야 하는 번거로움때문이 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러한 사용가치를 홀시한 경향은 나의 세집에만 있는것이 아니였다.
    오성급호텔의 설비들도 일본보다 더 좋은 자료를 사용한데도 있는데 불편하기 그지 없고 중심거리에 맹인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거기를 자전거 세워두는 곳으로 쓰고있었고 경제개발구정부기관을 한곳에 모아놓고 일주일이면 외자기업 모든 수속을 끊낸다고 해놓고선 거기에 앉아있어야 할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기다리다보면 한주일이 어느결에 지나가버린다. 한곳에 모여두면 일이 쉽게 빨리 끝난다고 해놓은것 같은데 형식뿐이고 오히려 더 거치장스럽다. 일보러 오는 많은 사람들이 한 홀에 어정어정 사람을 기다리고있어서 얼마나 복잡한지 모른다. 일본도 정부 각 기관이 다 너른 마당 같은 방에서 오픈으로 사업하는데 정말 무슨 수속을 하자면 한곳에서 뱅뱅돌며 그 자리에서 할수 있다. 일 다보고 나올 때면 정부관원이 깍듯이 허리 굽혀 감사합니다セ라고 인사를 하는데 이는 우선 담배부터 내밀어야 하는 중국과는 오로지 문화적차이뿐일가?
    경제생활이 높아짐에 따라 심미적가치를 추구하는것은 필연적이며 중국에도 그렇게 심미적인것을 추구하게 된데에 대해선 나도 얼씨구 기뻐하는데 다만 그 심미적가치란것이 사용가치를 우선으로 하여야만이 진정으로서의 가치를 가질수 있음을 제발 잊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배 부를 때에만 맛있는것을 고르게 되는것과 같은 도리이다.

    아무리 고급스런 재료로 집을 장식했다해도 점프운동이나 허리돌리기운동은 그래도 할 곳에서 해야 그럴듯하다고 말하고싶다. 스케트도 마찬가지이다!

                                              2006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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