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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풍경
김 혁
△ 횡단보도, 중국어로는 얼룩말선(斑馬線)이라 부른다. 횡단보도의 표지가 얼룩말의 무늬를 꼭 닮은데서 연유된 이름이다.
얼룩말은 주로 아프리카에 분포하여 서식한다. 얼룩말하면 아름다운 무늬로 유명할뿐더러 조화로운 단체 생활로도 이름있다.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데 많이는 그 수효가 수천 마리의 큰 무리를 이룬다고 한다.
령양이나 기린들과 곧잘 어우러지는 온순파인 그들은 이른 아침과 해질녘이면 물을 찾아 먹는데 그렇게 많은 수효임에도 늙은 수컷이 이끄는대로 줄을 지어 물을 먹는다고 한다. 참으로 동물계의 위계질서에 감탄이 절로 나게하는 가관이다.
△ 연변에 가면 횡단보도가 필요 없슴돠.
그냥 냅다 뛰여가면 자동차가 느려가지고
사고가 나더라도 상처가 안남돠.
해외인터넷에서 류행되고 있는 연변개그다. 그저 개그로만 웃어 넘길수 없는 대목이다.
해외에서도 거론될만큼 사거리에 나서면 붉은 등을 무시한채 무단횡단을 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횡단보도가 마치 자기 집 뒤뜰인양 지축자축 노량으로 지나는 아저씨, 붉은 등을 그 무슨 모델쇼의 조명등으로 아는지 무시한채 교태를 흘리며 지나는 아가씨, 혼자서는 직성이 풀리지않는양 어깨동무 하고 무리지어 지나는 이들... 하기에 순경들이 목청깨져라 소리 지르고 곤봉을 내저으며 질서바로잡기에 마냥 드바쁘다. 그야말로 부끄럽기짝이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횡단보도 무단횡단은 교통사고 및 교통체증을 유발시킬뿐더러 한개 도시와 도시인들의 위상에도 커다란 오점을 남긴다. 교통부문에서 교통질서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횡단보도 무단횡단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줄을 긋는다는 것은 방향을 정해주고 기호로 만들어 조직화하는 행위이다. 줄무늬는 자연의 무질서를 질서 있게 정돈해서 정화시키고 재정비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을 접하는 횡단보도의 풍경은 줄지은 얼룩말들이 찾은 못가와도 같은 미경이 아니다. 가장 지능화 된 동물로 군림하여 만물의 질서를 규제한 인간들이 스스로 그 기본적인 질서를 흩트리고 있는것이다.
이로볼때 줄무늬도 구도적으로 잘 새겨진 얼룩말의 행동반경은 인간에게 많은것을 시사해 준다.
질서 바로잡기라는 화두는 다만 교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모두에게 부여된 구체화되고 인성화 된 가장 기본적인 요구이다. 너나가 이 공덕의 대시험장에서 참다운 응시자의 자세를 보일때 이는 량호한 사회품질 및 개인수양의 발현으로 자리잡게 될것이다.
횡단보도, 눈과 발로 걷던 그곳을 마음으로 건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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