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은 은나라 때의 저명한 학자였다.
상용이 운명할 때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로자(老子/ 중국 고대의 철학자·도가(道家)의 창시자)가 곁에서 스승님의 마지막 길을 바랬다.
로자가 눈물을 삼키며 침대머리에서 스승에게 물었다.
-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제자에게 어떤 남길 말이 있으십니까?
상용이 말했다.
- 너 나의 입안을 찬이 들여다보아라. 아직 혀가 그대로 있느냐?
- 네 있습니다.
- 그러면 이발은?
- 이발이 모두 물러나고 없네요.
상용이 로자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 이에 깃든 리치를 알겠느냐?
로자가 사색에 잠겼다가 말했다.
- 제자의 소견으로 보면 너무 강한 것은 빨리 쇠퇴하고 부드러운 것만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런 리치인것 같군요.
상용은 가까스로 웃음 지으며 자신의 걸출한 제자를 바라보았다.
- 그래. 맞어. 천하의 모든 섭리도 바로 이와 같은 거여.
로자는 스승의 뜻을 이어 유약(柔弱)이 강강(剛强)을 이기는 리치로서 천하를 허정(虛靜)으로 돌리고자 했다.
로자는 저서에서 수차 이유극강 (以柔克剛)의 리치에 대해 언급했다.
以 : 써 이 / 柔 : 부드러울 유 / 克 : 이길 극 / 剛 : 강할 강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
"유약이 반드시 억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물고기가 깊은 못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천하에서 가장 유약한 것, 즉 물은 천하에서 가장 견고한 것, 금석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무형의 물은 틈이 없는 것, 즉 유형의 금석 속에 파고 들어갈 수 있다. "
"천하의 아무 것도 물을 따라 갈 것이 없다... 물보다 더 유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굳고 센 것을 꺾는 데는 물보다 더 뛰어난 것이 없다... 만물은 강하면 생기를 잃고, 약하면 충만하게 된다. "
로자는 유약의 대표적인 것을 물이라 하였다. 이처럼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막상 이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을 로자는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중국의 유명한 권법(拳法)인 태극권에서도 "유가 강을 제압한다"는 이한 리치가 잘 체현되여 있다.
태극권이 강함 우에 유를 두는 리유는 대체로 로자의 "도덕경"에서 묘사된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는 원리에 그 근본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리유는 실행자로 하여금 상대방과의 정면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막강한 실전에서 항상 강함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은 오류.
동방이나 서구를 막론하고 현명한 선인들은 이미 이한 리치에 대해 잘 깨쳐 알고 있는 것 같다.
미국 력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존경받고 있는 링컨이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때의 일화다.
일리노이주 련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링컨은 부와 지위의 상징인 민주당의 더글러스와 무려 7회에 걸쳐 라이벌로 맞붙게 되였다.
“링컨이라는 시골뜨기에게 귀족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더글러스는 호언장담하였고 강력한 태세를 보이며 링컨을 향해 극언을 퍼부었다.
그런 더글러스에 맞서 링컨은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더글러스는 체신장관, 토지장관, 내무장관 등을 력임한 큰 인물입니다. 이런 그에 비할 때 약소한 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의 재산이 얼마인지 물어봅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저에게는 안해와 아들 하나밖에 없다고. 저에겐 비록 그들밖에 없지만, 바로 그들은 나에게서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입니다. 게다가 저는 의지할 데도 없습니다. 유일하게 의지할 곳은 오직 여러분들뿐입니다.”
막강한 더글러스와 미풍약세의 링컨의 겨룸,
허나 결과 두 사람 중에 누가 승자로 되었나 하는 것은 더 말치 않아도 자명한 일이다.
어떤 개인의 처세준칙에도 좋지만 더 나아가서 민족과 사회 더 넓은 령역에까지도 이한 리치는 적용된다. 일상에서 강한 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부드러움이 해 내고 있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부드러움이 거대하고 강한 것을 이기고 있다. 강력한 철을 통한 산업보다는 부드러운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요즘이다.
진정으로 강한 자는 자신의 딱딱한 껍질을 스스로 깨는 고통을 의연히 마주할 수 있는 자이다.
어릴 적 읽었던 우화 '바람과 태양'의 이야기가 곁들어 떠오른다.
바람과 태양이 내기를 하였다.
길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게임.
결과 나그네는 강한 바람에는 옷을 벗지 않았으나, 부드럽고 따스한 태양의 열기에 더는 참지 못하고 옷을 몽땅 벗었다.
이발과 혀의 생존리치!
다혈질이고 성미가 우직한 내게 있어서 전에 읽은 수십 권의 책보다 강하게 나의 뇌리를 때린 작으나 큰 성어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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