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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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동시]나무.1(이창규) 댓글:  조회:1461  추천:0  2014-04-24
나무.1 이창규 마당 귀퉁이에 우뚝 서서 시래기 한 접 걸치고 섰다 어머니는 거기에 마늘 한 접 걸고 아버지는 거기에 갈쿠리 걸고 동생은 꼬리연 하나 걸어놓고 마음 태운다
629    [동시]비 갠 뒤(손동연) 댓글:  조회:1741  추천:0  2014-04-24
비 갠 뒤 손동연 실핏줄이 다 드러나 보이는 풀잎 그 속으로 해볕이 졸 졸 졸 초록물을 몰고 갑니다 맑게 닦인 풀벌레 소리도 함께 몰고 갑니다
628    [동시]어머니의 등(허청호) 댓글:  조회:1561  추천:0  2014-04-24
어머니의 등 허청호 어머니 등은 잠밭입니다 졸음에 겨운 아기가 등에 업히면 어머니 온 마음은 잠이 되어 아기의 눈속에서 일어섭니다 어머니 등은 꿈밭입니다 어느새 아기가 꿈밭에 노닐면 어머니 온마음도 꿈이 되어 아기의 눈 속으로 달려갑니다 아기 마음도 어머니 눈속으로 달려옵니다.
627    [동시]노을(황베트로) 댓글:  조회:1776  추천:0  2014-04-24
노을 황베트로 넘어가는 해 잠깐 붙잡고 노을이 아래 마을을 내려다 본다 새들 둥우리에 들었는지 들짐승 제집에 돌아갔는지 잠자리 쉴 곳을 찾았는지 산밭에서 수수가 머리를 끄덕여 줄 때까지 노을은 산 마을에 머물고 있다.
626    [동시]바람과 빈 병(문삼석) 댓글:  조회:1827  추천:0  2014-04-17
바람과 빈 병 문삼석 바람이 숲속에 버려진 빈 병을 보았습니다. ㅡ쓸쓸할 거야. 바람은 함께 놀아주려고 빈 병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ㅡ보오, 보오. 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625    [동시]연(손동연) 댓글:  조회:1637  추천:0  2014-04-17
연 손동연 바람 속에 아홉 살난 순실이 마음이 떠 있다 울타리 치지 않은 언덕에서 울타리 치지 않은 하늘로 보란 듯이 아홉 살난 순실이 꿈이 걸려있다.
624    [동시]여름 밤(황베트로) 댓글:  조회:1702  추천:0  2014-04-17
여름 밤 황베트로 올해 난 개구리 별 따 달라고 조르는 밤 엄마개구리 혼자서 달래다 달래다 안돼 온 동네 개구리 모두 나서서 그건 그건 안된다고 개굴 개굴 개굴.
623    [동시]참말(이무일) 댓글:  조회:1815  추천:0  2014-04-17
참말 이무일 ㅡ저여요 ㅡ제 차례여요 ㅡ제가 맞아요 둥지 속의 새끼 제비들 저마다 떼를 써도 이번엔 네가 참말 했구나! 이번엔 네가 참말 했구나! 엄마제비는 참말한 새끼제비에게만 먹을것을 줬다 하늘 한바퀴 돌아 둥지로 돌아올 때마다 ㅡ이번엔 네가 참말 했구나! ㅡ이번엔 네가 참말 했구나! 엄마제비는 한번도 틀리는 일 없어서 새끼제비들은 똑 같이 먹이를 먹었다 새끼제비들은 다 같이 살이 올랐다.
622    [동시]아이들이 차올린 아침해(권기환) 댓글:  조회:1569  추천:0  2014-04-17
아이들이 차올린 아침해 권기환 아이들이 차올렸다 아침해를 노을이 타는 어제 차올린 그 아이들 풋볼이 꼬꼬 새벽을 딛고 하늘에 떠올랐다 아침해로 바람을 취젓고 날으던 어제 그 아이들 함성도 참새소리가 되어 돌아왔다 째째짹... 까치소리 되어 돌아왔다 까악, 깍... 고운 빛으로 쏟아진다.
621    [동시]세상이 다(문삼석) 댓글:  조회:1884  추천:0  2014-04-17
세상이 다 ㅡ이슬 11 문삼석 세상이 다 잠들어도 이슬아, 넌 언제나 깨어 있고 세상이 다 눈감아도 이슬아, 넌 언제나 뜨고 있고
620    [동시]하도 맑아서(문삼석) 댓글:  조회:1912  추천:0  2014-04-17
하도 맑아서 ㅡ산골 물 12 문삼석 하도 맑아서 가재가 나와서 하늘 구경합니다 하도 맑아서 햇볕도 들어가 모래알을 헵니다.
619    [동시]파란 것이 마구(김녹촌) 댓글:  조회:2029  추천:0  2014-04-17
파란 것이 마구 김녹촌 파란 것이 마구 땅거죽을 뚫고 나무 껍질을 짜개고 따사한 햇살 영롱한 새소리에 눈이 부시어 귀가 부시어 파란것이 마구 활활 타는 숨결로 바위틈서리에서도 실가지의 끝에서도 파란 것이 마구 아니 아니 내 가슴 속에서도 손가락 끝에서도 툭툭 마구 파란 것이...
618    [동시]시계가 셈을 세면(최춘해) 댓글:  조회:1773  추천:0  2014-04-17
시계가 셈을 세면 최춘해 아이들이 잠든 밤에도 셈을 셉니다 똑딱똑딱 똑딱이는 수만큼 키가 자라고 꿈이 자랍니다 지구가 돌지 않곤 배겨내질 못합니다 씨앗도 땅속에서 꿈을 꾸어야 합니다 시계가 셈을 세면 구름도 냇물도 흘러갑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바위도 자리를 뜰 꿈을 꿈니다 시계가 셈을 세면 모두모두 움직이고 자라납니다.
617    [동시]수탉에게(엄기원) 댓글:  조회:1585  추천:0  2014-04-17
수탉에게 엄기원 못생긴 뚱보라고 흉을 보아도 남은 저렇게 알을 낳고 예쁜 병아리를 까 기르는데 너는 날마다 치장만 하고 멋만 부리니? 시계없는 마을에 때나 알려라
616    [동시]이른 봄 들에서(문삼석) 댓글:  조회:1656  추천:0  2014-04-17
이른 봄 들에서 문삼석 사르륵... 사르륵... ㅡ여보세요?    계세요? 속삭이는 봄비 소로록... 소로록... ㅡ누구세요?    나가요. 내다보는 새싹.
615    [동시]감(최일환) 댓글:  조회:1473  추천:0  2014-04-17
감 최일환 잎이 진 가지 마다 주렁주렁 감들은 해질녘에 큰다 달밤에 익는다 분홍색 노을물 떨치고 간 뒤 서로 불을 밝히며 커 간다 곱게 커 간다
614    [동시]스케치(이상현) 댓글:  조회:1556  추천:0  2014-04-17
스케치 이상현 바다에 떨어지는 빛들은 모두 파도가 받아낸다 알알이 박힌 파도 속의 빛들은 귤 씨앗처럼 깨끗하다 날개를 퍼득이듯 파도가 건져 올리는 빛의 덩어리 아이들이 소리치면 방파제 위에 올라온 빛들은 하얀 소금이 되어 날아간다
613    [동시]얼룩말(문삼석) 댓글:  조회:1584  추천:0  2014-04-17
얼룩말 문삼석 얼룩말은 어째서 얼룩말이 되었나? 얼룩 옷을 입어서 얼룩말이 되었지. 얼룩말은 어째서 얼룩 옷을 입었나 얼룩말이 되려고 얼룩 옷을 입었지.
612    [동시]만들면서 지우면서(김마리아) 댓글:  조회:1658  추천:1  2014-04-16
만들면서 지우면서 김마리아 흰나비 한 마리 허공에서 팔랑팔랑 길을 만들며 날아갑니다 길을 한 바퀴 말아 올리면서 날아갑니다 날개를 접었다 폈다 길을 흔들면서 날아갑니다 허공에 흰나비 한 마리 팔랑팔랑 길을 지우며 날아갑니다
611    [동시]달(김미라) 댓글:  조회:1765  추천:0  2014-04-16
달 김미라 우주로 나가는 동그란 문 활짝! 여는데 보름 걸리고 꼭! 닫는데 보름 걸리고. 우주, 얼마나 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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