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잔혹 “흑백 스토리”
김 혁
1,
타란티노라는 할리우드 감독이 있다. 바나나처럼 길숨한 얼굴을 가진, “악동”이라는 불미한 별명을 가진 감독이다.
1992년 영화데뷔해 “저수지의 개들(落水狗)”, 저속한 소설(低俗小说), “킬빌(杀死比尔)”, 등 내놓는 영화마다 히트작을 연출했다.
영화광인 나지만 타라니티노 감독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않는다. 그의 영화를 본다는것은 시각과 청각에 대한 고문이다. 킬러, 변태, 게이들이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나오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대사에 무엇보다도 영화 전편은 선혈로 얼룩진 지나친 폭력이 관통된다.
그럼에도 내가 그의 전부의 영화를 DVD로 갖추고있는것은 비순차적인 서사구조, 다중 플롯, 허를 찌르는 반전 등 분명 그만의 색갈있는 문체와 쟝르를 다루는 솜씨가 나의 소설창작 탐구에도 은근한 영향을 주었기때문이다.
그의 근작 영화 "해방된 장고(被解救的姜戈)”는 이 바나나같이 길숨한 얼굴의 B급감독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했다.
미국에서 련이어 인 인종차별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고 맨 처음 이 영화를 떠올렸다. 번중한 창작 여가에 이 영화를 다시 들추어내여 보았다.
“장고”는 미국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몇해전인 1859년, 폭발직전의 “화산구”에 거의 다다른 시점에 선 흑인 노예에 관한 이야기이다.
미국 남부. 노예로서 삶을 전전하던 장고는 악질 무법자들을 죽이고 현상금을 받는 닥터 슐츠를 만나게 되고 그와 손잡는 대가로 자유를 얻는다. 둘은 함께 손을 잡고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들을 쫓는다. 일명 “현상금 사냥군”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파트너가 되여 미국 곳곳을 누빈다.
사라진 안해의 행방을 추적하던 장고는 그녀가 악명 높은 마스터 캔디에게 팔려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장고와 슐츠는 캔디의 농장을 찾아간다.
농장주 캔디는 자신의 흑인노예가 개에게 물어뜯기는 모습을 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한이다. 장고와 닥터 킹은 그의 사업 투자를 빌미로 거액의 거래를 제안하며 안해를 구출하려 한다.
노예농장에서 한차례 피로 얼룩진 복수전이 벌어진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노예제도 이야기를 하기 원했다. 또 그 이야기를 통해 미국이 제대로 대처하기를 원한다"라고 전에없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영화에서는 노예 학대에 대한 잔혹한 묘사와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깜둥이(Niger)라는 대사를 110번이나 등장시켜 미국 노예 제도에 대한 비판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영화에는 "타이타닉 호”의 주역으로 중국관객들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긴 할리우드의 톱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출생애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다.
“만민의 련인”으로 준수한 용모를 가진 그가 악역으로 변신해 뇌까리는 얼토당토않는 리론이 그냥 인상에 남는다.
영화에서 그는 흑인노예의 백골을 쳐들고 골상학(phrenology)리론을 펴면서 “대체 왜 노예들은 총을 들고 우리와 싸우지 않을까?", “노예들이 맞서 싸우지 않는 것은 흑인의 뇌 속에 노예 근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이비 과학을 장황설로 풀어낸다.
영화는 흑인노예제도가 가장 극심화 됐던 미국 남장을 배경으로 택해 미국 력사상 어두운 부분을 조명한다. 감독은 재미위주의 전형적인 서부영화가 아닌 노흑인예에 대한 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영화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조롱하고 비웃는다.
장고는 안해가 팔려간 백인의 거대한 농장에서 노예들을 학대하는 모든 백인을 사살한다. 그리고 백인의 대저택을 폭발하여 그의 복수를 완성시킨다. 미국 노예제를 상징하는 백인 캔디의 저택이 무너지는 건 노예제의 붕괴를 의미하는듯 하다.
영화는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호쾌한 서부극을 통해 인종 차별이라는 미국의 “원죄”의 책임을 다시 묻고있다.
타란티노는 할리우드에서 "악동"으로 불린다. 그 악동의 영화는 화끈하지만 력사와 인권문제에 대한 그의 립장은 차갑다. 백인임에도 흑인 문화를 자신의 작품 세계로 승화시킨 타란티노는 역시나 기대 이상의 멋진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과 작품성, 상업적 흥행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것이다.
영화는 2013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 했다.
타란티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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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타란티노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잔혹한 “흑백의 스토리”가 현실에서도 마냥 재현되고있다.
지난 8월 10일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18세 흑인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을 맞아 숨졌다. 머리와 팔 등에 최소 여섯발을 맞았으며 숨진 뒤에도 4시간 동안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되였다.
브라운이 비무장 상태에서 무고하게 사살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1월25일, 브라운을 총으로 쏴 사망케 한 백인 경찰 대런 윌슨에 대해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색인종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시위대의 화염병과 경찰의 최루탄 공방이 이어졌다. 사건은 미국 사회의 뿌리깊은 인종 갈등 문제까지 련계되면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뉴욕 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흑인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에 대해서도 뉴욕시 대배심이 12월 3일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사태는 더욱 격화했다. 주요도시에서 경찰 공권력을 규탄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폭력시위가 이어지면서 미국 사회 전체가 크게 요동쳤다.
지난 9월에는 백인인 남편에게 키스를 하던 다니엘르 왓츠라는 흑인녀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매춘녀로 오인 받은 그녀는 즉각 “이 사람이 나의 남편이다”라고 항변했으나 매춘부가 아니고 남편이 그녀의 고객이 아니라는것을 경찰이 인정할때까지 수갑을 찬 채 붙잡혀 있어야 했다. 체포당하며 그녀는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미국에서 백인 남성에게 키스하는 흑인녀성은 매춘부라고 봐야 하느냐"며 사건은 또 한번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러니 적인것은 그녀가 바로 인종차별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영화 “해방된 장고”에서 흑인 노예로 출연했던 녀배우였다.
오늘날에도 백주에 미국의 네거리에서 꺼리낌없이 자행되는 인종차별 현상을 보노라니 타란티노 감독의 "미국은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노예제도는 미국의 원죄 중 하나다. 아직도 그 죄를 씻지 못했고 여전히 흑인과 백인이 서로를 대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던 갈파가 다시 떠오른다.
종족기시에 항의하는 시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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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노예제도는 미국 근현대사의 지울수 없는 상흔이다.
링컨의 남북전쟁 승리는 노예해방선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백인들의 마음 속에서 노예제의 그림자와 인종차별 의식이 분해되기까지에는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버락 오바마가 흑인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인종차별을 초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무지개빛 환상이 떠올랐지만 “퍼거슨 사태”와 련달아 이어지는 종족차별 사건들로 그 환상은 아연(俄然) 바래지고 있고, 무참히 깨지고 있다. 미국은 스크린 아닌 현실에서 “잔혹한 흑백스토리”를 연출했고 미국 력사 200년 동안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한복판에 다시 서게 됐다.
“해방된 장고”는 재미도 있고 나름 묵직한 주제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흑인 노예해방이 선언되고 15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종에 근거한 차별은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상업흥행위주의 할리우드에서 “장고”와 같은 영화가 등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
사족(蛇足):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면서 해외에서 차별받으며 3D업종에 혹사하는 수십만에 달하는 우리 족속들의 이야기들이 그물그물 떠올랐다. 이는 비단 먼 서구나 영화에서만 자행되는 일이 아니다. 피부색이나 나라를 두고 사람을 차별하는 악습은 우리가 고국이이라는 감동과 민족적 동질감에 대한 기대를 품고 찾아갔던 그곳에서도 낯익은 소재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의 인종차별 사건에 더 분노하고, 한부의 영화에 남다른 감흥을 머금는 또 다른 리유다.
“청우재(聽齋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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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냥 김작가팬으로서 드리는 건의입니다.
멋짓 사진이 맣턴데..ㅎㅎ참고하세요.
이 해방된 장고라는 영화 되게 재밌어 보이네요. 어덯게 보죠? 어제 금방 리화동 1939를 다 읽었어요, 뭐라 말할수 없이, 넘 심오한 작품이여서 모르는 단어도 많고 그리고 죄끔 잔혹해서 하지만 좋은 작품임은 틀림없겠죠. 전 그래도 작가님의 <와늘>이라는 소설 그리구 <연꽃밥>이러는 소설 재밌게 봐써요. 작가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