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e 블로그홈 | 로그인
김혁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니스트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위에
2015년 01월 22일 09시 49분  조회:4058  추천:13  작성자: 김혁

칼럼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김혁


 

1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임진왜란 중 진주성이 함락될 때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를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의기 논개의 충절을 찬양한 변영로의 시의 한 구절이다.

임진년 왜란을 일으킨 왜적은 진주성을 여러 번 쳤으나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분기탱천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진주성을 무너뜨려 사람과 짐승 씨 하나 남기지 말라 명했다. 야수떼 같은 왜군과 맞서 여러 차례 혈전에서 지켜낸 진주성은 1593년 기어이 무너지고 말았다.  

왜적들은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촉석루에서 잔치를 벌렸다. 축하연에서 왜적들은 물가의 돋은 바위에 선 한 여인의 아리따움에 홀려 버렸다.

그가 바로 임진왜란이 일자 의병장인 남편을 따라 화살이 비발치는 전장을 찾아온 논개였다. 논개는 기생으로 위장해 주연에 참석했다.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마음 논개’는 열손가락 마디마디에 반지를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끌어안고 강낭콩보다 더 푸른 남강으로 뛰어들었다.

한 섬약한 여인의 거사는 왜군의 기세를 꺾었고 이후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일조했다.
 

 

2

 

흑룡강성 목단강으로 가면 강녘에 빈강이라는 이름의 공원이 있는데 그곳에 이제는 목단의 상징물처럼 된 기념비가 있다.

여덟 여인들의 군상, 일견에도 예사롭지 않은 석조물이다.  손에는 총대를 꽉 부여 잡고 뒤쫓는 적을 응시하는 모습, 여전사들의 표정은 결연하고 눈빛은 강렬하다. 그 비장하고 결연한 모습들이 살아숨쉬는 듯해 보는이들을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중 두 명의 치마저고리 차림의 여전사가 유난히 눈에 띄인다.

이 군상 속 여전사들로는 동북항일연군 부녀퇀의 지도원 랭운을 비롯한 여덟 명인데 그중 안순복과 이봉선은 조선족이다.

 “안언니”라고 친절하게 불리운  안순복은 여전사들중의 골간인물이었다. 아버지와 오빠를 왜놈에게 잃고 항일에 뛰어든 그는 항일련군의 지도인물인 박덕산과 결혼하여 딸 아이 하나를 보았다. 그후 남편은 태어 난 아이도 보지못한 채 전투에서 희생되었다. 그리고 엄동설한에 적의 소탕을 피하여 부대가 이동하던중 안순복과  여전사들은 아이들을 당지 사람들에게 맡기고 떠났는데 그후 그 아이도 찾지 못하고 말았다.

이봉선에 대한 자료는 아주 적다. 그저 조선인이며 20세 남짓하고 림구현 사람이라는 것 밖에 알려진 것이 없다.

"만주사변"이후 일본관동군은 만주지역에서 피비린 대토벌”을 감행하였다

1938년 10, 원정하여 목단강 하류에 도착하였던 항일부대는 무단장 강 기슭에 모닥불을 지피고 숙영하다 밀정의 밀고로 그만 일본괴뢰군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일본괴뢰군의 수효는 엄청나 1000여명이나 되었다부대의 철수를 엄호하기 위해 8명의 여전사가 나섰다

 

그녀들의 유인으로 대부대는 순조롭게 적을 따 돌리고 철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8명의 여전사들은 삼면으로부터 적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고립무원에 빠지고 탄약이 떨어졌지만 여전사들은 끝까지 굴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개의 수류탄을 뿌리고 탄약이 떨어진 총을 바위에 쳐 부수어 버렸다. 왜놈들이 각일각 조여오자 일본군의 포로가 될수 없다고 판단한 그들은 손에 손잡고 강심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한송이 또 한송이의 낙화처럼 꽃같은 육신을 차디찬 강물에 서슴없이 던진 것이다.

 

몇해전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0주년을 맞아 정부가 선정한 ‘건국영웅 100인’에  재중동포  3명이 선정되었데 그중 제1위로 “8녀투강”의 여전사들이 뽑힌 가운데 안순복과 이봉선이 방명을 올렸다.

 

 3

 

할일소재의 텔레비드라마 “8녀투강이 제작중, “8녀투강”의 이야기가 다시 사람들에게 회자(炙)되고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북경”강윤영화텔레비제작사에서 항일소재의 드라마 “8녀투강을 당시 여전사들이 몸을 던졌던 유적지인 흑룡강성 림구현에서 제작 중, 장예모 감독의 영화 "황금갑"에서 주요역을 맡았던 배우도 출연하는 등 드라마에 인력, 물력을 대거 투입해  제작하고 있다. 

 일전 드라마의 컷을 공개 했다. 공개된 사진 속 조선인 여전사 안순복의 역이 눈에 띄인다.
 

"8녀 투강"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영화, 연극, 그림책 등 다양한 쟝르로 각색되어 중국전역에서 항일경전이야기로 떠올랐다. 1950년과 1987년에 두차례 영화로 각색되어스크린에 올랐는데 1950년에 중화의 딸들”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영화는 신중국이 건립된 후의 첫 전쟁영화이며 또 카로위발리 영화절”에서 자유투쟁상”을 수상해 중국영화사의 첫 국제수상작으로 되기도 했다.
 

왜적들의 강포앞에서 두려움없이 태산보다 높은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 여인들. “붉은 마음을 품고 푸른 강에 뛰여든 여인들의 서사시는 오늘도 전해지고있다.


2015년 1월 14일
"청우재"에서
 



"8녀투강"의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 "중화의 딸" 포스터 ​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락화/장사익

 
 
 

파일 [ 3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3 SNS의 “꽃”, 디카시 2020-09-21 2 779
82 지천명(知天命)의 자치주 2020-09-08 11 975
81 한 농예인의 동상 2020-08-01 12 1089
80 바람을 가르는 붓 2020-03-09 30 1598
79 윤동주를 기리는 사람들 2019-12-30 26 1013
78 신(新) 매체시대 새로운 문학을 위한 테제 2019-02-28 29 1117
77 김혁소설가와 그의 위안부소재의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 2019-02-12 16 1242
76 “백세” 김학철 2018-12-10 13 1672
75 신(新) 매체시대 새로운 문학을 위한 테제 2018-09-14 20 1234
74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 3 2017-11-22 13 1700
73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 2 2017-11-21 20 1705
72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1 2017-11-12 15 1388
71 필끝에 건곤乾坤세상 있나니(련재1) 2017-08-03 14 1611
70 죽음의배- "페스카마"호 2017-06-13 17 2147
69 창피함에 대하여 2017-05-31 13 1673
68 꼬마 축구팬의 눈물 2017-04-21 15 1706
67 필끝에 건곤(乾坤)세상 있나니 2017-02-28 17 1760
66 우리의 이야기를 여러 어종(語種)으로 세상에 들려주자 2017-02-10 15 1923
65 로신의 어깨 2016-09-13 17 2309
64 즐거운 축구 패러디 2016-09-13 13 2557
63 꿈과 사다리 2016-06-29 10 2345
62 청산을 에돌아 “두만강”은 흐르고 2016-06-18 10 2433
61 소울메이트 2016-06-18 14 2256
60 구순(九旬)의 박물관 2016-05-29 11 2392
59 리얼리즘과 문학비 2016-05-04 17 2039
58 “백세” 김학철 2016-04-23 30 2559
57 난 로봇이다 2015-09-14 11 2941
56 피서(避暑)의 방식 2015-08-19 13 2766
55 영화"암살"의 녀주인공과 "간도참변" 2015-08-18 16 4825
54 어느 화백의 실크로드 2015-07-30 18 2937
53 무자비(無字碑) 2015-07-13 13 3582
52 요절 문인 2015-07-07 16 3147
51 전범기(戰犯旗) 펄럭... 2015-06-30 13 4535
50 소금 이야기 2015-06-16 12 2925
49 12 초 2015-06-04 22 5322
48 북간도의 큰 스님 2015-05-26 14 3709
47 "언브로큰" 그리고 윤동주 2015-05-07 22 4497
46 지하철에서 읽은 모디아노 2015-04-29 12 2906
45 황제의 수라상 2015-03-30 12 4830
44 봄 우뢰 2015-03-16 11 3778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