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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기
"음수사원(饮水思源)"의 마음으로
김혁
가을 비가 추적거리던 6년 전의 가을 날, 지인들과 함께 발족한 중국조선족력사문화동호회의 답사차로 룡정에서 명동 지역까지 비줄기를 거스르며 강행군을 한 적 있었다.
그때 승지마을에 이르러 주덕해 주장님의 고향집 옛 터를 찾아 보았었다. 비에 젖은 조촐한 기념석조물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열심히 비문을 읽다가 아, 명년 3월이 주장님의 탄신 100주년이구나!하고 소스라쳐 깨닫고 그 동안의 무감각에 대해 자책하며 감개에 흠뻑 젖었었다.
비 속에서 강행한 답사 끝에 독감을 앓다가 그 감기의 펄펄 끓는 온열속에 나는 주덕해 주장님을 위한 위인전기를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 창작충동은 주체할 수 없는 열기처럼 나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금방 민족의 걸출한 시인 윤동주의 일대기를 소설화하는 작업을 끝내기 바쁘게 이 작품의 집필에 헛헛한 의욕을 느끼며 달라붙었다. 중국조선족이라는 숙명의 락인이 찍혔는 작가로서 음수사원(饮水思源)의 마음으로 중국조선족의 오늘을 있게한 “대부”격인 한 인물의 발자취를 감동하며 더듬어 보았다.
절박함으로 나선지라 시간에 쫓겨 설명절 기간에도 나의 키보드는 쉼모르고 창밖의 폭죽소리와 더불어 맹렬하게 울렸다.
그리고 이 전기물은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문체로 만들기로 하였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해리포터를 알고 손오공을 알고 트랜스포머(变形金刚)를 알지만 우리의 주장 주덕해를 모른다. 주문을 외면 동물로 둔갑하고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거짓의 판타지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왜놈과 맞서고 국민당을 물리치고 미제와 싸운 우리의 걸물들의 진실한 이야기에는 흥취를 잃는다.
그 응당 충만해야 할 부분이, 잊혀지고있는 공백과 유감과 아픔이 내가 금방 한부의 장편소설의 고된 창작에 마침표를 찍기 바쁘게 또 한번 이 작품의 집필에 냉큼 뛰여든 리유다.
주덕해 그이는 중국조선족의 “왕 별”이시다. 조선민족 력사의 거대한 산맥 한가운데 의연히 솟은 거대한 봉우리이며 200만에 달하는 중국 조선족들을 대표하는 졍겨운 얼굴이다.
어려서 두만강을 건느며 민족의 수난에 마음을 적셨고 북만의 깊은 밀림 속에서 일제와의 처절한 사투에 청춘을 바쳤으며 혁명의 성지 연안을 찾아 중국혁명의 승리의 신념을 다졌고 조선의용군을 거느리고 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활보했으며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의 산파로서 중국조선족의 정초를 닦아 온 한 혁명가의 초상을 그리면서 나는 여태 창작해온 여느 쟝르나 문체보다는 다른 농도와 줄기의 중후한 기운을 느꼈다.
그리하여 불과 석 달도 못되는 잛은 시간이였지만 주장님의 100주년 탄신을 맞으며 가히 조선족문단사상 첫 청소년인물전이라 할만한 이 작품을 그이의 령전에 바칠 수 있었다.
초판본 표지
중판본 표지
그러다 6년이 지난 후인 오늘 또 중판본을 내게 되였다. 중판본은 시간에 쫓겨창졸하게 창작했던 초판본에서 많은 거친 부분을 더 정제해 다듬었고 특히 조선족자치주의 건설에 바친 그이의 마멸할 수 없는 업적에 대해 큰 장절을 내여 더욱더 상세하게 보완해 다루었다.
중판본을 내면서도 초판본을 내였던 그때와 꼭 같은 심경, 그저 나의 미숙하고 작은 필봉이 이 위대한 인물을 그려내는데 그 터치가 모자라 후덕하고 청렴하고 강직한 그이의 모습에 흠결을 줄가 두려운 마음이다.
빠른 시일 내에 질 좋은 중판본을 찍어 준 연변인민출판사에도 감사를 드린다.
초판본을 내던 시기, 방학기간 나와 함께 방대한 자료를 타이핑 해준 딸 소정이, 지금은 류학길에 오른 딸애에게 이 중판을 다시 한 번 기꺼이 선물하고 싶다. 걸 그룹이나 아이돌의 음악에만 빠져 있던 딸애는 아빠를 도와 이 책을 묶어내기 위한 자료를 정리하면서 할아버지 세대의 헌신적이고 빛나는 족적에서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클릭 한번에 무어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딸애 또래들이 이러한 민족의 위인들의 삶을 기록한 쟝르도 더불어 읽으며 사색의 문도 클릭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 소설가의 삶을 병행 해 온 나로서는 ‘문학적 다큐멘터리’로 특징지어 질 수 있는 다큐멘터리적 글 쓰기가 남들과 차별화 된 나의 창작성향”이라고 밝힌적 있다. 그러한 창작성향으로 소설쓰기 외에도 근년간 인물평전, 력사기행, 칼럼 등 쟝르들을 내 창작 스케줄의 주요한 순위에 놓고 다량으로 창작해 내고 있다.
또 몇해 전 어느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나는 이제 짬을 내여 아동문학창작에도 간간히 필봉을 돌릴 터라고 서약한적 있다. 오늘까지도 그 서약을 잊지않고 결과물들을 한 권 또 한 권 펴내게 되여 마음이 뿌듯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명의식을 갖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우리 위인들의 이야기를 펴내는 응분의 작업에 계속하여 필봉을 크게 기울일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 2017년 9월 룡정 “청우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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