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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시험을 조선어로 치르는《제도》의 득과 실
2008년 07월 23일 17시 02분  조회:6014  추천:91  작성자: 정인갑

 《대입시험을 조선어로 치르는 제도》재조명1

대입시험을 조선어로 치르는《제도》의 득과 실


정인갑




1978년 상반년의 어느 날, 당시 민족출판사 부사장이며 북경시 정협위원인 韓壽山이 필자를 불러 아래와 같은 도움을 청구했다.

“소수민족이 자기민족어로 대입시험을 치르는 제도(이하 ≪제도≫로 략칭함)를 내오는데 민족어로 수업하는 대학이나 전공밖에 갈수 없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조선어로 시험을 치른 조선족은 연변대학이나 민족대학 조선어전공밖에 붙을수 없다는 말이다. 이번 정협회의때 이 단서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려는데 당신에게 무슨 뾰족한 수가 없는냐?”

필자는 기뻐 흥분된 마음을 억제하며 이내 “뾰족한 수”를 제시해 드렸다:

“지금 북경대학 영어계 교원중 약 1/3이 영어 원판 영화를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나 조선족 고중생은 한어 원판 영화를 거의 다 알아듣는다. 너네 한족은 영어 원판 영화를 거의 알아듣지 못해도 명문대 영어교수가 될수 있고, 한어 원판 영화를 다 알아들을수 있는 조선족은 일반 대학의 학생이 될 자격도 없단 말인가?”

한수산은 기뻐 싱글벙글 웃으며 필자의 손을 꽉 쥐였다: “됐다! 당신의 말로만도 이번 회의에서 그 단서를 뒤엎을 리유가 충분하다.”

그 단서는 당연 없어졌으며 ≪제도≫의 혜택으로 많은 조선족이 전국 각 대학에 붙어 공부하게 되였다. 31년전 필자는 ≪제도≫에 대해 이렇듯 실제 행동으로 열광적으로 지지하였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1년이 지났다. 한 세대 이상의 시대가 흘러간 셈이다. 31년간 ≪제도≫가 우리에게 준 得과 失을 세심히 재조명해보면 다른 소수민족은 몰라도 조선족의 경우  무작정 지지할만한 제도가 못 됨을 실감하게 된다. 대입시험을 한어로 치르거나, 한어와 조선어를 겸해 치르는 방법이 더 좋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가 우리에게 준 득은 현저하다.

A, 우선 더 많은 조선족이 대학과 명문대학에 붙었다. 본문에서 말하는 조선족은 조선족 소중고교를 다녔고 조선어로 대입시험을 치른자만 일컫는다. 북경대학과 청화대학의 본과생은 해마다 지방학생을 1,600명정도 모집한다. 즉 인구 100만명당 1.3명정도밖에 모집하지 않는다. 이 비례에 따르면 조선족이 해마다 이 두 명문대에 각각 2~3명 붙으면 제 몫을 한 셈이다. 사실 1977학번까지 시험으로 이 두 명문대에 붙은 조선족 학생수는 대충 이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각각 20~30명이나 붙는다.

1980년 북경시 조선족 대학재학생 숫자는 400명 정도였는데(78~80학번이 ≪제도≫ 때문에 많이 붙은 상황하에서) 1995년에는 800명 정도로 많아졌고 지금은 확실한 통계는 아니지만 전문대까지 합쳐 1,500명정도 된다. 한어로 대입시험을 치러 붙는 학생수의 2~3배정도는 될것이다.

B, 조선족 중소학교 학생들의 조선어 수준이 높아졌다.

이에 반해 ≪제도≫ 때문에 우리가 본 손해도 적지 않다.

A, 조선족 학생의 한어 수준이 31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 원래 조선족은 한어에 약한 민족이였다. 문혁, 텔레비전의 보급 및 개혁개방후 조선족 전반의 한어수준이 비상히 제고되였으나 고졸, 대졸생의 한어수준은 오히려 낮아졌거나 적어도 높아지지 못하였다. 조선족의 더 높은 단계로의 진출과 승진에 많이 불리해졌다.

B, 조선족 대학생의 '함금량(含金量)'이 줄어들었다. ≪제도≫의 혜택으로 성적은 높지만 거품이 많이 섞였으며 같은 성적의 한족보다 수준이 퍽 낮다. 놀음만 일삼는 대학생이 적지 않으며 조선족학생의 대부분이 학급안의 하위성적이다. 학기마다 보충시험을 치러야 하는자, 졸업장을 받지 못하는자, 락제점수가 많아 제명당한자도 비일비재하다. 대학원으로 진학하는자는 아주 적고 졸업후 려행사 가이드가 되도 만족해 한다.

C, 조선족 소중고교 교원의 수준이 낮아졌다. 각 대학에 붙는자가 너무 많으므로 연변대학, 중앙민족대학에 붙는자의 성적이 많이 낮아졌고 조선족 사범전문대에 붙는자의 수준은 더 말이 아니다. 따라서 조선족 소중고교 교원의 수준이 웬만한 한족학교 교원보다 퍽 낮다. 해마다 대학에 붙은자가 몇백명 많아졌지만 그 대가로 수천 수만을 가르치는 소중고교 교원의 수준이 낮아졌다고 할 때 그것은 실로 봐야 한다..

D, 본과대, 전문대에 붙는 사람이 너무 많으므로 나머지 조선족의 수준이 형편없이 낮아졌다. 농촌에서는 향장감은 더 말할것도 없고 촌장감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와 같이 ≪제도≫의 득과 실을 대조해보면 득이 우세인지 실이 우세인지 한마디로 단언하기 어렵다. 필자가 보건데는 우리가 ≪제도≫로부터 잃은 것이 얻은것보다 더 많다. 이 견해의 정확성을 객관적으로 립증하기 위하여 다음 문장에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련다.



《대입시험을 조선어로 치르는 제도》재조명
 글 싣는 순서

1. 대입시험을 조선어로 치르는 ≪제도≫의 득과 실
2. ≪제도≫가 초래한 치명적인 문제점
3. 조선족의 한어 수준은 어느정도인가?
4. 한어수준과 조선족의 출로
5. 어문교육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6. ≪제도≫의 개혁과 민족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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