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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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한국 입국과 ‘쇼크치료법’(1)
2011년 07월 31일 21시 21분  조회:7162  추천:17  작성자: 정인갑
'쇼크(shock)치료법'이라는 것이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어떤 극단의 지경으로 몰아넣는 방법을 써 상상 외의 치료효과를 얻는 방법이겠다.

  필자는 문혁 때 도시와 인접한 농촌에 내려가 일하며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논김을 매다가 유리 조각에 발바닥이 베이었다. 같이 일하던 할아버지 한 분이 많은 성냥가치 머리의 유황을 뜯어 상처에 놓고 불을 붙였다. 필자는 너무 뜨거워 한참 논두렁에서 대굴대굴 굴렀지만 이내 일어나 일할 수 있었다. 그 상처는 다시 발작하지 않았다. 만약 이 방법을 쓰지 않았다면 몇 번은 병원에 다니며 치료하여야 하고 적어도 열흘 정도는 논일을 할 수 없다. 잠깐 고통을 겪고 큰 이득을 챙긴 괜찮은 방법이며 이것이 바로 ‘쇼크치료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KBS ‘아침마당’ 프로에 이런 사람 한 분이 출연하였다. 암 말기 환자이며 병원으로부터 죽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궁지에 빠진 그는 주먹만치 큰 뜸을 떴다. 온도가 40℃이상이면 암세포가 죽는다는 말을 듣고 암 부위 표면 피부에 뜸을 떴다고 한다. 너무 뜨거워 참기 어려우면 ‘젠장, 곧 들어갈 화장(火葬) 통보다는 덜 덥겠지’ 하며 참고 뜬 것이 암이 완치되는 기적적인 효과를 보았다. 역시 쇼크치료법이겠다.

  인간 사회의 질환도 쇼크치료법을 쓰면 상상 외의 좋은 효과를 보는 수도 있다.

  중국은 건국 후 줄곧 굶주림을 해결하지 못하였으며 굶어죽은 사람도 적지 않다. 1980년대 초에 아예 농민들에게 토지를 나누어주는 정책을 실행하였다. 당시 10억 중국인민은 토지를 집체소유로 해도 굶었는데 개인에게 나누어주면 다 굶어죽지 않나 하며 큰 쇼크를 받았다. 결과 상상외로 10억 인구의 굶주림을 단번에 해결하였다. 농촌의 공산주의 체제를 그대로 두고 중공이 30년간, 북한이 65년간 온갖 방법을 다 썼어도 해결하지 못한 기근 문제를 쇼크치료법으로 3년 안에 해결한 셈이다.
  필자는 중국조선족 한국입국문제도 쇼크치료법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었다. 쇼크 법의 실질은 우유부단하지 말고 문제의 요해, 핵심을 단칼에 베는 방법이다. 중국조선족 한국입국의 요해와 핵심은 무엇인가?

  약 20년 전에 필자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주장(州長)과 사석에서 담화한 적이 있다. 그날 주장은 우선 한국인을 한바탕 욕하였다: 많은 한국인들이 투자를 할 것처럼 연변에 와서 빌빌 돌아다녔고, 우리는 공항에 마중 간다, 음식을 대접한다, 선물을 준다, 심지어 호텔비를 대준다 하며 온갖 정성을 퍼부었다. 그들이 투자합의서, 투자계약서 등을 체결한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투자한 자는 거의 없다. 반면 산동반도의 각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어 투자하고 있다. 민족애가 부족한 한국인들에게 실망밖에 안 간다.

  필자는 즉시 반대 견해를 내놓았다: 한국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다. 만약 연변에 시장성이 있으면 오지 말라고 하여도, 철조망을 치거나 담장을 쌓고 막아도, 땅굴을 파고서라도 기어코 찾아와 투자할 것이다. 만약 시장성이 없으면 쇠사슬로 묶어놓아도 빠져나갈 것이다. 한국인이 투자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근본 원인은 연변의 시장성이지 민족애가 아니다. 인간의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활동은 생존투쟁, 즉 먹고 살 거리를 마련하는 경제활동이지 민족감정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의 말을 들은 주장은 이내 말문이 박혔다.

  조선족이 밀물처럼 한국으로 몰려드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조선족들은 ‘조국(모국)이 그리워서 간다’, ‘동족애에 못 이겨 간다’, ‘조상의 고향에 찾아 간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국인들은 왜 그토록 많은 조선족을 받아들이는가? ‘100년 전에 떠나갔던 그리운 우리 동포니까 환영한다’,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찾아왔으니 우대해주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모두 찾아오고 받아들이는 근본 원인이 아니다. 조선족 70%이상의 본관이 북한이다. 거기는 한국보다 더 ‘조국(모국)’, ‘동족애’, ‘조상의 고향’이며 촌수가 가까운 친척도 많다. 그런데 왜 북한에 가 살고자 하는 자는 없는가? 조선족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러시아, 심지어 서유럽에도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그곳도 ‘조국(모국)’, ‘동족애’, ‘조상의 고향’ 등을 운운할 수 있는 고장인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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