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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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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죽이기 (1)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4785  추천:73  작성자: 김혁

 

 

. 초현실주의소설 .

 

천재죽이기

  1998 <<도라지>>소설문학상수상작품 

 

 

 

 

 

박제가 돼버린 천재를 아시오? 난 유쾌하오.

- 李箱


 


9,


... ...

《라다》가 지나갔다
《캐딜락》이 지나갔다
자전거가 지나갔다
《오디》가 지나갔다
《샤리》가 지나갔다
봉고차가 지나갔다
《쌍타나》가 지나갔다
삼륜차가 지나갔다
《벤츠》가 지나갔다
살수차가 지나갔다...


man은 밑등을 석회로 칠갑한 가로수곁에 그렇게 서있었다. 멋을 내느라 솔로 박박 문질러 흰빛으로 돼버리다싶이 한 청바지에 짙은 색갈의 T샤쯔를 받쳐입은데서 그 자신도 하나의 전지를 금방 끝낸 가로수를 방불케 했다.
대로의 저편이 바다의 피안처럼 멀게 보였다. 그는 지금 흘레하는 잠자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의 물결을 헤가를수 없어 출근시간의 많은 부분을 네거리에서 허비하고있는것이였다.


-지하상가를 리용하세요.
안해는 늘 이렇게 귀띔해주군 했다. 허나 man은 뒤안길의 왕거미줄같이 얼기설기 뻗은 상가의 통로에서 늘 길을 찾지 못하군 했다.
-뭐가 찾기 어려워요? 국제무역청사 서대문앞 입구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휘여들면 먼저 담배난전, 과일난전들이 보이죠. 곧게 가다 또 왼쪽으로 휘면 옷난전이 보이죠. 그담 오른쪽으로 휘면 녀자들 속내의 전문이고요. 다시 왼쪽으로 휘여들면 구두난전...구두난전이 끝나는 곳에서 왼쪽으로 휘면 CD난전, 그곳 입구로 나오면 곧바로 청년려행사이고 그 맞은켠에 마침 당신들 직장이 있잖아요. 기억력이 그렇게 비상하다는 사람이 그게 뭐예요? 요즘 세월엔 약삭빠른 놈마저 등치우고 간 빼먹히는 세월인데...

풍진세상 인간들의 정감세계는 그 농도와 줄기가 천양지차로 다른 법이였다. 이렇게 마냥 안해에게서 신칙을 받는 man에게 있어서 아담과 이브의 실락원이며 쥬라기시대의 공룡이며 산정동인의 하악골이며 말탄 기사들의 연미복이며 김에 불리는 주전자뚜껑과 증기기관과 와트며 우유를 시궁창에 쏟던 불황의 년대며 히로시마에서 치솟아오르던 버섯구름이며 환형산기슭에 남긴 첫발자국이며 인터넷의 불가사의한 힘이며 복제양 돌리의 탄생이며...에 대해서는 그 초장부터 끝장까지 장절, 수자, 부호마저도 낱낱이 기억해낼수 있었지만 그에 비해 허드레인간들에게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쉬운 두부값 콩갑을 기억해내지 못하고 추려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해의 핀잔은 그녀의 체중과 정빌례되여 나날이 불어만 갔고 man은 그에 따라 요즘 세월의 락오자로 안해의 흰청 많은 눈길에 밀리우군 했다. 그럴법도 했다. 안해의 한달수입은 그의 한달로임 3하고도 남음이 있었던것이다. 셀레리즈맨으로 인끔높던 그의 위상이 길녘난전에서 아녀자들에게 한달에 한번만 수요된다는 생리 용품을 파는 허드레장사군 안해에게 제압당해 김뽑히고 원상을 잃어가고있는것이였다. 그만큼 자신에게 안해같은 순발력의 찌꺼기쯤이라도 있으면 요즘세월에 그 누구보다도 광이 나게 영소할수 있을것이라고 그는 자꾸만 생각하고있었다.


수영이 맨처음이고 다음엔 마라손 그다음엔 자전거경기인 서구라파의 종합경기종목처럼 134대의 차량을 지나보내고 출근고봉기의 대로를 헤치고 나온 man을 그다음엔 엘레베터가 태워가지고 9층높이의 사무실에까지 대여주었다.


뭐라고 딱히 말할수 없는 냄새, 페인트칠을 한 창틀과 낡은 가죽쏘파와 색바랜 사무테불과 너나의 앞에서 곰삭고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눅거리차와 서로 다른 패의 담배와 모발에서 풍기는 샴푸냄새...흔반이 되여 굼닐고있는 묵직한 사무실 내음속에 코마루를 벌름이며 성큼 뛰여들면 긴긴 드라마의 주인공같이 익숙하다 못해 권태기를 조금 자아내는 동료들의 얼국이 어제처럼 래일처럼 맞아주었다.
man의 부서에서는 사무원 셋과 부장 한명을 두고있었다. 퇴직기한이 엘레베터 타고 8층까지에 닿아오고있는 부장님은 회사와 함께 늙어오면서 공로는 없어도 그런대로 로고는 있는분이였다.


동료1은 회사에서 《미식가》로 통하고 있는터였다. 도회지의 식당, 나이트클럽,레스토랑, 부페의 음식으로부터 지하상가,밥시장의 싸구려음식, 교외의 토속맛의 음식에 이르기까지 그 맛, 작식법, 가격에 대해 거론할라치면《586》의 공능이 울고 갈 지경이다. 하여 그에게는 늘 달콤한지 시큼한지 알수 없는 덥지근한 냄새가 배여있는듯했다. 게다가 낚시질에도 역시 강태공을 뺨치는 국수라 한다.


동료2- 함경북도 토종으로부터 3년 4개월전부터 갑작스레 서울말투로 탈바꿈해 어미(語尾)에요! 자의 부착률이 그누구보다 높은 그는 8시간이후의 애호가 만수받이로 다양했다.애초에 그는 롱구를 한사코 좋아했다.하여 그의 입에서는 늘《공중비인》-맥클쵸단《마술사》-죤슨,《랭면사수》-바클리,시카고 수소팀, 휴스톤 로케트팀...등등등으로 롱구면스타며 롱구팀이며가 련줄로 튕겨나오군 했다. 그런데 나 말이예요 롱구말이예요 굉장히 좋아해여! 매일이다싶이 식(食 )기도처럼 외우던 그가 박정한 련인처럼 롱구에 등을 돌려버렸다. 원체 그들 부서의 전임부장이 롱구에 환혹되다싶이 했던것이다. 그 롱구부장이 승격하고 떠난 뒤 동료 2는 늦깎이로나마《성쌓기》에 열심하고있었다. 하여 루즈를 미장이초단자처럼 엉성히 바른 그의 입에서는 요사이 마작용어가 새로이 서렬을 지어 출두해나오고있었다. 츙후, 쫭, 즈머 ,차,안깡, 요빙, 쓰툐,빠완, 펑,후라!


《념불도 몫몫,소뿔도 각각》인 세분의 집합점이라면 셋 모두가 키가 보통키보다 한눈금 내려온 체격 그리고 도수안경을 걸고있다. 그것이였다. 세사람의《12개》의 눈길과 마주하느라면 man은 늘 초동머리적 해빛아래 추겨들었던 확대경밑의 마분지를 머리에 떠올리군했다.
그 12개의 눈길이 늘 그러하듯이 오늘도 man을 바라고 조리개를 맞추었다.


-어머 청바지를 입으셨네요.
동료 2의 안경테가 코마루에서 집장고도를 했다. 이어 여느때와 같이 늘 하던 부언을 잊지 않았다.
-잘 어울리지 않네요. 키가요 엄청나게 커놔서요.
-그래도 입고서 가랭이를 두겹씩 걷어올리기보담은 괜찮을건데.
man은 선선히 대꾸하며 테블앞에 마주앉았다.
-불편하잖을가? 꼭 갑옷같애. 난 거치장스러워 이런 옷은 입어 못내네
동료 1이 하회를 이었다.
-사무원 신분으로선 그래도 정장이 격에 맞는거여 쿨룩!
부장이 총화처럼 곁들었다.


이어 담배를 뻑뻑 빨아대며 신문을 벌걱거리며 차물을 후룩후룩 들이켜며 향간과 세계와 태고적과 현실에 대한 패설, 잡담, 한담, 험다므 육담이 오가며 낡은 레코드 복창하듯한 회사으 하루가 시작되였다.
-햇마늘이 시장에 나왔더군요...아흐흑-엊저녁 4차까지 했더니만 지긋해죽겠구만. 설렁탕은 그래두《ㅇㅇ설렁탕》이 일품이야! 《 xxx 구복액》광고가 지천으로 깔렸데 그래. 그약이 그렇게 ...쿨룩...그렇게 효험이 있을감? ...인도에서 핵시험을 했더군요...쉿-광고부의 ㅁㅁ하구 부기과의 *** 있잖아요. 사무실서요 그짓하다가요 들켰대요. 히히...하긴요 지금 세월에요 제 기물 가지고 굿하든요 장단하든요 관계할바가 못되지요 뭘...헌데요 ㅁㅁ가요.밴대였대요.밴대가 뭐냐구요? 어유, 나원요. 샌님들이라구야. 밴대가 뭐냐, 후후훗, 그곳에요.《머리》가요 나잖은걸 두고 말하죠...낄낄낄 후하하 어흐흐흐흐...《타이닉스호》가오스카 11개 종목의 상을 받았더군요. 그 영화 봤습니까? 못봤다구요? 그럼 VCD로 봤겠지요?못봤다구요??그럼 영화주제곡《잃어버린 내 사랑》은 들어봤겠지요? 요즘 류행톱가요인데요. 못들었다구요???...《ㅇㅇ보신탕》집에서 개고기에 아편을 넣어 맛을 돋군 다더구만...헌데 이자 금방 단오인데 왜 이리 덥지? 엘니노현상이라누만... 네미럴, 같이 이런 지랄같은 날씨가 언제까지 지속되려나?...어험! 그런데 오늘이 무슨 요일이던가암? 월요일입니더!!!


8,


-리자로 끝나는 말은 우리,유리, 소리, 머리, 허리, 다리, 피리, 항아리, 병아리, 머저리...
딸애는 그렇듯 신명나 하고있었다. 목청도 까랑히 박수를 짝작 쳐대며 말꼬리잡길 하고 있었다.


-자 담은 내 차례야, 자리, 보리,거리, 파리, 거마리, 종아리, 종다리,
동심에 어우러지는 순간이 좋았다. 파시시한 초동머리와 가슴을 철렁이게끔 맑은 눈동자와 장난기 꼬질꼬질 묻은 오똑한 코마루와 천연기 가득히 볼똑하니 살아오른 볼타구니의 딸애와 함께 할 때마다 man은 맘벽에 묻은 모든 고뇌와 번민, 얼룩이 잊혀지고 사라지고 지워지는 기분이였다. 동심이라는ㄴ 탈면지로 주름진 대인세계의 갈피에 낀 청태를 순화해내면 금시 욕탕을 나와 일습을 개변하듯 심신이 거뜬해 지느것이였다.


나젊은 부부들은 흔히 결혼초기에는 완벽한 밀애에 빠졌다가 조금 권태기를 촉감했다가 둘사이의 결실인 아이를 가지면서 다시 새로운 내용물의 사랑을 감지하다가 강보에 대한 양육의 피로감을 느꼈다가 아이가 말을 번지고 예쁜짓만 골라할 시기에는 또다시 정감의 귀합을 느낀다고 했다. man은 바로 그한 묘미에 가정이라는 삽짝문을 때맞춰 열고 돌아와 그뜰에서 즐거움과 여유와 행복을 즐기군 했다. 때로 자정의 끝적구이점에서 사우나탕으로...4차5차 매진해가는 시체인들의 오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정이라는 자그만 반경속에 자신의 커다란 체구와 정감을 달무리짖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그는 사업에서 삐여나게 열심했고 가정에도 구순하게 충실했다. 그에 반해 그 원을 짓는 콤파스다리의 한쪽이 기울었다면 외려 안해쪽이였다. 아무리 《음성양쇠》의 기운 세월이라지만 근년들어 안해는 아열대식물처럼 강장해졌고 man은 그 잎사귀와 그늘에 가려 음지식물처럼 연약해진것이였다. 애초에는 난전의 장사군들끼리 되놀이를 합니다. 산보놀이 갑니다. 3.8절 쇱니다 하며 토를 달아 외박이 잦더니 요사인 한보 승격하여 최부장이 청해요, 오사장이 청해요 하면서 집을 나서군 했다. 처음엔 초저녁을 넘기 바쁘게 달려오더니 이제는 자정을 넘기기가 일쑤였다. 처음엔 미안감과 죄송스러움이 보이더니 이제는 찾아볼수 없고 외려 오기와 득의연한감같은것이 엿보이기까지 했다.
무릎가에서 재깔이던 딸애느 어느사이 잠이 들어있었다. 자리를 펴고 아이를 눕혔다.


-리자로 끝나는 말은 유리...소리...허-리...다-리...병...아...리...
딸애는 잠꼬대를 하고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꿈속에서도 캐드득 웃고있었다.man의 품속에서 안전감과 행복감으로 잠이 들어있었다. 아니는 오작품 엄마를 두고 아빠한테서 이중으로 모성(母性)까지 느끼고 있는걸가? 그렇다면 나는 어데가서 모성애를 찾아야 할가? man은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친어머니를 생각했다. 가벼운 한숨을 짓고나서 애의 따스한 볼에 자기 볼을 가져다 붙였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기다렸다.


man의 6감각은 언제나 그렇게 준확했다. 그가 전화에 생각이 미치자 바람으로 따릉 따릉 따따르릉- 전화벨이 노래했다.man은 헤덤비며 덮쳐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간지러운듯한 녀자의 음성이 들렸다. 빨 힘이 다분한 목소리였다. man은 다시한번 전률하고 흥분하는 자신을 느꼈다.


-J,J양 맞죠, 나 M입니다.


J라는 녀자...
-여보세요? 리부장댁 맞죠? 어머 잘못 눌렀네요.죄송합니다...
-여봇에요? 리부장댁... 어머 또 잘못 눌렀네요. 전화번호가 비슷해놔서요. 정말 죄송합니다아...
-여보세요? 리부장...어머머 취했나봐요. 정마아알 죄송합니다아아...
이렇게 시작된 통화였다.
-네 리부장댁 아닙니다. 죄송할것 없어요. 우리 이젠 구면이구만요. 록음기소리 굉장히 높은데요. 음악 즐기는 모양이죠.
-네에 이 노랜 제가 가장 즐겨듣는 애청곡이랍니다. 얼마나 좋은 노랜가요.
-저한테도 마찬가진데요.
-소일거리로 소설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하는데 이 노래가 저한테 딱 맞는쪽인가봅니다.
-어떤 책 즐겨 읽지요?
-추리소설을요. 전 추리소설 억수로 좋아해요.
-나도 추리소설이라면 밥먹기를 제쳐놓습니다. 코난도일이라든가 아가사.크리스티. 헬렌포우, 모리무라 세이이찌의 소설들을 말입니다.
-어머머, 이거 지기를 만났나봐.


이렇게 눅거리애정소설에서처럼 전화 파트너를 사귀게 된 man이였다. 노래제목을 따서 상대는 J로. 남자라는 영문자모의 첫자를 따서 자신은 m이라 통성명하고... 고독한 녀자 같았다. 누군가와 대화하고싶어하는 녀자 같았다. 하여 며칠을 사이두고 녀자는 시간맞춰 전화를 걸어왔고 그 녀자와 동병상련의 처경인 man도 가끔 그녀에게 전화를 주군 했다. 무슨 애기든 이야기거리르르 만들어서는 밑도끝도 없이 이야기를 나누군 했다. 생면부지의 녀자와의 통화, 어덴가 기상천외한 느낌이 들군 했지만 수화기를 들고 피부에 와닿는 맑진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까닭없는 생기를 느꼈고 통화를 마치고나면 해골머리가 개운하고 체증이 사라진것 같은 느낌을 받군 하는 man이였다.


얼마전부터 man은 전화로 녀자에게 《여섯사람의 낭떠러지》라느 추리소설을 이야기해주고있었다.


《어떤 공학박사가 있었습니다. 공학분야에서 엘리트로 꼽히는 나젊은 인재였지요. 어느 한번 박사는 동인 다섯명과 함께 등산 려행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응당 즐거워야 할 려행에서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어찌된 까닭인지 공학박사가 낭떠러지에서 뛰여내렸던거지요...》


여기까지 이야기했는데 통화가 길어져 전화를 끈었었다. 그리하여 녀자는 장화소설의 다음회를 기다리듯 오늘도 man에게로 전화를 넣었던것이다.


-...여보시오? 전번엔 공학박사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은데까지 이야기했죠? 자. 그다음 부분이 이어집니다...모두들은 그 박사가 술을 과음하고 젊은 혈기에 무모한짓을 저질렀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이들은...아니, 기침을 하시는구만요. 몸이 말짼거나 아니십니까? 괜찮다구요?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어떤이들은 그 박사가 원체부터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신질환자의 환각으로...
-잠간요 BP가 오는 구만요.미안해요. 일후 다시 애기하자요. 안녕!-


man은 채 먹지 못한 떡을 내려놓듯이 아쉽게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방에는 순간에 고요가 해조(海潮)같이 밀려왔다. 고요를 잠식하며 옆집에서 울리느 수런대는 소리가 차츰 또렷하게 감지되여왔다. 이어 그 수군거리던 말소리는 기묘한 소리로 바뀌여 본의 아니게 man의 귀에 잡혀왔다.


...삐걱삐걱...어머어...헉헉...김, 김사장 나죽네...아흐흑...아흑아흑...삐걱...헉...김사장...어머 ...김사장... 날 보내줄거죠...아흑... 정말 보...보내줄거죠...아흐흑...삐걱삐걱...
매달마다 박봉의 절반 가깝게 잘라서 내기로 하고 맡았다는 세집이 최저한도의 은사권도 지킬수 없게, 방출되는 소화계통의 벅찬 음향마저 가려들을수 있는 달팽이집이였다.

 처음 맡은 집은 연기가 나고 두번째 맡은 집은 춥고 세번째 맡은 집은 물이 잘 나오지 않고... 결혼 5년에 이사를 저그만치 여섯번 하였었다. 불찬 놈이 녀편네와 아이 엉뎅이 들여놓을 굴 하나 마련하지 못한다고 안해에게서 욕을 삼태기로 먹어가면서... 그때마다 man은 자격지심에 참깨 하나로 줄어든 기분이였다. 회사의 사장님, 부장님, 차장님들도 그사이 그 못잖게 집들이르 하였다. 사장님은 더 좋은데로 가면서 원체 좋은 집을 부장님에게, 부장님도 더 좋은 사장님네 집자리로가면서 원체 괜찮은집을 차장님에게, 차장님도 더 좋은 부장님네 집자리로 가면서... 이런 순으로 되여왔는데 사업년한이 드높은 항일전쟁+2년이나 되게 길어도 종내는 man에게까지 그 차례가 올줄을 몰랐다. 그렇다고 man은 주택분배때면 시골서 로인네를 데려다놓고 부모를 모시니 비좁은 집고생을 어서 면케 해달라 울고불거나 그제야 헐레벌레 독신자녀증을 내며 분배점수를 따려는따위의 광대극은 놀지 않았다... -동무는 해마다 선진 공작자요, 일터표병이니 방법을 대서 곤난을 해결해드리지, 허나 초년고생은 금고생이라고 조금만 참소. 조금만...동무 말고도 집고생을 하는 동무들이 얼마나 많소. 그리고 헐벗고 굶주리는 제3세계 인민들을 생각해보란 말이요. 우리가 동무나이만 할적에는... 령도님들이 송등의 무사마귀만치 례사롭게 대하며 일년 세방값의 십이분의 일되는 돈을 적선이라도 하듯이 던져줄때면 man은 그저 고소를 머금을뿐이였다.


지진이 일듯 룡권풍이 일듯 해일(海日)이 일듯하던 옆집의 운우지정의 환음은 어느결엔가 멎었다. 고요가 다시 엄습했고 man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선잠에 빠져든 그의 발부리를 누군가 툭툭 건드렸다. man은 천군무게의 눈시울을 치떴다. 야광을 빌어 거쿨진 몸매 하나가 뻗쳐 서있는것이 보였다. 그 사람은 중세기적 기사들처럼 눈가리개를 하고있었다.


-누구욧! man은 자지러지게 놀라며 벌떡 일어나 앉았다. 검은 보자기처럼 공포가 그의 일신을 휩쌌다.
-쉬잇! 황야의 무법자같은 그 사람 식지로 입을 가렸다.그리고는 혁띠에서 무언가 끄집어내였다. 피스톨이였다. 탄알 한방을 꺼내였다.어둠속에 탄알의 황금빛이 온 바안에 총만해 오르고 있었다. 탄창에 꽂아넣었다. 탄창을 디그르르-돌렸다.
러시안룰렛(俄盧斯輪盤)! 잭크런던의 모험소설이나 서구 카우보이,홍콩 깽영화에서나 보았던 장면의 재현이였다. 운명있는 총으로 자기 머리를 겨누어 쏘는 생사의 겨룸, 왜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서 이래야만 하는지 man은 알길이 없엇다. 그저 수동적으로 감독의 손에 의해 움직이는 보조역을man은 엉성하게 놀고있엇다. 그 사람의 눈빛에는 살기의 태엽이 돌돌 감겨있었다. 그눈빛에 짓눌려 man은 소리쳐 구원을 바란다든가 110을 부를 생각 같은것은 할 엄두도 못냈다.


-가위 바위 보! man은 진땀이 흠씬 내돋힌 손바닥을 펼쳐보였다.-보오오! 그런데 그쪽은 ...가위였다. 그 사람 총신을 잡아 총자루쪽을 man에게 내밀었다. man은 떨린는 손으로 피스톨을 넘겨받았다. 난생처음 쥐여보는 피스톨은 그렇듯 무거웠다. 그 사람의 표정은 돌처럼 딱딱했고 그 딱딱함속에는 항거 못할 그 어떤 위세가 서려있었다. 이 총으로 넘겨 쏘아버릴가? 허나 man은 일상에서 종래로 규칙이나 법도에 위배되는 간활한 처사를 할줄을 몰랐다. 그래도 종구를 태양혈에 가져다 붙였다. 총신이 그렇게 차거울수가 없엇다. 얼굴로 땀방울이 팥죽처럼 흘러내리고있엇다.

...나의 호흡에 탄환을 쏘아넣는 놈이 있다... 별이 흔들린다. 나의 기억의 순서가 흔들리듯... 배속 뼁끼칠을 한 십자가가 날에 날마다 발돋움한다. 나에 대해 달력의 수자는 차츠차츰 줄어든다. 네온싸인은 휘파람같이 여위였다...하얀 천사가 나를 가벼이 노크한다.

-리상《날개》

 

 



-어, 어무니, 얼굴도 보지 못한 어머니를 속으로 부르며 man은 두눈을 질끈 감고 방아쇠를 당겼다.
절컥!격침이 튀는 소리가 들렷다.


절컥!빗장을 열며 누군가 집에 들어섰다. 안해였다. 꿈에서 깬 man은 방금전의 경악을 억누르지 못한채 두눈을 커다랗게 치뜨고 밤늦은 귀가의 안해를 쳐다보았다. 태짐투성이 얼굴에 취기를 잔뜩 묻히고 불고기냄새,술냄새에 man이 가장 싫어하는 마늘냄새를 풍기며 안해는 꿈속의 야행자처럼 그앞에 뻗쳐 서있었다. 둘은 결혼후 1825번째로 되는 싸움을 벌리기 시작했다...

7,


덜커덩! 육중한 괴음과 함께 엘레베터가 갑작스레 멈춰섰다. 층쑤를 나타내던 수자판의 지시등도 순식간에 꺼져버렸다.


-이거 또 고장이잖아?
man은 엘레베터문의 여닫이버튼을 눌러보았다. 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시한번 열싸게 눌러댔다. 허나 문은 주문이 맞지 않는 천방야담속의 동굴문처럼 종시 열려지지 않았다. 엘레베터속에는 man말고도 위생모자를 쓰고 T형걸레와 바께쯔를 든 회사의 청소부아줌마가 합승해있었다.


-어떡하지유?
도회지에 몸 담그고 일보고 있지만 그 쪽빛에 물들지 못한 모양 부연 표상의 청소부아줌마가 더럭 겁기든 모습을 지었다.


-밖으로 열어야지요 밖으로! 여보시오?게 누구 없소?
-웬 땐티(電梯)가 사흘에 한번 꼴루 빵꾸나쥬?
-국산제랍니다. 여보시오?여보시오?


국산을 선호한답시고 놓은 가격이 헐렁한 엘레베터가 그 수리비용이 원가를 훨씬 넘겼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타고 다니는 차나 양복따위는 비싼 외제로 택하는 령도분네들이였다.
탕탕탕! man은 엘레베트의 문을 기승스레 두드려대기 시작했다. 마냥 시간에 쫓기고있는 그로서는 들숨날숨할 사이없이 타작이 채 못되여 튕겨나오는 씨낟알처럼 수북이 쌓이느 ㄴ일거리들을 재빨리 까고 다듬고 선정해내야 했던것이다. 그건 제쳐놓고라도 다른이들은 정오전까지라도 회사에 얼굴을 보이면 되였지만 서진공작자라는 《자》자가 새겨있는 그로서는 몇분간의 지각이라도 대서특필할 죄상이 되는수가 많앗다. 《중구는 삭금》(衆口 金)이라고 man은 그런 험구의 과녁이 되는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하여 신경질에 가깝게 문을 두드려댔다.

 


너는누구냐?그러나문밖에와서문을두드리며문을열라고웨치니나를찾는일심(一心)이아니고또내가너를도무지모른다고한들나는차마그대로내여버려둘수는없어서문을열어주려하나문은안으로만고리가걸린것이아니라밖으로도네가모르게잠겨있으니안에서만열어주면무엇하느냐?너는누구기에구태여닫힌문앞에서탄생하였느냐?

-리상 《정식》(正式)   



탕탕탕! 여보시오! 게 누구 없소? 탕탕탕! -문 좀 열어주시오! 탕탕탕....


밖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응대도 없다 조작원에게 비상열쇠가 있을텐데...man은 그만 힘에 부쳐 체념한채로 벽체에 기대여 서버렸다.


-혹시...떨어져내리진 않을가유?
청소부아줌마가 T형걸레를 구명대인양 공연히 부여잡으며 공포가 가배된 모습으로 물어왔다.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정부동하게 페소(閉所)공포증과 고소(高所)공포증을 갖고있다고 햇다. 더우기 시간과 공리에 매여 스트레스를 매일이고 받는 사무원들에게는 그 증세가 더 심하다고 했다. 허나 man은 이 명에서는 남에 반해 무감각했다. 자기가 원했던바를 자기 분수에 맞게 완수해나가는데만 열중했지 주변환경이 밀페된 곳이든 드러난 곳이든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개의치 않았다.누구처럼 온 회사의 사무원들에게 제 괴춤을 털어 술사는것으로 호인역을 애써 분장해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업실적을 알콜의 농도로 무마하려 하지 않았고 또 누구처럼 웃어른들의 기호에 따라 자신의 없는 취미를 살리며 아부에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여느 회사들의 사무원들끼리 흔히 있게 되는 파벌획분에도 들지 않았고 남들이 문턱다슬게 찾을 령도분네 저택의 번지수도 모르고 살아왔다. 하여 사업에서는 빼여난데 대인관계나 사교술에서는 풋바지저고리로정평이 나있었다. 그런 다른 공식의 삶을 살고있는 풋바지저고리와 회사의 허드레 청소부아줌마가 지금 엘레베터속에 통졸임처럼 함께 갇히게 된것이엿다.


-떨어질 근심 같은건 그만 챙겨두세요.
man은 공포의 음영속에 떨고있는 무지렁이아줌마의 마음을 무마해줘야겠다는 의무감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엘레베터가 떨어져내린 사고는 거의 한건도 없습...네? 엘레베터가 뭐냐고요?네에.땐티!우리가 지금 타고있는 이 땐티를 말하죠. 엘레베터의...아니.땐티의 줄이 끊어져도 스프링이나 유압을 리용한 안전걸쇠들이 세면의 벽에 련결되여 제자리에 서게 하는 안전장치가 되여있습니다...
무료하고 갑갑한 시간의 침전속에서 헤여나오려고 녀인에게 엘레베터의 신빙성에 대해 확증케 하려고 man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끄집어냈고 아줌마는 알듯말듯한 극적인 표정으로 들어만 주고잇었다.
-그러니까...기원 236년 아르키메데스에 의해 도르래에 줄을 걸어 사람이 당기는 방식으로 원시적인 엘레베터...아니 땐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네에, 옛날 사람들 정말 총명하지요?1835년에 증기기관식 화물엘레베...땐티가 나왔구요.평형추의 떨어지는 힘을 땐티의 상승력으로 활용하는 방식은...1853년이던가... 엘리사 오티스라는 미국사람에 의해 개발됐습니다.그로부터 몇십년이 지나 뉴욕에서 사람을 싣느 승객용 땐티가 처음 설치되엿습니다.1889년에 전기구동식으로 바뀌여 자동식 땐티가 만들어지구요...네에 여하튼 엘레베...아니 땐티는 고장나도 추락되지는 않습니다. 떨어지지 않는다구요...


-선생님, 선생님은 9층에 계시지유? 이 회사에서 젤 깔끔한 사람으로 알구있습니다. 옷차림두 깔끔하구 사람두 깔끔하구...


man의 엘레베터의 연혁사에 대한 《특강》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아줌마가 동에 닿잖은 말을 했다. 눅거리라 해야 할지 진솔하다 해야 할지 모를 그 찬사에 man은 일순간 바보에 빠졌다. 남의 잘되는 호박을 못본듯 지나쳐버리거나 넝쿨이 탈렸소 식으로 꼬집어야 직성이 풀려하고 지어 야음을 타서 손가락으로 호비작여놓는 오활한 사람들속에서 처음으로 들어보는, 찬사같지 않은 찬사였던것이다. 이때 드디여 엘레베터의 문이 열렸다.


-감사합니다! 졸지에 들이닥친 채광에 눈시울을 좁히며 man은 아줌마에게인지 엘레베터조작원에겐지 알수 없을 감사를 소리 크게 울렸다,


6,


동료1: 어이, 아가씨-잉어회가 다됐소? 인제야 낚시줄 풀고 고기 낚는감? 이거 술판 다 식네. 이 식당에 그래도 잉어회가 일품이라서 택시타고 왔는데...
부장: 그래! 나도 회라면 죄다 무지하게 좋아하는편이요. 잉어회뿐아니라 소처녑두 그렇구...아흐흑, 어이 졸려. 한잔 했더니만 노곤해지는구만 그래.


동료2: 엊저녁요 또 밤새웠지요?츙휼 했지요? 나 말이예요 나그네가요 찔 흘기는 바람에요 주저앉고말았지요. 요사인요 손줌이 얼매나 좋은지요! ...마작이란 물건 있잖아요 정말요 사람 싸-악 죽인다구요. 마작요 일본사람들 만들었다나요? 일본놈새끼들요 머리통 하나만요 정말 좋지요?


man:그런것 같잖은데요. 마작은... 명조 삼보태감 정화가 만들어낸거라고 합니다. 그 유명한 항해가 정화 말입니다. 정화가 남양으로 향행할 때 수부들이 제일 관심하는 이름을 따서 이 놀음을 만들었답니다.
부장: 듣다 첫소린데?


man: ...정화 신변에 한 장군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얼굴이 곰보딱지였대요. 그를 따서 마작(麻雀)이라고 이름지었답니다. 마작에서 1만부터 9만까지는 당시 돈의 수량이고 동서남북품과 매화,란초, 국화, 참대와 같은 패쪽은 날씨와 절기를 의미해주는거랍니다. 중(中)은 라침판을 말하고 발(發)은 항해자들이 천체를 관찰하는것이고 백( 百)은 배에서 올린 흰 돛을 가리켜 말하는것입니다. 그리고...


동료1: ...이제 보니 자넨 혼자 보기 참 아까운 사람이구먼, 어쩜 마작도 놀줄 모르면서 그렇게 능통하셔? 자, 부장님 회가 올라옵니다-여하튼 자네 팔뚝 굵네 굵어.


동료2:여하튼요 나 마작요...어머 시쿨어라. 이 회가 왜 이렇게 시쿨죠... 나 마작요 굉장히 좋아해요.
동료1: 헌데 자넨 이렇게 식미 돋구는 회에도 흥미가 없나?


man:저...괜찮은데...마늘을...


동료2: 정말 그쪽에서 마늘을 꺼리죠. 실루참. 무인도 가서요 오두막 짓고요 혼자 살아요
동료1:이제 와서 뭐 누구와 깨꿀 쏟아지게 키스할 사람이라도 있나? 사내라면 텁텁하게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잡수어줘야 사내다운거야. 그러다간 국물도 없어, 자, 한잔들고요.


man:그런게 아니라...


부장:카-기실 마늘은 몸에 좋은 물건이라하데 그려.


man:네 알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암병 심장병 에방에 특효가 있다고 합니다. 염증치료에도 좋구요. 마늘의 주요성분은 알리신인데 그것이 피속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피를 맑게 해준답니다. 말초혈관을 넓혀주어 피가 잘 흐르니까 자연히 고혈압에나 심장병치료에 리롭지요, 그런데 간이나, 위, 방광에는 부작용이...
동료1:됐네 그만, 자네 팔뚝 굵네 문자 쓰지 말구 마늘 먹는 련습이나 잘해두라구. 어이, 아가씨-여기 광천수를 좀 갖다주시오. 자, 들면서...
부장:그런데 이봐 팔뚝굵은 량반...아, 그만 채를 그만 집어놓게나. 내가 뭐 식충인가 하나배. 녀자들이란 다 저렇게 살뜰한가? ... 이봐 팔뚝굵은 량반, 오늘이 무슨 요일이던감?


man:수요...


동료2:오늘 말이예요 수요일!수요일이예요!
부장:금요일까지 자네 리력서와 신분증 몇장을 복사해갗고오게나.


man:왜요?


부장:물론 좋은 일이지. 우리 부에 국외고찰연수지표가 한장 떨어졌네. 이 자리서 누구나 박연폭포나 서울남대문구경을 한번씩을 갔다왔는데 자네만 석동이였더구만. 이번엔 지위, 년령을 따지지 않고 사업실적이 좋은 사람 우선 뽑기로 했네. 저...담배 있남?
부장:힘써보지. 이번이 네번째 돌림인데 번번이 빠져서야 되겠나? 선진에 모범을 도거리하는 량반인데...
동료2:어머,운세가요 무지개로 피누만요. 부장님요 자, 라이터! 아침에 볼라니요 운동화도 멋진걸로 신었던데요.


man:집의 안해가 가게를 차리구 있잖구 뭡니까? 신가게 사람들과도 친숙한 사이니까 비싼것도 헐도매가로 사왔더군요《아디다스》표랍니다.


동료2: 가짜가 아닐가요?
동료1:비싼거라 해서 다 좋은건 아니지
부장:지금 신들은 정말 견디질 않아! 양식이 좀 낡긴해두 난 몇년전에 사둔 검정구두가 아직도 맘에 드는구먼.
동료2: 그 신요 꼭 가짝거예요.
동료1:운동화를 신으면 발이 편할는지는 몰라도 사람의 세련미가 적어보이지. 유치한 초중생처럼. 부장님. 자, 이 물고기눈을... 안질에 좋다는데...
부장:마늘을 입에 대지 않는 이 사람에게 넘기세나. 물고기야 꺼리지 않겠지?


man:그래도 시력이 덜 좋은 여러분께서 드시죠. 물고기눈은 시력뿐아니라 기억력쇠퇴나 혈압을 낮추는데도 좋은 물건이지요. 물고기눈에는 도코탄소펜올레핀산과 에이코탄소펜올레핀산과 같은 지방산이 풍부히 들어있지요. 이런 천연물질은 인체에...

동료1:
동료2: : 그래그래. 니 팔뚝 굵다!
부장:


5,


-주의, 액-션!
조명이 켜졌다. 카메라들이 일시에 그를 바라고 초점을 맞추었다. 수천쌍의 관객들의 눌길도 그를 바라고 몰부어지고있었다. man은 환장하게 눈부신 조명의 빛에 눈시울을 좁혔다. 두손을 일순 어떻게 주체할 길 없어했다. 공연히 마른기침을 한번했다.


-관중 여러분, 여기 나선 이분께서 여러분들에게 기상천외한 장끼를 펼쳐드리겠습니다. 기억력수준이 불가사의하게 뛰여난 이분은 동서남북 고금중외의 보고 들은 일들에 대해 그 년대, 수치, 유래를 빠짐없이 기억해두는 척척박사랍니다. 지어 우리 말 사전의 모든 단어들에 대해서도 낱낱이 기억해낼수있답니다. 자. 여기에 사전도 마련했습니다. 그럼 장끼자랑 오락프로를 이제부터 펼쳐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언제 어디선가 신분증을 홀랑 잃고 man은TV방송국에 빈분증 분실광고를 내러 갔었다. 광고내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기다리면서 풋면목이 있는TV제작일군과 만나 한담거리를 끄집어내던중 TV에서 제작한 수십년간의 아이템들의 년도,배우, 제목에 대해 일점불차없이 이야기하는것을 보고 그 빼여난 기억력에 모두가 경악, 《주말대잔치》라는 애청프로중에 《장끼자랑》이라느느 작은 종목이 있는데 그 종목에 출두해달라고 했다. 《장끼자랑》은 기공이거나 요술.입재주표현.등 각종 장끼가 있는 항간의 재주군들이 종참하는 인기프로 종목이였다. 원체 웃으며 지나치려 했는데 프로듀서마저 나서서 보수까지 내들며 출연을 청탁했다. 게다가 안해마저 단신 남보다 못난데 어데 있어요? 돈액수도 굉장한데요! 하면서 등을 와락 미는지라 마지못해 무대에 오르게 된 그였다. 원체 자아의 표현을 극구 삼가했던 man은 무대에까지 오른 지금에 와서 머스로 한껏 멋을 낸 머리칼을 부자연스레 만지며 후회를 되뇌이고있었다. 복잡한 심기를 정리하기도전에 아나운서에게서 마이크가 넘겨져왔고 관객들속에서 질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문: 《현대조선말사전》2195페지 19번째줄에는 어떤 단어가 씌여져 있습니까?
답:...2195페지 ...여얼아홉번째...줄의 단어는 텔레비죤, 텔레비죤이라는 단어입니다.
??? ??? ???
-맞았습니다!!!좌중이 술렁거렸고 이어 갈채가 터져올랐다.
문:그러면 《기억》이라는 단어는 사전 몇페지에 적혀있습니까?
답:...삼백...사십 아니.삼백오심일페지 우로부터 서른아홉번째줄에 씌여있습니다.
-맞았습니다아!!!
문:월드컵 축구경기가 당금이지요. 그러면 1978년 제 10차 세계컵경기에서는 어느 팀이 우승을 따냈습니까.
답:우선 질문을 시정합시다.1978년이면 제10차가 아니라 제 11차지요. 제10차는 1973에 열렸는데 독일이 우승했죠.선생이 묻고저 하는 78년경기에서는 아르헨띠나팀이 우승을 따냈습니다. 맞죠?
문:네네네.맞습니다. 맞아요. 전 춤을 즐기는편이예요. 사교무의 유래에 대해 알고있는지요?
답:사교무는...오지리에서 기원되였는데 당지에서는《란드러》라고 불렀습니다. 농촌무용이란 뜻이죠. 19세기 오지리 수도 원에서 신속히 파급되면서 그 세기 30년대로부터 세계여러 나라에 전파되였습니다.저도 춤을 즐기는편인데 이 자리가 끝나면 함께 무도청으로 갈가요?
문:홍콩이 희귀한지도 1년이 돼옵니다. 그러면 홍콩이란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답:홍콩이란 광동사투리발음으로서《향을 수송하는 항구》라는 뜻입니다. 그곳에서 침향(  香 )이라는 독특한 향료가 특산으로 많이 나지요. 그 지방 사람들은 그 향료로 향을 만들어서는...
문:그런 문제는 향항회귀지식경연을 통해 일반일들도 많이 알것 같습니다. 좀 바쁜쪽으로 묻겠습니다. 해만 정세가 긴장해지면서 무기장비문제가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만사통인 성생께서는 전쟁에 흔히 쓰는 유도탕의 작동원리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부언하는바이지만 저는 군인 출신이랍니다.
답:...유도탄...흔히 다계단구조로 되여있습니다. 대기층을 뚫고 오른 뒤 마지막 계단의 발동기는 작동을 멈춥니다. 탄두는 관성유도의 조작으로 곡선을 그리며 목표쪽으로 방향을 기울입니다. 이때 탄두의 초속은 7.9킬로메터,고도는 천킬로메터에 달하게 됩니다...
문:실로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믿기 어려워요.믿기 어려워...
문: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현대조선말사전》제2032페지 오른쪽 첫번째줄의 단어는 무엇입니까?
답:...그 단어는 천재라는 단어입니다.
스튜디어홀을 가득 메우는 갈채성속에서 man은 퇴장했다.


-맙시사! 실로 정채로왔습니다. 분장실에 들어서기 바쁘게 프로듀서가 달려와 man을 으깨져라고 포옹했다. 그러면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아이템을 빛내준 man에게 한턱 톡톡히 내겠다는것이였다. 술을 들면서 다음 출연계약을 맺자는 것이였다. 프로듀선느 감탄을 련발하고나서 록의홍상의 배우들을 휘동해가지고 무대로 나갔다.


man한사람만 남겨진 분장실은 일순 고요를 되찾았다. 벽에 배우들이 분장용으로 쓰이는 커다란 체경이 붙어있었다. 그 체경속에서 흥분된 모습을 한 멋진 헤어스타일의 나그네가 그를 마주 보고있었다. man은 그 익숙한듯하기도 하고 익숙하지 못한듯하기도 한 우멍눈을 새삼스레 점도록 지켜보았다. 왜선지 까닭없는 한숨이 나왔다.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엇을것이요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
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였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
만져보기만이라도했겟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
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리상 《거울》   




4,



-...공학박사가 낭떠러지에 뛰여내린 괴변이 일어난후 형사가 이 사건을 접했습니다. 형사는 박사이 죽음에는 타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박사와 동행한 다섯사람의 신상과 박사와의 관계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중 A는 박사와 동무인데 성적이 삐여나지 못해 질투하고있었고 B는 박사와 사랑의 라이벌이였으며 C는 박사에게서 거금을 빌렸으나 갑지 못하고있었고 D는...


man은 또 J라는 녀자와 통화를 하고있엇다. 추리소설을 이야기하고있었다. man은 늘 J와이 통화를 갈망했다. 적어도 목적이나 질투, 조소, 의심으로 복선을 깔고 사투리나 감탄사로 친절을 위장한 동료들과의 피로한 대화보다는 편했고 순수해서 좋았다. 전화료금에 대한 근념같은것을 의식하지 못하면서 그녀와 끝간데 없는 대화를 나누느라면 man은 마냥 속마음 깊이에서 태종질하던 불안과 걱정, 고민 같은것을 잠재우고 잊어버리고 덜어낼수 있었다. 또 안해의 그림자가 늘 비여있는 가정의 한 국부를 다른 녀자에게서 그것도 거짓말같이 만난 전화파트너에게서 보충받고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가끔 들군했다.
때로 man은 J를 불러내고싶은 충동을 느꼈다. 만나서 그 용모를 확인하고 그 익숙해진 목소리를 신변가까이에서 실감해보고싶어졌다. 허나 이렇게 그저 전화로 만나는것이 더 좋을지 모른다고 그 생각을 엎지르기도했다. 일단 만나서 감몽처럼 그려보던 그녀의 용모나 행위가 자기가 머리속에 정형시켰던 거푸집과는 틀릴 때.또 그녀에게서 요즘 세월 흔히 보게 되는 그런 간활함과 염세감과 욕정과 무정과 잔혹함의 심기들을 보아내게 되면 man은 그저 그녀가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철길을 넘겨주는 륙교하나가 가로놓여져있었다. man이 어릴적부터 천교는 그렇게 놓여져있었고 그 다리에는 온 도시가 다 아는 끔찍한 야화가 실려있었다. 태줄 끊어 처음으로 믿었던 남자에게서 배신을 받게 되자 그 강보의 씨를 천교에 놓아두고 투신자살한 한 녀인의 순애보에 관한 이야기였다. 페인트칠이 색바래지고 라사못이 곰삭아 널마루가 행인들의 발밑에서 삐걱삐걱 괴음을 내는 야밤의 랑하같은 이 다리를 모두들 《귀신다리》라고 불렀다. 지금은 현란한 광고판으로 그 검버섯이 앉은 속살을 가리우긴 했지만 여전히 이 도시에서는 가끔가다 톱화제로 한담순위에 올랏고 길하지 못하나 이름도 그냥 그렇게 불려지는 천교였다. 그런 천교부근에서 그녀가 살고있는것이였다.


-풍수가 덜 좋은 곳에서 살고있죠?
언젠가 J가 《귀신다리》이야기를 끄집어내며 유신론을 펴들었다.


-이사를 해야겠구만요.
말을 이렇게 하면서도 man은 그저 좋기만 했다. 그녀가 룡담호혈속에서 살고있다 해도 man은 그녀와 대화를 나눌수 잇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따라서 J라는 녀자는 man에게 있어서 실재하고있으나 보이잖고 허상같지만 또렷한 영상의 과잉된 존재로 메모되여있었다.man은 그녀에 댛나 까닭없는 만족감과 지어 의존감을 가지게 되는 자신을 두고 꿈틀 놀랄때도 많았다.
어데선가 모터찌클의 소리가 울렷다. man은 귀바퀴에서 수화기를 땠다. 짐승의 포효소리같은 모터찌클소리가 분명 들리고있었다.


-미안합니다.
man은 갑작스레 전화를 끊었다. J쪽에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로서는 처음이였다.
요사이 man은 모터찌클에 알레르기가 생긴듯하였다.심각한 알레르기였다. TV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천부를 증명하던 날 흠뻑 취한 늦은 귀가길에 man은 도로를 포악함에 가깝게 질주하는 모터찌클에 질려 그 자리에 차렷자세로 얼어붙고말았다. 그런데 무섬증을 가라앚히기 바쁘게 더 크낙한 경악이 덮쳐들었다. 오연감으로 모터찌클을 짓쳐몰고있는 핑크빛 투구의 사내. 그 허리를 잔뜩 그러안고 뒤에 밀착해앉은이는 다름 아닌 자기 안해엿던것이다. man은 순간에 술이 말갛게 깨였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분명 그림자마저 익숙한 안해였다.


집에 돌아와 누군가고 캐여물었다. 안해는 가게에 화물을 전송해주는 거간군이라고 했다. 허나 man은 6감각으로 믿기 어려워했다. 아녀자들의 낯간지러운 용품이나 도매해주는 차새 거간군이 어떻게 《혼다 125》를 몰고 길바닥 좁다하게 으시댈수 있을가?그리고 바람샐 짬 없게 그 이른바 거간군을 그러안고 앉은 안해의 얼굴에는 분명 평소에는 볼수 없었던 그런 현기증 비승한 만족감이 짙게짙게 어려있엇던것이다. 그후로도 man은 가끔 《혼다 125》의 포효성을 들을수 있었고 그때마다 눈확을 키운 그의 눈동자에는 어김없이 그 모터찌클뒤에 이물질처럼 엉겨붙은 안해가 슬로모션으로 비쳐들군 햇다. 대체 누구냐 어떤 사이냐고 물을라치면 안해는 넘겨짚지 말라느니 심청좁다느니 제족에서 공처럼 튀군했다.


-아직도 자지 않고 뭘 하고있어요? 넙치가 돼가지고
찬바람을 몰고 들어온 안해느 제쪽에서 외려 핀잔같은것을 먼저 내들었다. 잠든 딸애ㅢ 머리맡으로 다가같다. 들고 온 비닐구럭에서 쵸콜레트며 새우깡, 음료, 깡통 팔보죽이며를 끄집어내여 서렬을 세웠다. 비싼 음식이나 놀이감따위로 안해는 평소에 애에게 소상하지 못한 사랑을 보상하려고 들었다. 허나 맛나는 사탕, 실과나 값비싼 놀이감보다 농도와 줄기가 다른 사랑을 수요하고있는 딸애는 아빠쪽에 더 도타운편이엿다. 하여 애는 달리다 넘어져도 여느 애들처럼 엄마-하고 우는것이 아니라 아빠-하며 울군 했다.


안해는 취기에 목이 마른지 애에게 사왔던 먹이중에서 음료 한병을 터치워 마시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 안해는 옷차림과 얼굴가꾸기에 전에없이 신경을 썼다.목돈을 내치고 자기 몸뚱이를 뒤안길 미용사들의 메스밑에 들이밀었다. 궁극스레 모은 돈이 아까와 메니큐어도 싸구려쪽으로 쓰던 안해엿다. 그러던 안해가 눈꺼풀수술도 했고 코잔등을 높였으며 빈약한 가슴에 실리콘을 넣어 허영을 살렸다. 다시 주조된 안해의 인공미에 man은 감탄을 느끼지도 욕정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저 낯설게 변해가고 그의 곁에서 조금씩 멀어져가는 안해의 수수께끼같은 모습을 곤혹스레 지켜볼뿐이였다.
둘은 비좁은 골목길에서 우연히 만난 길손처럼 아이를 사이두고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옆집에서 호풍환우하는듯한 치졸스런 소리가 또 새여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머...어머...최경리님...아흑...근력이 좋으시네...아흐흑...그 일...아흑 나죽네...그 일 부탁합니다...최경리...최경리...아흑...최경리...최 an ma 안해가 풀럭하고 웃었다.불거진 표정으로 앉았던 man도 실의에 빠진듯 따라서 웃음 비슷한것을 짓고말았다. 안해가 갑자기 그의 품에 뛰여들었다. 남자에 대한 편력기가 두툼하고 돈쌈지 불룩한 졸부님네들을 불러다 말세나 온듯 시도때도 없이 그 짓거리를 벌리는 옆집의 독신녀자를 두고 가끔 조소를 흘리던 안해가 그 음란한 소리의 유발에 감흥을 살린듯 오린만에 man에게로 감쳐들었다.man은 다족류벌레를 털어내듯 안해를 뿌리쳤다. 안해는 안면몰수하고 다시 접어들었다. 그러는 안해의 모발에서 야릇한 냄새가 확 끼쳐왔다. 술내음도 다배내음도 음식내음도 아닌...그것은 휘발유냄새였다. 아니 ,다른 남자의 냄새였다. man은 순간에 울컥 괴여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잇달아 그 분노는 이 녀자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라이벌과 싸워이겨야 한다는 자존심으로 회석되여 묽어졌고 따라서 man은 처량하게도 변형된 욕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거칠게 안해의 옷을 벗겼고 위장으로 가득차 부푼 가슴을 포악하게 움켜잡았다. 안해의 왕성한 욕념은 점점 더 긴 시간을 수요 하고있었다. man은 힘에 부친감을 느끼군 했다. 난방시설을 갖춘 아빠트,자가용,핸드폰,호화의상,고급음식...사내로서 세대주로서는 그에 응당 보상을 줘야겠는데...


안해는 그를 싣고 바다처럼 넘실거렸고 man은 땀벌창이 되여 시악을 썼다. 안해는 흥분할 때면 목구멍쪽에서 늘 가르랑이는 숨끓는 신음을 내군 했다. 그 소리가 man에게는 모터찌클의 시동음처럼 들렸다. 그 소리에 자존과 관능에 살을 맞은듯 꿈틀했다. man은 땀벌창이 되여 주저앉으려는 힘을 분노로 부추겨세웠다. 무릎이 접히느 ㄴ힘과 마음을  마하련듯 결혼지남 수책에서 보았던 구절들을 주문처럼 떠올려보았다. 마라손처럼 긴 정감의 코스선에서 벅차게 달리는 정자대군으 몇억명이나 된다. 허나 질척이고 가파로운 수란관의 소로에서 쓰러지고 살아남는이는 200명 좌우밖에 안된다. 그렇다면 내가 정녕 200명 중에 들수가 있을가? 엘리트로 선택될수 있을가? 환음을 지르며 라스트선을 충격할수 있을가? 자아, 달려라, man.힘내라! man-


몸과 마음으로 지쳐버린 man은 인차 잠에 곯아떨어졌고 정신을 수습할 사이도 없이 다시 꿈의 도박장에서 러시안룰렛에 끌려들었다. 역시 낯가리개를 한 사람과 주먹내기를 하였다. man은 여느때와 같이 보를 내였고 그쪽에서는 가위를 내였다.
-자네 마음보가 여리여 그저 보자기밖에 낼줄 모르는거야. 왜 돌을 내지 못해? 가위는 왜 또 내지 못하고? 돌처럼 치고 가위처럼 잘라야 하는거야! 그래야 살아남는게 요즘 세상이야! 동료들이 그의 꿈애기를 듣고 해준 엉터리 해몽이였다. 하여 꼭 돌이나 가위를 내려 뼈무르군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바보같이 내내 보만 펼치는 어수선한 꿈자리였다.


그 사람 느긋한 미소를 흘리며 man에게 총을 넘겨주었다. 그러는 그에게서 들큼한지 시큼한지 매큼한지 종잡을 길 없는 기분잡치는 냄새가 훅 끼쳐왔다. man은 총부리를 태양혈에 대였다. 누구더라?죽음에 대한 공포보다도 상대에 대한 확인을 더듬는 man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구겨져있엇다.
절컥! 격침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어수선한 꿈자리였지만 끝머리에 가서는 마냥 다음의 더 정채로운 꿈마당을 위해 빗장을 열어주는상싶었다. man은 안도의 숨을 덩이로 토해냈다. 진득한 이마전을 씻어내린는데 새로운 도전자가 련이어 들이닥쳤다. 녀자였다! 낯가리개를 한 틈새로 맑은 피부가 얼핏 보였다. 처음으로 부딪쳐보는 녀적수여서였던지 천치처럼 또 한번 보를 내고 man은 기계적으로 총부리를 태양혈에 대였다.


-나 말이예요 이런 자극 굉장히 좋아해요
녀자가 광태같은 희열을 감추지 못하고 발작적으로 웃어젖혔다. 그 익숙한듯한 웃음소리에 man은 몸을 흠칫 떨었고 그 경련이 식지에 닿아 방아쇠가 뒤로 밀려졌다.


절컥! man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물밑에서 금방 솟아오른 사람처럼 학학거리며 비지숨을 몰아쉬였다.인공의 품일망정 안해의 따스한 가슴이 그리웠다. 떨리는 깃을 접을 둥우리가 미치도록 그리웠다. 곁자리를 더듬었다.
안해의 자리느 비여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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