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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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사람은 되는것일수도 있는가보다
2009년 02월 11일 15시 30분  조회:602  추천:12  작성자: 허무궁


    올해 가을에 출판된 필자의 수필집락엽줏는_ 마음에_ 사람은_ 되는것이 아니라 하는것이다라는_ 졸작이 끼워있는데 서두에 이런 말이 있다.
   그러나_ 내 나이 40을 넘게 되여 뒤늦게야 깨달았지만 사실 사람은 <되는것⟩이 아니라 <하는것⟩이다.이를테면_ 인생은 자기의 뜻때로 살아야 하는데 그래서 환경의 지배에 좌우되여 되는セ사람으로 살지 말고 자기로서 하는セ 사람으로 살자,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이였다. 완성날자를 보니 작년으로 되여있었다. 그런데 제목에서 보다싶이 나는 일년사이에 자기가 한 말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될 부끄러운 궁지에 처하고말았다.
    이렇게 비참한 결과는 오늘의 이런 이야기에서 비롯하게 되였다.
    엊저녁 10시경에 전화가 걸려와 나는  청도의 어느 정부관원들을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오전 10시 도꾜역 야에스출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결국 17분 지각으로 약속지점에 도착하였는데 마침 그 사람들도 길이 밀려서 늦어졌던것이다. 나는 그들을 부근의 커피점으로 안내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제는 당연히 청도의 수출가공구의 투자유치문제였다.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소개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무슨 전 일본기업의 대표자나 되는듯이 리해하고있어서 나는 그냥 그렇지 않다고 해석을 하였다. 그러나 내가 당신들이 생각하는것처럼 그렇게 유명한 인물도 아니고 또 별로 능력도 없는 놈이라고 해석을 하면 할수록 그들의 눈에는 내가 겸손을 부리는것처럼 보여 우리의 이야기는 이상하게 번져나갔다. 일본기업을 그렇게 자기 부하를 다루듯 언제든지 대기시키는 일은 나의 능력으로서는 도무지 될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였지만 그 국장님은 자꾸 수출가공구에 일본기업을 소개해달라며 열심히 우대정책들을 설명하여주었다. 그 간절한 말씀에 나는 더 어떻게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한시간 남짓 이야기하다가 아예 이 자리를 어서 떠나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다음의 약속때문에 이젠 가봐야 하겠다고 일어섰다.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국장님이 제발 저희들 가공구를 널리 선전해달라고 또 다시 부탁하기에 나는알겠습니다_. 응당한 일이죠. 만나는 사람마다에 청도의 얘기를 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_ 통쾌하게 대답하였다. 어서 그들과 갈라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였던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국장님은 나의 손을 잡고 그들이 타고 온 자동차에로 가더니 선전책자를 좀 가져가라고 하였다. 난 고맙다고 대답하고 넘겨주는 책자를 받아 들었는데 그 책자라는것이 저그만치 들가방에 한가방 가득 차있었다.
    이렇게 헤여지고 그리고 다시 만날 약속도 하면서 서로 친구로 지내자고 수다도 떨었다.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나의 비극은 이제부터였다.
    도꾜역에서 나의 회사까지는 뻐스로 7분가량(교차로의 정차시간을 포함)의 거리인데 걸어가려면 15분 내지 20분이 걸린다. 전차나 지하철이면 갈아타는 시끄러움이 있어서 념두에 두지도 않았다. 손에 생각지도 못했던 무거운 책자를 들고있어서 당연히 뻐스를 타고 들어가려고 정거장에 가봤더니 14분후에 다음 차가  오게 되여있었다. 14분이면 걸어서도 거의 회사에 도착할수 있는 시간이니 나는 서슴치 않고 걸어가기로 작심하고 씨엉씨엉 걷기 시작하였다. 요즈음 보기 싫게 커진 배의 살을 빼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것도 내가 걸음을 택한 주요한 리유였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나는 손에 든 책자의 무게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였고 나중엔 내가 왜서 이렇게 많은 책자들을 들고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를 바보라고 욕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였다. 책자가 든 비닐가방끈이 나의 손을 파고들어가 손이 아파서 죽을 지경이였다. 두권이면 충분할것을 이렇게 사오십권이나 받아가지고. 이렇게 고생하는 바보가 어디 또 있으랴싶었다. 그렇다고 어디다 던져버릴수도 없지 않은가? 그들의 성의를 버리는것으로 되니 인간으로서는 차마 그렇게까지는 못할 짓이고 나는 방법없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가방끈에 손수건을 감아서 쥐고 회사를 향해 계속해서 어정어정 걸어갔다.
    그렇게도 진심으로 나에 대해 설명하였는데도 그들에게는 내가 아주 겸손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부각이 되였다는 사실. 이제 청도에 가거나 아니면 그들이 다시 도꾜에 올때 그들이 나한테 품을 크나큰 기대를 생각하니 나는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착잡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 기대를 저버리게 되는 마음. 도망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차 그들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이 할수도 없고, 더우기 그들은 나의 이런 난처한 처지에 대하여서는 아예 리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니 세상에 이런 딱한 일이 또 어디에 있으랴 싶었다.
    한편 중국의 투자유치를 담당하고있는 정부관원들의 열정과 더불어 조급성도 엿보인다. 중국의 현실 그대로인것이다.
    나의 의지대로하는セ삶이 아니고 남의 의지대로 되는セ그런 삶을 살게 된 지금 나의 마음은 손에 든 책자만큼 무거워졌다.


                                          200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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