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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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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딜레마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4004  추천:73  작성자: 김혁
칼럼

우리들의 딜레마

김 혁




애니메이션(動畵) <<사라진 전설- 아틀란티스>>를 오락물이 아닌 시각으로 열심히 본적 있다.
... 거대한 섬이 있었는데 그곳엔 장대한 산맥과 온갖 동물들이 번성하는 푸른 벌판이 있고, 또 아름답고 신기 한 과일들이 많이 난다. 비옥한 땅 속에는 무지개 빛 귀금속과 보석이 묻혀 있었다. 섬의 한가운데에는 돌로 지은 아름다운 공공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으며, 도시들은 항만과 운하로 연결되어 있는데...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인 플라톤이 아틀란티스에 대해서 적어놓은 글의 일부이다. 기원전 347년에 이러한 기록들을 남긴 채 지상의 락원 아틀란티스는 이 땅 우에서 사라져 버렸다.

영화를 보고 나서 관련 자료를 새삼스레 찾아 읽으면서 우리가 살고있는 중국조선족사회도 언젠가는 이렇게 사라지지 않을가? 하는 로파심 아닌 걱정에 잠겨들었다.

민족이란 사회, 력사적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공고한 운명공동체이다. 민족이라는 공고한 사람들의 집단을 형성케 하는 기본징표는 핏줄, 언어, 지역의 공통성이며 민족성원 자신의 힘과 지혜로 자신의 운명을 지키면서 발전하는 것이 민족사 발전의 합법칙성이다.

우리민족은 이민, 정착, 형성, 발전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장 100여 년을 경유해 왔다. 이 과정에 이주현장에서 우리는 청나라 봉건통치계급, 군벌정권, 일본제국주의의 착취와 유린을 겪으면서 황무지를 개간하였고 목숨 바쳐 반일, 반봉건투쟁에 가입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과 더불어 중국 민족공동체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게 되였다. 또한 해방 후 50년 력사에 우리 민족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해 앞서가는 민족으로 자리 매김 되였다.

그런데 우리들이 피와 땀을 바쳐 애지중지하면서 만들고 발전시켜온 형태의 집이, 다수가 하나와 같이 일사불란한 동질성을 이룬 이 집이 지금 미증유의 충격을 받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발달국가들이 일전에 겪어온 보편적인 과정을 우리는 지금 겪고 있다. 10여 년래 우리의 농촌인구는 해마다 5프로의 속도로 감소 되여 경작지가 묵어나고 촌 부락이 소실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녀성들이 섭외혼인으로 외국에 나가는 류실때문에 인구가 마이너스 장성을 기록하고 조선족 학교가 련이어 페교되고 있다. 도시화의 물결, 출국바람에 의해 농촌을 중심으로 하던 우리 조선족공동체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으며 따라서 조선족 소실설,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불확정성은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 시점에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바로 자아확립과 주체성확립이다. 그것은 곧바로 민족적 자각과 의지이다. 민족운명의 주인이라는 높은 자각과 민족자신의 힘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 민족의 소실이 아닌 민족의 생존과 부강을 바라는 것이 우리들의 기본 정신자세와 신념으로 되어야 한다.

초기의 민족주의 사상가로 유명한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공동체를 문화공동체로서 받아들인 뒤, 공동체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핵심 요소로서 민간전승과 민족적 전통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민족의지를 형성하는 구성원 전체의 협력을 강조하고 일반 대중을 진정한 문명의 주체로 간주함으로써 프랑스 민족주의에 리론적 바탕을 제공했다.

참된 정신으로 흔들리는 민족의 중심을 잡고 우리 민족이 재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도록 할 때이다. 우리 민족작가들의 출두와 동참이 수요되는 시점이다.

민족작가는 민족의 한 구성원으로 태어나며 민족의 뉴대 속에서 커 가는 존재이다. 민족의 품안에서 살면서 개인의 외모와 육체적 특성이 형성되었을 뿐 아니라 민족적 교육을 받고 그 사고와 행동양식, 사상과 감정, 도덕과 풍습을 익혀 민족작가로 된다.하기에 매 작가에게서 풍기는 멋과 품위와 슬기, 정서, 지향, 사고방식 등이 모두 민족적인 것으로 된다.

따라서 우리의 작품은 민족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으며 민족과 동고동락하는 인연으로 얽혀 있다. 변화하는 우리 문화내용의 성격을 규제하고 조절하며 방향을 제시하면서 보존 계승해 나감은 우리 지성인들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민족작가로서의 존재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 앞에 초미(焦眉)로 다가 온 아픔을 직시하며 현실적인 절박성으로 나는 근년래 <<조모의 전설>>, <<어떤 개의 순애보>>, <<풍장>>, <<옥상만가>>, , <<화두>>, <<환형산에 내리는 비>> 등 소설들을 펴냈다. 작품들에서 우리 중국조선족의 정착과 형성, 조선족공동체의 흔들림, 도시에 진출한 민초들의 삶, 출국자녀 문제, 조선족의 진로와 대안에 대한 화제들을 펼쳐보았었다. 이번 작품부터는 <<중국조선족문제테마소설>>이라는 부제를 붙여 본격적으로 창작하면서 나의 창작자세를 극명히 표현하려 한다.

지금 지구상에는 2천여 개의 민족이 2백 개의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들의 운명의 공동체이며 생활의 기본단위인 민족의 존립과 발전을 이룩하는 중에는 간거한 난제들이 란마(亂麻)처럼 꼬여 있고 미해결의 상태로 각 민족에게 부하 되어있다. 우리들의 딜레마(진퇴량난의 극악한 상황)는 여실하다. 따라서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이어 민족의 총명과 슬기를 되살리며 목전의 진통을 이겨내고 다시 세인 앞에 나설 그날의 밝은 조선족의 군체 형상을 기대하는 나의 이한 작업도 지속적으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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