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혁의 문화시론 6]
꿈과 사다리
한발 한발 차근차근 오르렴
나는 괜찮으니 마음 놓고 오르렴
키다리가 되여
높은 벽에 이마라도 잇대여
사다리가 되여주고 싶은 아버지
사다리는/ 우리들 아버지같다…
한 아동작가의 “사다리”라는 동시의 절록이다.
일전 어린이 독서대잔치에서 무수한 “사다리”의 투영을 볼수 있었다.
연변독서절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연변독서협회, 연변조선문독서사협회,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룡정윤동주연구회가 주관한 “엄마랑 함께 하는 독후감쓰기 잔치”와 “중국조선족인물전기 민족문화지식경연 시상식”이 더불어 열린 가운데 200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상패와 더불어 상물로 책들을 아름벌게 받아 안았다. 색동옷 민족복차림으로 책을 껴안은 아이들의 모습은 총기와 해맑음으로 빛났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왔고 함께 시상대에도 오른 학부모들은 아이들 수발에 땀동이가 된 얼굴들이 감개로 흠뻑 물젖어 있었다. 일상에서 책으로 어우러진 가족의 모습을 보일것이라고 모두들 소회를 밝혔다.
사실 애초 어른과 아이들의 독서물은 그 경계가 모호했었다. 아동문학관련 리론서를 읽다가 접한 충격적인 진실, 17세기중엽까지는 특별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책을 빌어 읽으며 만족할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요 역시 어른들의 짧은 노래정도, 대개 술집에서의 해학, 풍자, 멜로 등 성인용 이야기로 가득찬 노래였다. 아이들이 접한 동화도 어른들의 생활에 얇은 베일을 씌운것이였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아름답게 읽고있는 “백설공주”나,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원본은 지금보다 아주 다르다. 랭혹한 현실이 그대로 씌여져 무섭고 잔혹하며 지어 외설적이기까지 하다.
그 와중에 희랍인의 손에서 “이소프의 이야기”가 나와 만만다행이였다. 이 획기적이라 할만한 책은 민화를 모아 그림이 주가 되게 하고 그림에 짤막한 설명문을 붙인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아이들에게 걸맞는 책이 드디여 탄생된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악몽을 유발하는 어른들의 무서운 책이 아니라 미몽을 선사하는 자신들의 감미로운 책이 있게 되였다.
독서교육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 회자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소질이나 특기, 장래희망등을 고려해 좋은 책을 선정, 권장해 주는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프랑스의 지성적인 비평가 레미 구르몽은 “책은 어느 사람에게는 울타리가 되고 어느 사람에게는 사다리가 된다.”고 했다. 지속적인 독서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지식습득과 꿈을 향해 오르는 사다리를 놓아주는 작업은 그래서 십분 중요하다.
독서의 사다리, 높고 푸른 사다리는 시나브로 꿈을 향해 뻗어 있다.
“연변일보” 2016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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